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종, 마리아 성모님 -신자들의 모범-2019.12.20.대림 제3주간 금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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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0.대림 제3주간 금요일                                                       이사7,10-14 루카1,26-38

 

 

 

주님의 종, 마리아 성모님

-신자들의 모범-

 

 

 

12월17일부터 시작된 대림 제2부의 말씀 배치가 참 절묘합니다. 새삼 구세주 탄생에 앞서 얼마나 하느님의 주도면밀한 준비가 선행되는지 깨닫게 됩니다. 역시 우연은 없습니다. 그대로 하느님의 은혜로운 구원 섭리의 여정을 상징합니다. 

 

첫날은 예수님의 족보, 다음 날은 주인공 요셉의 등장, 어제는 즈카르야와 엘리사벳, 오늘은 드디어 마리아입니다. 오늘의 ‘오 후렴’ 역시 간절하고 고무적입니다.

 

“오, 다윗의 열쇠, 영원한 나라의 문을 여시는 분, 어서 오소서. 어두운 감옥 속에 갇혀 있는 이들을 끌어 내소서.”

 

다윗의 열쇠, 영원한 나라의 문을 여시는 분, 구세주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하시는 분이 바로 오늘 복음의 마리아입니다. 오늘 복음은 언제 읽어도 새롭고 아름답습니다. 늘 현실성 있게 마음에 와닿습니다. 참으로 눈밝으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통해서 나자렛 고을의 마리아 처녀를 방문하시는 겸손한 사랑의 모습도 잔잔한 감동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얼마나 은혜로운 말씀인지요! 그대로 마리아의 신원을 밝혀 줍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에게서 총애를 입은 은총 덩어리 그 자체라는 뜻입니다. 바로 우리 본래의 신원이기도 합니다. 참으로 우리 믿는 이들 하나하나가 은총이 가득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제가 참 많이 고백성사 보속시 말씀 처방전에 써 드리는 말씀중 하나입니다.

 

이 말에 몹시 놀라지만 마리아는 공포에 휩싸여 있지 않고 천사가 한 말을 곰곰이 숙고하며 이 계시의 신비를 꿰뚫어 보려고 노력합니다. 참으로 침묵중에 깊이 경청하는 겸손한 관상가의 침착한 모습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아하즈의 내심 교만한 모습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주님께서 표징을 청하라는 말씀에 아하즈는 은연중 자신의 믿음을 과시하며 말하니 결코 겸손한 모습이 아닙니다.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시험하지 않으렵니다.”

 

이런 부족한 아하즈에게 하느님은 이사야를 통해 “임마누엘” 구세주 탄생을 예고하시며 마침내 오늘 복음의 마리아를 통해 ‘하느님의 꿈’은 실현됩니다. 하느님의 장구한 인내의 기다림이 놀랍습니다. 이어지는 마리아에 대한 천사의 말씀을 통해 새삼 마리아에 대한 하느님의 절대적 신뢰를 감지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주님의 천사를 통해 요셉에게 속내를 전부 밝히셨던 하느님은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마리아에게도 역시 자신의 속내를 전부 밝히십니다. 요셉에 이어 마리아에 대한 하느님의 전폭적 신뢰를 반영합니다. 이런 일련의 전개 과정을 통해 마리아는 참으로 들음의 사람, 대화의 사람, 기도의 사람임이 잘 드러납니다. 마지막 마리아의 응답이 오늘 복음의 백미이자 절정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전적으로 자발적 사랑의 거룩한 순종입니다.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마리아의 믿음과 사랑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합니다. 하느님께서도 인류 구원이란 당신의 꿈을 실현시켜준 마리아가 참으로 고마웠을 것입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의 묘사가 그대로 마리아를 지칭하는 듯 합니다.

 

“누가 주님의 산에 오를 수 있으랴? 누가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으랴? 손이 깨끗하고 마음이 결백한 이, 헛된 것에 정신을 팔지 않는 이라네.”(시편24,3-4ㄱㄴ).

 

오늘 복음의 주인공 마리아를 통해 우리는 믿는 이들의 모범이요 참 사람 하나 만나는 느낌입니다. 아주 오래 전 어느 수녀의 말도 생각납니다.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역설적으로 사람은 많은 데 사람이 없다는 탄식입니다. 그러나 참 사람이 없다 탄식하기전 나 스스로 마리아를 본받아 참 사람이 되려는 항구하고 간절하고 진실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 각자에게 말씀하십니다. 평생 화두로 지니고 살고 싶은 말씀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카1,28).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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