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기쁨 -회개의 삶-2019.11.7.연중 제31주간 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Nov 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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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7.연중 제31주간 목요일                                                               로마14,7-12 루카15,1-10

 

 

하느님의 기쁨

-회개의 삶-

 

 

지난 주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론중 한 구절에 공감했습니다. “예수님의 자비로운 눈길이 회개에로 이끈다(The merciful gaze of Jesus leads to conversion).” 눈빛은, 눈길은 마음의 표현입니다. 백마디 말보다 사랑이 가득 담긴 그윽하고 깊은 눈길이 말없이 죄인을 감동시켜 회개에로 이끕니다. 

 

하느님의 기쁨은 회개의 삶에 있습니다. 하느님은 회개하는 사람을 기뻐하시고 사랑하십니다. 하느님을 참으로 기쁘시게 하는 것도, 하느님께서 참으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도 회개 하나뿐입니다. 걸레는 빨아도 걸레라는 자조적인 말도 있습니다만, 회개는 이와 완전히 다릅니다. 끊임없는 참된 회개를 통해 하느님의 존엄한 품위의 자녀가 되기 때문입니다.

 

저절로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힘든 평생 일이 참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일입니다. 평생 회개를 통해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면서 사람이 되는 것이니 평생공부가 회개를 통해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는 공부입니다. 

 

회개 없이는 무지의 악, 무지의 죄, 무지의 병에서 벗어나지 못해 폐인이, 광인이, 괴물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존엄한 품위의 성인이 되는 것이 우리의 평생 과제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예닮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예수님을 닮아 참나의 성인이 되는 것이며 이는 우리의 유일한 삶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다윗같은 회개한 성인은 있어도 솔로몬 같은 부패한 성인은 없다는 교황님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참으로 효소酵素와도 같은 끊임없는 회개의 은총이 썩어가는 부패인생을 향기로운 발효인생으로 바꿔줍니다. 

 

사실 하느님 없이는 회개도 겸손도 없고 참 나를 알 길도 없습니다. 하느님은 나를 비춰주는 거울과 같습니다.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 바로 회개의 여정이자 바로 무지에서 벗어나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하여 ‘하느님을 찾는 갈망과 배움에 대한 사랑’을 유독히 강조하는 우리 수도승의 삶입니다.

 

무지보다 치명적 마음의 병도 없습니다. 하느님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무지에서 파생되는 탐욕, 교만, 어리석음, 무시, 분노등 모든 악덕들입니다. 바로 이런 무지에 대한 결정적 답은 회개 하나뿐이라는 것입니다. 한 번의 회개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평생 끊임없이 회개해야 하는 회개의 여정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하느님을 찾는 우리의 삶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을, 그리스도 예수님을 찾는 회개의 삶이요, 동시에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끊임없이 ‘사람을 찾는 하느님’이십니다. 누구보다 죄인들을 찾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의 관심사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이 아니라 회개하는 죄인입니다. 사실 회개할 것 없는 의인은 있을 수도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되찾은 양의 비유와 되찾은 은전의 비유가 참 은혜롭습니다. 양 백 마리가, 은전 열 닢이 공동체를 상정하고 있으며 잃은 양, 잃은 은전 하나를 끝까지 집요하게 찾아나선 이는 바로 공동체의 중심이신 하느님을, 그리스도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바로 다음 말씀은 그대로 잃었던 형제를 찾았을 때 그 기쁨에 동참해달라는 하느님의, 예수님의 환호처럼 들립니다.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

 

누구나의 가능성이 잃은 양이요, 잃은 은전입니다. 참으로 우리 모두의 회개를 촉구하는, 주님을 향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참으로 회개한 이들은 주님과 함께 잃은 형제들을 찾아 나설 것이며 주님의 기쁨에 동참할 것입니다. 

 

사실 '하나'가 아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잃은 양처럼 하느님을, 자기를 잃고 잊고 무지의 어둠 속에 헤매고 있는지요! 다음 예수님의 복음 말씀 역시 그대로 회개하는 죄인으로 인한 하느님의 기뻐하는 마음을 반영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기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

 

바오로의 로마서 제1독서 말씀에서처럼, 하느님을 모르고 나를 모르는 무지의 교만한 사람들이 형제를 무시하시거나 업신 여길뿐, 회개를 통해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아는 겸손한 사람은 결코 남을 판단하거나 무시하지 않습니다. 모두 하느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참 쉬운 것이 남 판단하는 것이요 참 힘든 것이 자기를 아는 것입니다. 진정 회개한 이들은 바오로 사도의 제1독서 로마서의 고백에서 처럼 모두 주님 안에서 주님을 위하여 살아가는 공동운명체임을 깨달을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하여 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든지 죽든지 주님의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돌아가셨다가 살아나신 것은, 바로 죽은 이들과 산 이들의 주님이 되시기 위해서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이뤄지는 주님을 위한 삶, 주님과 일치의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에게 온유와 겸손, 지혜와 자비의 덕을 선물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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