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행복한 삶 -기다리라, 기뻐하라, 사랑하라-2019.12.15.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장미주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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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5.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장미주일) 

이사35,1-6ㄴ.10 야고5,7-10 마태11,2-11

 

 

 

참 행복한 삶

-기다리라, 기뻐하라, 사랑하라-

 

 

 

오늘은 대림 제3주일이자 자선 주일입니다. 또 입당송 “기뻐하여라, 거듭 말하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여라. 주님이 가까이 오셨다”(필리4,4.5)에 근거하여 ‘기뻐하여라Gudete’ 주일, 장미주일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곱고 밝게 빛나는 장미색 분홍빛 제의가 기쁨과 행복을 상징합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에 앞서 ‘사람을 찾는 하느님’입니다. 대림시기는 겸손한 사랑의 하느님이 우리를 찾아오시는 시기입니다. 온통 주님의 오심에 강조점이 있습니다. 영롱하게 반짝이는 대림촛불 3개가 주님 오심이 임박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화답송에 이은 저녁기도 세 개의 후렴도 주님께서 오심을 간청하는 내용입니다.

 

-“주여 오소서, 오사 우리를 구원하소서.”

 

-“1.보라, 주께서 오시어, 영광의 왕좌에 앉아 만백성을 다스리시리라.”

 “2.보라, 주께서는 약속을 지키시어 나타나시리라. 지체하시더라도 기다려라. 주께서 꼭 오시리라, 알렐루야”

 “3.주는 우리의 입법자이시며 임금이시니 오시면 우리를 구원하시리라. 알렐루야”-

 

우리가 보고 싶어서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우리를 구원하러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참 행복한 대림시기입니다. 아주 예전 봄철에 써놨던 “임 오시면”이란 시도 생각납니다. 주님을 여성화하여 임이라 부릅니다.

 

-“임 오시면

 달맞이꽃/청초한 연노랑 저고리에

 메꽃/소박한 연분홍 치마

 달개비꽃/영롱한 연보라 고무신/해드리고 싶네

 임 오시면”-2000.7.16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참으로 행복한 삶은 아름답고 자유롭고 부요한 삶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행복하게 하늘 나라를 살아야 합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입니다. 세상살이 끝내고 하느님 앞에 갔을 때 주님의 물음은 단 하나, “너는 행복하게 살았는가?”일 것입니다. 

 

사실 행복도 잘 들여다 보면 ‘발견’임을 깨닫습니다. 살 줄 몰라 무지로 인한 불행이지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어느 때 보다 행복하게 살아야 할 대림시기, 그 처방을 알려 드립니다.

 

첫째, 참고 기다리십시오.

믿음의 기다림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믿는 자들이 기다립니다. 기다림의 행복, 기다림의 인내입니다. 끝까지 인내하며 기다리는 자가 궁극의 승리자가 됩니다. 누구를 기다립니까? 믿음으로 인내로이 주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주님을 기다리기에 끝까지 인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시는 주님을 깨어 기다리는 것입니다. 참으로 깨어 기다릴 대상이, 주님이 계시다는 사실은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 일인지요. 기다릴 궁극의 대상인 주님이 계시지 않다면 그 인생 얼마나 춥고 어둡겠는지요! 제2독서 야고보 사도의 충고가 고맙습니다. 기다림의 대가, 기다림의 달인이 바로 하느님을 닮은 농부입니다. 다음 농부처럼 주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형제 여러분, 주님이 오실 때까지 참고 기다리십시오. 땅의 귀한 소출을 기다리는 농부를 보십시오. 그는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맞아 곡식이 익을 때까지 참고 기다립니다. 여러분도 참고 기다리십시오. 참고 기다리며 마음을 굳게 가지십시오. 주님의 오심이 가까웠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기다리는 행복한 사람들은 결코 원망하지 않습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믿는 이들에게 정말 어울리지 않는 것이 원망이요 절망이요 실망입니다. 역시 야고보 사도의 충고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형제 여러분, 서로 원망하지 마십시오. 그래야 심판받지 않습니다. 보십시오. 주님께서 바로 문 앞에 서 계십니다. 그러니 주님의 이름으로 말한 예언자들을 고난과 끈기의 본보기로 삼으십시오.”

 

참으로 깨어 항구히 주님을 참고 기다릴 때, 고난중에도 좌절하지 않고 한결같이 끈기있게 살 수 있습니다.  

 

둘째, 항상 기뻐하십시오.

희망의 기쁨입니다. 주님을 희망하기에 기쁨입니다. 주님은 기쁨의 샘입니다. 주님과 일치가 깊어질수록 기쁨의 삶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희망하며 기다릴 때 선물처럼 주어지는 기쁨입니다. 우리가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도 기쁨입니다. 

 

자주 예로 드는 일화가 있습니다. 우리 수도 형제가 어느 공동체를 방문했는데 모든 것을 다 갖췄는데 하나가 빠졌더라는 것입니다. 궁금하여 그 하나가 뭣인지 물었습니다.

 

“기쁨입니다!”

 

다 있는 데, 우리 마음에, 우리 공동체에 기쁨이 없다면 결코 행복하다 할 수 없습니다. 보속 말씀 처방전에 “웃어요!” 붉은 색 스탬프를 찍어 드릴 때 활짝 기쁨으로 웃는 얼굴들은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워 보이던 지요. 기뻐 웃을 때는 모두가 꽃같은 얼굴들입니다. 참으로 항상 기뻐할 때 영적 부요의 삶입니다. 희망에서 샘솟는 기쁨입니다. 주님께 희망을 둘 때 선사되는 기쁨입니다. 

 

희망과 기쁨은 한 셋트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궁극의 희망이신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기쁨을 선사하십니다. 주님은 고달픈 광야인생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명령하십니다. 참으로 대림시기에 적절한 말씀입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수선화처럼 활짝 피고 즐거워 뛰며 환성을 올려라. 그들이 주님의 영광을, 우리 하느님의 영화를 보리라. 너희는 맥풀린 손에 힘을 불어넣고 꺾인 무릎에 힘을 돋우어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주님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기쁨입니다. 기쁨은 힘입니다. 기쁨은 감사와 더불어 믿는 이들의 결정적 표지입니다. 참으로 주님께 희망을 둘 때 선사되는 기쁨이 샘솟는 활력의 원천입니다. 이런 기쁨의 빛이 두려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사실 영육의 상처와 아픔의 치유에 이런 희망과 기쁨보다 더 좋은 약도 없습니다.

 

셋째, 늘 사랑하십시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답이 없습니다. 사랑의 성사, 사랑의 기적, 사랑의 신비, 사랑의 관상, 모두 앞에 사랑이 붙습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도 사랑의 표현입니다. 삶이 허무하고 무의미한 것은 사랑 결핍의 반증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섬기는 사람, 보살피는 사람, 배려하는 사랑, 떠받쳐주는 사랑, 주고 나누는 자선의 사랑, 끝이 없습니다. 가진 것이 없어 사랑 못한다는 것은 변명이요 거짓말입니다. 사랑이 가득 담긴 따뜻하고 부드러운 미소나 한마디 말이 우리를 구원하기도 합니다. 비상한 사랑이 아니라 무시하거나 판단하거나 차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생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평범한 사랑만으로 충분합니다.

 

막연히 주님의 길을 닦는 것이 아니라, 회개를 통한 사랑 실천이 주님의 길을 닦는 것입니다. 오늘은 자선 주일입니다. 오늘 뿐이 아니라 자선의 실천은 우리의 일상이 되어야 합니다. 자선을 사랑할 때, 좋아할 때 자선의 일상화입니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실천이 일상화된 하늘 나라의 삶을 사는 이들은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큽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이사야 예언은 그대로 예수님을 통해 실현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 꿈이 현실화되고 있으니 바로 사랑의 기적입니다. 다음 예수님 말씀은 요한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오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하는 신바람 나는 구원의 장면입니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듣는 것을 전하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걸으며, 나병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바로 우리가 대림시기 기다리는 주님이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만나는 주님이십니다. 이렇게 살아 계신 사랑의 주님을 만날 때 사랑의 기적, 사랑의 치유와 구원입니다. 하느님은 이사야 시대나 예수님 시대나 오늘이나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나 똑같이 영원히 현존하시며 당신을 믿고 희망하며 사랑하는 우리 모두에게 사랑의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이렇게 살고 있다는 자체가 주님 사랑의 기적입니다.

 

참 행복한 삶을 원하십니까? 주님은 대림 제3주일, 자선 주일이자 기뻐하여라 주일, 장미주일에 그 적절한 처방을 주셨습니다.

 

1.참고 기다리십시오. 

믿음의 기다림입니다. 끝까지 믿음으로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2.항상 기뻐하십시오.

희망의 기쁨, 기쁨의 힘입니다. 희망의 주님과 일치가 깊어질수록 우리의 기쁨도 더욱 증대될 것입니다.

 

3.늘 사랑하십시오.

사랑의 치유, 사랑의 기적입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이 주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러니 결국 행복한 삶은 신망애의 삶으로 귀결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참 행복하고 부요하고 자유로운 신망애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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