구원의 좁은문 -구원과 멸망-2019.10.30.연중 제30주간 수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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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30.연중 제30주간 수요일                                                     로마8,26-30 루카13,22-30

 

 

 

구원의 좁은문

-구원과 멸망-

 

 

 

오늘 복음의 어떤 사람과 예수님의 주고 받은 문답이 의미심장합니다. 먼저 어떤 사람이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미래에 있을 구원 받을 사람들의 숫자를 묻습니다만, 주님은 미래가 아닌 오늘 지금 여기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하십니다. 오늘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에서 각자 주어진 좁은 문 통과에 최선을 다하라는 당부입니다. 각자의 십자가가 다르듯, 함께 살아도 사람마다 좁은 문의 양상은 다 다릅니다. 결코 비교할 수 있는 좁은 문이 아닙니다. 

 

멀리 밖에 있는 어느 날의 좁은 문이 아니라 오늘 각자 통과해 나가야 할 좁은 문입니다. 말그대로 누가 대신 통과해 줄 수 있는 좁은 문이 아니라 하루하루 내가 통과해 나가야 할 내 좁은 문입니다. 이래서 삶이 외롭고 힘들고 고달픈 것입니다. 살아갈수록 바쁘고 힘들다는 이구동성의 고백들, 바로 각자 좁은 문들의 어려움에 대한 호소처럼 들립니다.

 

하루하루 오늘 지금 여기 나에게 주어진 구원의 좁은 문입니다. 오늘 복음 주제는 '구원과 멸망'입니다. 새삼 구원과 멸망은 선택에 달려 있음을 깨닫습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좁은 문을 선택하여 온 힘을 다해, 즉 용기와 슬기와 끈기를 다해 통과해 나갈 때 바로 구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언젠가의 구원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루하루 좁은 문을 통과하여 구원을 살라는 것입니다. 

 

날마다 회개를 통해 하루하루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좁은 문을 통과하라는 것입니다. 하루하루가 좁은 문입니다. 하루하루 좁은 문이 닫히기전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언젠가의 갑작스런 구원은 없습니다. 죽음으로 문이 닫힌 다음 아무리 호소해도 늦습니다.

 

“주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여도 주님의 대답은 냉냉합니다. “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평생 주님을 나름대로 믿고 따랐는데 주님의 대답은 청천벽력의 충격입니다. 일방적 짝사랑의 관계 였다는 말인지요. 다시 주님의 착각이 아닌가 싶어 주님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호소가 참 절박하게 들립니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호소하지만 주님은 거듭 같은 내용의 말씀을 반복하십니다. “너희기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나는 모른다”라는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주님의 뜻이 아닌 내 좋을 대로 내 뜻대로 주님을 따랐음을 뜻합니다. 완전히 착각한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한다면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여 주님의 뜻대로 살았을 것이고 주님을 알고 주님도 그를 알아 주님과의 우정도, 앎의 관계도 깊어졌을 것입니다. 

 

그대로 오늘 좁은 문을 통과해 나가야 할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입니다. 하여 주님께 돌아와 주님께 귀기울이는 경청과 주님의 뜻에 따른 정의의 실천이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날마다의 끊임없는 회개는 셋으로 표현됩니다.

 

“기도하라”, “공부하라”, “실천하라”입니다. 기도와 말씀공부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 뜻을 실천함으로 좁은 문을 통과하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하루하루 이렇게 기도와 공부와 실천을 통한 회개의 삶에 충실하며 좁은 문을 통과할 때 주님과의 우정도 날로 깊어질 것입니다. 이런 좁은 문은 밖에서 볼 때 좁은 문이지 날로 내적으로 넓어져 가는 감미로운 길일 수 있음은 분도 성인의 규칙에도 나옵니다.

 

“좁게 시작하기 마련인 구원의 길에서 도피하지 말아라. 그러면 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다.”

 

날로 깊어지는 주님과의 우정, 넓어지는 마음, 사랑의 감미, 바로 여기에 참 기쁨과 행복이 있습니다. 참으로 하루하루 좁은 문을 통과해 가면서 깊고 단순하고 아름다운 품위 있는 삶도 형성됩니다. ‘살아서 돌아온 자’라는 시 역시 좁은 문들을 통과해 가는 이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진실이 무르익는 시간이 있다

눈보라와 불볕과 폭풍우를/다 뚫고 나온 강인한 진실만이
향기로운 사과알로 붉게 빛나니

그러니 다 맞아라/눈을 뜨고 견뎌내라/고독하게 강인해라.”-박노해.

 

이런 좁은 문들의 삶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이 되는 성령입니다. 좁은 문 통과에 힘들어 하는 나약한 우리들 도와 주시는 성령입니다. 마침내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루게 됨을 깨닫게 되니 바로 좁은 문들을 통과해 나갈 때 주시는 성령의 은총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미리 뽑으신 우리들을 당신의 아드님과 같은 모상이 되도록 미리 정하셨습니다. 주님은 하루하루 좁은 문을 통과해 가면서 부르신 우리를 의롭게 하시고 영광스럽게 하시며 당신과의 우정도 날로 깊게 해 주십니다. 

 

마침내 죽음으로 구원의 좁은 문을 최종적으로 통과했을 때는 완전히 주님을 닮은 참 내 모습일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인생이 목표하는 바 모두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각자 주어진 좁은 문을 잘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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