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늘 함께 하는 삶 -참 부요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2019.11.25.연중 제34주간 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Nov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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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5.연중 제34주간 월요일                                                         다니1,1-6.8-20 루카21,1-4

 

 

 

주님과 늘 함께 하는 삶

-참 부요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

 

 

 

어제 연중 마지막 제34주일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이었고 어제부터 이번 마지막 한 주간은(2019.11.24.-30) 성서주간입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 주간이 끝나면 11월 위령성월도 끝나고 12월1일부터는 기쁨과 설렘의 대림시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니 참 은혜롭고 감사하고 행복하게 한 해를 마무리 해야 할 마지막 주간에 우리 요셉수도원 형제들은 연피정을 합니다. 제가 원장했던 때부터 오랫동안의 수도원 전통입니다. 이 피정기간 동안 수도원은 피정도 받지 않고 면담이나 고백성사도 없습니다.

 

주님과 늘 함께 할 때, 참으로 부요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입니다. 이런 행복을 특별히 실감나게 체험하는 시기가 주님과 함께 지내는 시간과 공간의 피정기간입니다. 하여 세상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수도원을 찾는 분들에게 제가 자주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형제님은 이제 여기 머무는 동안은 가장 행복한 부자입니다. 감사하면서 기쁘게 주님과 함께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주님과 함께 지내는 이가 진짜 부자요 행복한 사람입니다. 비단 피정때만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깨어 주님과 함께 하는 내적으로 부요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언젠가 그때가 아닌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가난한 과부와 제1독서의 다니엘을 비롯한 세 청년이 그 모범입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시 두편입니다. 바로 가난한 과부와 다니엘이 연상되는 시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

기쁨/평화/감사/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2018.10.16. 행복기도중-

 

이런 이들이 참 부요하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이들입니다. 이런 무욕의, 무소유의 삶에서 샘솟는 지혜요 기쁨이요 사라지는 무지의 어둠입니다. 두려움도 불안도 없습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은총은 이처럼 차고 넘칩니다. 

 

많이 지녀서 부자요 자유로운 이가 아니라 참으로 주님과 함께 할 때, 주님만으로 행복하기에 필요로하는 것이 적을수록 참 자유로운 부자입니다. 누가 뭐래도 하느님 앞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면 저절로 이탈의 삶에 내적 부요와 자유의 삶입니다. 또 하나 생각나는 시가 있습니다.

 

-“민들레꽃/외롭지 않다

아무리/작고 낮아도

샛노란 마음/활짝 열어

온통/하늘을 담고 있다”-2000.4.24. 민들레꽃-

 

바로 복음의 가난한 과부가 제1독서의 다니엘과 세 청년이 그러합니다. 외관상 외롭고 불쌍한 처지 같으나 참으로 주님께서 함께 하시니 내적으로 넉넉하고 부요하고 자유로운 삶입니다. 아무도 몰라줘도 주님만은 가난한 과부를 통찰하시고 인정하십니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을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가난한 과부에게서 가난한 예수님의 모습을 봅니다. 동병상련, 누구보다 가난한 이들과 하나되어 사신 예수님이셨습니다. 참으로 주님 향한 믿음이, 희망이, 사랑이 내적 부요와 자유의 비결임을 깨닫습니다. 그렇다 하여 모두 가난한 과부처럼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참 부요하고 자유로운 삶의 비결을 깊이 깨달아 각자의 처지에서 무리하지 말고 지족知足의 삶을 살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제1독서의 다니엘, 하난야, 미사엘, 아자르야 네 청년은 얼마나 자랑스럽고 매력적인지요. 이름 뜻도 은혜롭습니다. 다니엘;하느님은 나의 판관, 하난야;주님은 은총을 보여주신다, 미사엘;하느님은 누구이신가?, 아자르야;주님은 도우신다. 

 

참으로 하느님과 늘 함께 하는 이들이 얼마나 부요하고 자유롭고 행복하고 지혜로운지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하느님께서 늘 함께 하시니 머무는 어디나 고향처럼 편안합니다. 일체의 두려움도 불안도 없어 보입니다. 채소와 물만으로도 윤기나는 용모였으니 하느님 향한 일편단심一片丹心의 신망애信望愛가 영육의 식食이자 약藥이 되었음을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사랑한 네 청년들에게 이해력을 주시고 모든 문학과 지혜에 능통하게 해 주셨으며, 다니엘은 모든 환시와 꿈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온통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저절로 시편 23장의 고백은 그대로 가난한 과부와 네 청년의 고백이 되었을 것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다른 무엇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두려울 것 없어라, 걱정할 것 없어라, 불안할 것 없어라, 부러울 것 없어라.”, 그러니 참으로 늘 주님을 삶의 중심에 모신자가, 주님만으로 만족한 자가, 날로 주님과 일치의 관계가 깊어지는 자가 참 행복한 부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 사랑의 관계를 날로 깊게 하시어 당신만으로 참 행복하고 부유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님, 저의 힘이시여.”(시편18,2)

“주님께 아룁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시편16,2)-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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