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행복한 삶 -선택, 사랑, 예수님-2020.2.16.연중 제6주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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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16.연중 제6주일                                                   집회15,15-20 1코린2,6-10 마태5,17-37

 

 

 

참 행복한 삶

-선택, 사랑, 예수님-

 

 

 

새벽 잠깨어 문밖을 나서니 봄비가 오십니다. 다정한 봄비, 사랑의 봄비, 행복의 봄비가 오십니다. 문득 몇 번 나눴던 자작 애송시가 생각나 다시 나눕니다.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봄비!

  하늘 은총

  내 딸아이 하나 있다면 이름은

  무조건 봄비로 하겠다!”-

 

누구나 추구하는 참된 삶, 참 행복한 삶입니다. 과연 참 행복하십니까? 행복하게 사는 것은 우리의 권리요 의무요 책임입니다. 행복할 때 아름답습니다. 행복할 때 자유롭습니다. 행복할 때 부요합니다. 

 

한 번뿐인 삶,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나뿐 아니라 이웃도 행복하게 해야 합니다. 요즘 회자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말마디처럼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살아야 합니다. 비상한 행복이 아니라 사소한 서로 주고 받는 평범한 덕담도 행복하게 합니다. 사촌 형과 또 지인과 나눈 메시지입니다.

 

-“조카가 형님을 닮아 인물도 재주도 출중한가 봅니다. 조카의 활약에 찬사를 보냅니다.”-

-“신부님, 건강하신가? 고맙네. 난 재주는 없다네. ㅎㅎㅎ.”-

 

-“아드님이 그 방면에 재능이 출중한가 봅니다. 덕德과 재능才能을 겸비했기에 매사 잘 되리라 믿고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사랑의 메시지에 감사드립니다. 잘 하리라 믿어요.”-

 

평범한 애정이 담긴 한마디 말이 상대방을 행복하게 합니다. 예전 초등학교 교사시절 교실 뒷벽에 ‘행복한 교실’이란 크게 써 붙였던 글귀도 문득 생각이 납니다. 이웃의 행복은 나의 행복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웃을, 하느님을 기쁘게,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사는 것입니다. 혼자의 행복이 아니라 더불어의 행복입니다. 

 

먼저 나부터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 앞에 갔을 때도 ‘과연 행복하게 살았는가?’ 물으실 것입니다. 멀리 밖에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 가까이에서부터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참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겠습니까?

 

첫째, 행복은 선택입니다.

선택이자 발견입니다. 행복을 선택하여 발견하여 행복하게 사는 자가 진정 현자賢者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오늘 여기서 행복을 못 살면 내일도 못삽니다. 오늘 제1독서 집회서 말씀도 행복은 선택임을 말해 줍니다.

 

“네가 원하기만 하면 계명을 지킬 수 있으니, 충실하게 사는 것은 네 뜻에 달려 있다. 그분께서 네 앞에 물과 불을 놓으셨으니, 손을 뻗어 원하는 대로 선택하여라. 사람 앞에는 생명과 죽음이 있으니, 어느 것이나 바라는 대로 받으리라.”(집회15,15-17).

 

불행이 아닌 행복을, 죽음이 아닌 생명을, 불충한 삶이 아니라 충실한 삶을 선택할 때 행복입니다. 선택과 집중입니다. 행복을 선택하여 그에 집중할 때 행복한 삶입니다. 말씀을 선택하여 말씀의 가르침 따라 살 때 행복임을 오늘 화답송 시편은 알려 줍니다. 

 

“행복하여라, 온전한 길을 걷는 이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 행복하여라, 그분의 법을 따르는 이들, 마음을 다하여 그분을 찾는 이들!”(시편119,1-2).

 

모두가 비상한 행복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행복임을 말해 줍니다. 참으로 주님의 말씀을 따를 때, 행복의 원천인 그분을 찾을 때 참 행복임을 말해 줍니다.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분수에 넘친 욕심 때문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욕심에 눈멀어 불행입니다. 욕심이 걷힐 때 맑은 눈에 발견되는 행복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곳곳에서 발견하는 기쁨, 평화, 감사, 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행복은 선택이자 발견이요, 결국은 나한테 달려 있습니다. 참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은 우리의 권리요 의무요 책임입니다.

 

둘째, 행복은 사랑입니다.

사랑할 때 행복입니다. 사랑할 때 겸손이요 순수요 진실입니다. 사랑할 때 아름다움이요 자유로움입니다. 삶의 허무와 무의미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바로 사랑이 행복의 길임을 말해 줍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과 율법의 관계를 밝혀주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율법의 완성이 사랑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는 길도 사랑뿐입니다. 정말 사랑하는 행복한 사람들은 결코 살인적 언행을 하지 않습니다. 결코 자기 형제를 바보라 하거나 멍청이라 하지 않습니다. 모두를 아끼고 보살핍니다. 

 

제단에 예물을 바칠 때도 원망을 품고 있는 형제들을 기억하면 가능한 속히 가서 화해하고 예물을 바칩니다. 예전 제가 그랬습니다. 미사전 마음에 맺힌 형제가 있을 때 즉시 가서 사과한 후 돌아 와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참으로 사랑으로 순수해진 이들은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더라도 순간일뿐 즉시 접습니다.

 

참으로 사랑하는 이들은 회개에도 신속합니다. 죄의 심각한 피해를 알기에 애당초 죄를 짓지 않으며 작죄하는 순간 즉시 회개합니다. 죄를 지으면 눈을 빼어 던져 버리라, 손을 잘라 던져 버리라는 예수님의 말씀들은 죄의 심각성을 깊이 각인시키기 위한 충격 요법의 처방입니다. 

 

참으로 사랑하는 행복한 이들은 불륜은 커녕, 결코 하느님이 맺어 주신 남편이나 아내를 버리지 않습니다. 끝까지 결혼의 의무에, 상호 신의와 신뢰, 사랑의 의무에 항구합니다. 그러니 참으로 사랑하는 이들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몸처럼 사랑하는 이들이 행복합니다. 

 

사랑은 진실입니다. 사랑하는 진실하고 겸손한 이들은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알기에 절대 맹세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는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게 하거나 검게 할 수 없습니다. 참으로 사랑하여 진실해진 이들은 일체의 허영이나 교만이 없기에 있는 그대로 보고 말합니다. 

 

사랑의 용기, 진실의 용기입니다. 하여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 라고 담백하게 말하며 군더더기 변명이나 핑계는 말끔히 버립니다. 사실 그 이상의 것은 모두 악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아, 그러니 모두가 사랑에 포섭됩니다. 사랑은 모두입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자 모든 의로움을 능가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사랑만이 행복의 지름길입니다.

 

셋째, 행복은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여 알아갈수록, 닮아갈수록 행복입니다. 예수님이야말로 행복의 원천입니다. 우리 삶의 목표, 방향, 중심, 의미입니다. 예수님은 진리입니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합니다. 예수님은 지혜입니다. 역시 지혜가 우리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합니다. 

 

하여 진리의 연인, 지혜의 연인이 되어 예수님을 사랑하여 닮아갈 때 참 행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 사랑이 환히 드러났습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참 지혜가 예수님이심을 설파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신비롭고 또 감추어져 있던 지혜를 말합니다. 그것은 세상이 시작되기 전, 하느님께서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미리 정하신 지혜입니다. 이 세상 우두머리들은 아무도 그 지혜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이 깨달았더라면 영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로 이 신비로운 지혜, 하느님의 지혜이신 예수님을 모시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지혜이신, 진리이신 예수님을 사랑하여 하나가 될수록 우리 역시 지혜가 진리가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성령을 통하여 이런 진실을 계시해 주십니다.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그리고 하느님의 깊은 비밀까지도 통찰하십니다. 

 

행복은 예수님이십니다. 늘 우리와 함께 계신 행복이신 예수님이신데 불행하게 지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저절로 솟아나는 사랑의 고백, 행복의 고백입니다.

 

“예수님, 당신은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주님은 연중 제6주일 우리 모두에게 참 행복한 삶의 비결을 알려 주셨습니다.

바로 1.행복은 선택이자 발견이요, 2.행복은 사랑이요, 3.행복은 예수님이심을 밝혀 주셨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참 행복한 사람들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예전에 나눴던 자작 애송시를 나눔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당신 언제나 거기 있음에서 오는 행복, 평화

세월 지나면서 색깔은 바랜다지만

당신 향한 내 사랑, 더 짙어만 갑니다.

안으로 안으로 끊임없이 타오르는 사랑입니다.

세월 지나면서 계속 새로워지고 좋아지고 깊어지는 당신이면 좋겠습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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