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 .31.금요일 성 요한 보스코 사제(1815-1888) 기념일

사무하11,1-4ㄱㄷ.5-10ㄱ.13-17 마르4,26-34

 

 

 

'하느님 나라'의 교육 원리

-인내와 겸손, 비움의 여정-

 

 

 

삶은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모두 성인이 되라는 평생과제를 지닌 우리들입니다. 오늘은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입니다. 만73세로 선종하기 까지의 성인의 삶이 참 감동적입니다. 우리의 참 좋은 ‘삶의 좌표’가 되는 하느님의 선물인 성인들을 대할 때 마다 신선한 충격을 받습니다. 삶의 무지와 허무, 무의미에 대한 답이 바로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성인들입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가 성인들을 기념하고 기억할뿐 아니라 성인이 되기를 바라십니다. 

 

성인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2세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로부터 깊은 신앙과 근면한 노동정신 그리고 순종의 덕을 배웠다 합니다. 새삼 성인들의 배경에 어머니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깨닫게 됩니다. 19세기 청소년의 아버지이자 스승이라 불릴 만큼 탁월한 교육자요 살레시오 수도회의 창립자인 성 요한 보스코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청소년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랑받기에 충분합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알도록 해야 합니다.”

성인의 유언입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고 아무에게도 악을 행하지 마십시오!---나의 아이들에게 천국에서 기다리겠다고 전해 주시오.”-

 

얼마나 청소년을 사랑했던 성인인지 짐작이 갑니다. 마침 엊그제 피정왔던 30여명의 보라동 성당 초중생 복사단 피정중 신선한 느낌도 잊지 못합니다. 싱그럽고 순수한,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모습들 자체가 아름다워 미사 마친후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더불어 예전 초등학교 교사 시절의 순수했던 아이들도 생각이 났습니다. 어른成人이 되어도 변질됨이 없이 동심을 활짝 꽃피운 천진무구天眞無垢한 분들이 성인聖人이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의 ‘하느님의 나라’ 비유에서 보다 시피 누구보다 하느님의 나라 교육 원리를 잘 깨달아 실행했던 성인입니다. 바로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1.안전한 환경을 마련해 주었고, 2.전폭적 사랑과 신뢰를 주었으며 3.삶의 모범으로 가르친 성인이었습니다. 이런 요한 보스코 성인과 오늘 제1독서 사무엘 하권의 다윗 성인과는 얼마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지요. 무심코 제1독서를 읽다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주님의 궤 앞에서 춤추던 다윗이, 또 겸손히 감사기도를 바치던 다윗이 이런 천인공노할, 완전범죄의 간접 살인죄를 저지를 수 있다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분이 성인이 되었다니요! 참으로 충성스러웠던 밧세바의 남편 우리야의 무죄한 억울한 죽음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요. ‘우리야도 죽었다’ 마지막 대목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아무도 죽은 목숨은 살려 내지 못합니다.

 

회개한 성인은 있어도 부패한 성인은 없다는 다윗과 솔로몬을 비교하며 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론 말씀도 생각납니다. 내일 독서는 다윗의 회개 장면이 나오며 오늘 화답송 시편은 그 유명한 다윗의 통회 시편 51장이기도 합니다. 새삼 다윗의 범죄를 통해 우리는 충격과 더불어 깊은 경각심을 갖게 됩니다. 참으로 깨어 있지 않고 방심할 때 우리 모두가 죄의 유혹에 빠질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오늘 복음의 하느님 나라의 비유가 고맙습니다. 회개하여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비유입니다. 첫째 비유는 저절로 서서히 자라는 씨앗의 비유이고, 둘째는 저절로 서서히 자라나 새들이 깃들일 수 있게 자라난 겨자씨의 비유입니다. 바로 하느님의 나라의 전개 과정은 이렇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물론 우리의 성장, 성숙 과정도 이러할 것입니다.

 

그러니 섣불리 개입하지 말고 끝까지 참고 기다리며 지켜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것은 가정의 부모나 수도공동체의 장상이 겪는 체험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방해하지 않고 잘 지켜 보며 도움이 될지 언정 개입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영적 지도자가 되지 말고 영적 안내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영적지도자는 주님이고 우리는 측면에서 겸손히 도와 주는 조력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건드리지 말고 그냥 놔두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그가 스스로 깨달아 알 때까지 겸손한 믿음으로 하느님께 맡기고 끝까지 참고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관심의 방치가 아니라 참으로 깊은 인내의 사랑으로 하느님의 뜻을 찾는 지혜로운 사랑입니다. 분도 성인도 수도 규칙에서 ‘형제들의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라’ 권합니다. 참 귀한 것이 인내의 덕, 인내의 믿음, 인내의 희망, 인내의 사랑입니다. 결국은 끝까지 인내하는 자가 승리합니다. 참으로 우리가 회개를 통한 깨달음도 이러할 것입니다. 

 

회개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배워가는 여정은 그대로 인내와 겸손, 비움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죽어야 끝나는 삶의 여정, 인내와 겸손, 비움의 여정은 바로 우리를 통해 실현되는 하느님의 나라임을 보여줍니다. 어찌 보면 예수님은 물론, 인내와 겸손, 비움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한 우리 하나하나가 하느님 나라의 실현임을 깨닫습니다. 

 

앞으로 전개될 다윗의 삶의 여정이 그 좋은 증거입니다. 끝까지 자기 죄에 절망하여 무너지지 않고 더욱 주님을 믿으며 순종과 겸손으로 비움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했던 다윗입니다. 이래서 위대한 성인 다윗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인내와 겸손, 비움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함으로 우리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나라가 되어 살게 하십니다. 하느님의 나라 파스카의 예수님을 모신 우리는 날마다 새롭게 성장 성숙하는 살아있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01.31 08:20
    사랑하는 주님, 저희가 주님을 향한 항구한 믿음의 습관으로 세상모든 악의 유혹을 이겨낼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63 "Church, home for all" (교회는 모두의 고향) -하느님, 예수님 역시 모두의 고향- -하느님, 예수님 역시 모두의 고향-2023.4.3.성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3.04.03 297
3362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모두가 하느님 손안에 있습니다-2019.11.26.연중 제34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9.11.26 161
3361 "꿈꾸는 사람이 됩시다" 꿈의 사람, 하느님의 사람, 하느님의 승리 -요셉, 예수님, 성인들-2023.3.10.사순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3.10 267
3360 "꿈꾸라! 희망하라!" -하느님을, 하느님의 나라를-2022.12.15.대림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12.15 211
3359 "나는 대체 무엇인 될 것인가? -모두가 하느님 섭리안에 있다-2020.12.23.대림 제4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2.23 107
3358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요한6,20) -믿음의 전사-2021.10.15.금요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515-158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10.15 226
3357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희망, 기쁨, 회개, 사랑-2021.12.5.대림 제2주일 1 프란치스코 2021.12.05 148
3356 "누가 예수님의 참가족에 속하나?" -믿음, 말씀, 찬미, 실행-2019.7.23.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9.07.23 175
3355 "섬기는 사람이 되십시오 " -섬김, 경청, 회개-2023.3.7.사순 제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03.07 266
3354 "성인이 되세요!" -궁극의 희망이자 목표-2021.10.4.월요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2-1226)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10.04 135
3353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독서와 회개, 사랑과 진실, 섬김과 겸손-2023.11.5.연중 제31주일 프란치스코 2023.11.05 154
3352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순교적 삶-2023.9.20.수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1821-1846)와 성 정하상 바오로(1795-1839)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9.20 224
3351 "어떻게 주님께 보답해야 되나?" -회개, 겸손, 자비-2021.1.10.주일 주님 세례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1.10 126
3350 "에파타!; 열려라!" -분열의 치유와 일치의 구원-2020.2.14.금요일 성 치릴로 수도자(827-869)와 성 메토디오 주교(815-885)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2.14 195
3349 "오, 하느님!" -인간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이다-2022.12.14.수요일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1542-159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2.14 210
3348 "참 멋지다!" -참 아름답고 거룩한 삶과 죽음-2019.7.13.연중 제14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3 152
3347 "행복은 선택, 지금 여기가 꽃자리이다"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의 영성-2022.11.8.연중 제3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11.08 257
3346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의 하느님-사막인생, 유배인생, 막장인생-2015.2.17. 연중 제6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2.17 406
3345 '깨어 있음' 예찬 -행복하여라, 깨어 있는 사람들!-2020.10.20.연중 제29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0.20 129
3344 '깨어있음’이 답이다. -행복하여라, 주님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2017.10.24.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7.10.24 14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