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기도와 믿음 -‘하늘에서 오는 지혜’가 ‘더러운 영’을 몰아낸다-2020.2.24.연중 제7주간 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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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24.연중 제7주간 월요일                                                           야고3,13-18 마르9,14-29

 

 

 

올바른 기도와 믿음

-‘하늘에서 오는 지혜’가 ‘더러운 영’을 몰아낸다-

 

 

 

요즘 창궐猖獗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대하면서 정신 건강, 영혼 건강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참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병든 이들이 많고 날로 늘어가는 현실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정신 건강에 영적 건강이요 올바른 기도와 믿음입니다.

 

연민compassion이 사라지면 그 자리에 우상들과 이념들이 자리 잡아 마음이 완고하고 굳어진다는 교황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예나 이제나 인간 현실을 참 흡사해 보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앞서 참으로 많은 이들이 더러운 영들에, 나쁜 영적 바이러스들에 감염된 것 같습니다. 

 

상식과 양식을 벗어난, 지극히 편향되어 굳어진 종교심이나 이념도 더러운 영, 나쁜 영적 바이러스처럼 감염되어 사람들을 오염시킵니다. 잘못 굳어진 믿음, 즉 맹신盲信이나 광신狂信에는 약이 없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목격하는 현상입니다.

 

참으로 올바른 믿음이, 참된 연민이 사라진 그 자리에 어김없이 자리잡는 무지의 더러운 영들입니다. 탐욕, 공포, 혐오, 차별, 무시, 증오, 배제, 편견, 선입견 등 참 병들기 쉬운 정신이요 영혼입니다. 이 모두를 총칭하여 무지의 병, 무지의 악, 무지의 죄라 부르고 싶습니다. 또 성서의 용어로 더러운 영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그러니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영혼의 참사람 되기가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 깨닫습니다. 

 

어제는 청각장애, 지적장애. 청각중복장애아들을 돌보는 수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으로 건강하게 태어나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기적같은 일인지 생각했습니다. 결혼하기도 힘든 세상이지만 건강한 아이라는 확신이 없기에 아이낳기도 힘들고 두려운 세상입니다. 또 건강하게 태어난다 해도 세상의 더러운 영들에 감염되어 중독되면 괴물이 악마가, 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에 자주 일컬었던 말도 생각납니다.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지만, 잘못 미치면 폐인이 된다’, 또 ‘광야인생에 세 부류의 인간이 있으니 성인, 괴물, 폐인이다’라는 말마디입니다. 스마트폰 중독, 인터넷 중독뿐 아니라 참으로 다양한 중독 사회의 현실입니다. 참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건강하기 힘든 공해와 오염의 시대같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종류의 더러운 영에 들려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살지 못합니다.

 

바로 오늘날 심각히 대두되는 우리 문제들입니다. 시스템 문제이기도 합니다만 참으로 깨어 오늘 지금 여기 나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참된 회개의 삶이 절실합니다. 참 바르고 좋은 믿음으로 ‘사탄의 시스템’ 같은 현실 속에서도 ‘하늘 나라 시스템’을 살아가도록 온 힘을 다 기울이는 것입니다. 나쁜 영적 바이러스와 같은 더러운 영의 퇴치에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하늘에서 오는 지혜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는 믿음의 삶이 화급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 말씀이 참으로 고맙고 도움이 됩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주님께서 어떤 아이에게서 더러운 영을 내쫓으시는 일화입니다. 

 

-“아, 믿음이 없는 세대야! 내가 언제 까지 너희 곁에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아이를 내게 데려 오너라.”-

 

시공을 초월하여 예나 이제나 ‘믿음이 없는 세대’같습니다. 더러운 영에 들린 아버지와 예수님과의 대화입니다.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참으로 자기를 아는 겸손한 이의 기도요, 우리 모두가 이 거룩한 미사중 청해야 할 기도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이어 예수님의 더러운 영의 퇴치 과정도 참으로 통쾌합니다.

 

-“벙어리, 귀머거리 영아, 내가 너에게 명령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마라.”

 

영은 소리를 지르며 나갔고 예수님은 죽은 듯 보이는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아이가 일어납니다. 예수님을 만남으로 더러운 영에서 해방되어 온전한, 부활의 삶을 살게 된 아이입니다. 이어 제자들의 물음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입니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새삼 더러운 영의 퇴치에 올바른 믿음에 앞서 올바른 기도가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올바른 기도와 믿음입니다. 우리의 보편적 무지의 병에 대한 근원적 치유도 올바른 기도와 믿음뿐임을, 바로 파스카의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물론 이에 앞서 당연히 전제되는 바 항구한 말씀공부요 실천입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은 그대로 말씀찬가 같습니다.

 

무엇보다 기도와 믿음을 통해 하늘에서 내려 오는 지혜이신 예수님을 우리 삶의 중심 자리에 모시는 것입니다. 유비무환입니다. 치유보다는 예방이 백배 낫습니다. 하여 정신 건강과 영혼 건강에, 또 더러운 영들의 퇴치에 우리가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성무일도와 미사라는 공동전례기도 가 얼마나 큰 축복이요 도움인지 깨닫게 됩니다.

 

무지에 대한 유일한 답은 하늘에서 오는 지혜이신 파스카의 예수님뿐입니다. 야보고 사도의 말씀대로 혼란과 온갖 악행을 야기하는 시기와 이기심, 자만과 거짓말의 세속적이고 현세적이며 악마적인 것들의 자리에 하늘에서 오는 지혜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모실 때 나쁜 영적 바이러스와 같은 더러운 영들은 자취없이 사라집니다.

 

하늘에서 오는 지혜를 지니고 온유한 마음으로 착하게 사는 이들이 진정 지혜롭고 총명한 사람들입니다. 바로 우리 마음 중심 자리에 ‘순수하고 평화롭고 관대하고 유순하며, 자비와 좋은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위선이 없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지혜, 파스카의 주님을 모시는 것입니다. 이래야 비로소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영혼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하여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의로움의 열매는 평화를 이루는 우리들을 위하여 평화 속에서 심어집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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