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0.3.26.사순 제4주간 목요일                                                            탈출32,7-14 요한5,31-47

 

 

 

무지無知와의 전쟁

-기도와 말씀, 회개와 겸손-

 

 

 

어제 어느 수녀님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에 공감했습니다. 새삼 무지한 인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사람인데 하느님 계심을 믿지도 않고 흠숭을 드리지도 않고 좀 이상해요. 많이 이상해요. 허전할 텐데. 천주교 신자가 아니면 영혼이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은 사람인데 알맹이 없는 껍질 허수아비---허무해 보이고, 어떻게 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좀 심하죠.”

 

어제도 친교 모임중 TV에서 얼핏 탐욕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없는’, ‘영혼이 없는’ 무지의 사람들처럼 느껴졌습니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음식을 보면서 먹는 것도 고문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만 고문이 아니라 생각이 없이 마구 쏟아 내는 하느님 빠진 무지의 글도 말도 고문이란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왜 그렇게 시를, 글을 어렵고 길게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새삼 사람으로 깨어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참 힘들고 끝없는 싸움이 무지와의 전쟁입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해선 안되기 때문입니다. 삶은 영적 전쟁이요 무지와의 전쟁이라할 만합니다. 참 많이도 나눴던 주제가 영적전쟁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영적 전쟁이요 하여 믿는 이들은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탈출기의 모세와 복음의 예수님의 위치와 역할이 비슷합니다. 두 분 다 무지와의 전쟁에서 하느님의 전사로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과 무지한 사람들 사이에 중재자의 역할을 하기는 얼마나 외롭고 힘들겠는지요. 탈출기의 이스라엘 백성들이나 복음의 유다인들 그대로 무지한 인간의 보편적 모습같습니다. 예나 이제나 인간의 본질은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어서 내려가거라. 네가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온 너의 백성이 타락하였다. 저들은 내가 명령한 길에서 빨리도 벗어나, 자기들을 위하여 수송아지 상을 부어 만들어 놓고서는, 그것에 절하고 제사 지내며, ‘이스라엘아, 이분이 너를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너의 신이시다.’하고 말한다. 내가 이 백성을 보니, 참으로 목이 뻣뻣한 백성이다.”

 

하느님을 잊을 때 무지로 인해 우상이 자리잡게 되고 타락과 변질이 시작됩니다. 하느님을 잊은 무지로부터 망각이요 마음의 완고함입니다. 어찌보면 영성생활은 기억과의 전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지의 망각에서 악행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와 관련된 다음 화답송 시편도 이를 입증합니다.

 

“이집트에서 위대한 일을 하신 분, 자기들을 구원하신 하느님을 잊었네. 함족 땅에서 이루신 놀라운 일들을, 갈대 바다에서 이루신 두려운 일을 잊었네.”

 

바로 잊지 않기 위한 기억과의 전쟁에서 끊임없는 기도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깨닫게 됩니다. 마침내 하느님과 백성사이의 진퇴양난의 어려운 처지에서 모세의 생사를 건 하느님과의 처절한 기도의 싸움이 전개됩니다. 백성들을 상대한 무지와의 전쟁에 이어 백성들을 살리기위한 하느님과의 치열한 기도의 전쟁입니다. 마침내 간절한 애원의 기도로 주님을 설득하여 무지한 백성을 구해내는 모세입니다. 

 

참으로 주님의 전사로 영적 전쟁에 기도가 얼마나 결정적 영적 무기인지 깨닫게 됩니다. 주님의 전사는 그대로 기도의 전사가 됩니다. 모세가 하느님을 설득하는 내용을 보면 모세가 얼마나 이스라엘 역사와 성서에 정통해 있는지 알게 됩니다. 주님의 전사는 기도의 전사이자 말씀의 전사임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복음 역시 예수님과 무지한 유다인들과의 영적 전쟁입니다. 이 또한 무지와의 전쟁입니다. 요한의 증언, 예수님의 행업의 증언, 아버지의 증언, 성경의 증언이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예수님의 존재를 알리지만 무지에 눈 먼 유다인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바로 성경을, 예수님을, 하느님을 모르는 것이 무지의 결정적 원인임을 봅니다. 무지한 유다인들을 깨우치기 위한 무지와의 전쟁에 온 힘을 쏟는 주님의 다음 말씀입니다.

 

“너희는 성경에서 영원한 생명을 찾아 얻겠다는 생각으로 성경을 연구한다. 바로 그 성경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내가 너희를 아버지께 고소하리라고 생각하지는 마라. 너희를 고소하는 이는 너희가 희망을 걸어 온 모세이다. 너희가 모세를 믿었더라면 나를 믿었을 것이다.”

 

무지에 대한 유일한 답은 성경이자 예수님입니다. 참으로 유다인들이 기도와 성경 공부에 충실했다면 무지의 눈이 열려 예수님에게서 새로운 모세를 발견했을 것입니다. 인류가 존속하는 한 무지와의 전쟁도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알고 예수님을 알고 나를 알게 하는 항구하고 간절한 기도와 말씀 공부를 통한 회개와 겸손이 무지와의 전쟁의 승리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무지와의 전쟁에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03.26 07:26
    사랑하는 주님, 나약하고 부족한 저희에게 오늘 주신
    생명의 말씀에 갑옷을 입고
    무지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83 주님의 기도2017.6.22.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7.06.27 64
3382 참 기쁜 소식 -“오늘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태어나셨다!”-2023.12.25. 월요일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프란치스코 2023.12.24 70
3381 회개(悔改)의 여정, 귀가(歸家)의 여정 -‘하느님의 나라’ 꿈과 실현- 프란치스코 2024.01.21 71
3380 영원한 도반道伴, 영원한 청년靑年 -주님과 아브라함-2017.6.26.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7.06.27 79
3379 “일어나라!” -늘 새로운 시작, 파스카의 삶-2018.9.18.연중 제24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8.09.27 80
3378 우리의 영원한 본향本鄕이자 안식처安息處 -그리스도 예수님-2021.2.8.연중 제5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2.08 80
3377 온전한 삶 -하느님 중심의 삶-2017,6,27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7.06.27 81
3376 우리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2020.11.12.목요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1580-1623)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11.12 82
3375 하늘나라의 발견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2018.7.18.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7.18 83
3374 믿음의 여정, 믿음의 전사 -믿음과 희망이 답이다-2021.1.30.연중 제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1.30 84
3373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예찬-2017.6.23. 금요일 예수 성심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7.06.27 85
3372 예수님은 누구인가? -앎의 욕구-2018.7.21.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7.21 87
3371 구원의 행복은 선택이자 은총이다 -회개하자, 감사하자, 믿자- “지상 천국의 삶”2024.3.10.사순 제4주일(Laetare 주일) 프란치스코 2024.03.11 87
3370 “새 하늘과 새 땅”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2024.3.11.사순 제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1 88
3369 죄와 벌 -미사가 답이다-2021.2.13.연중 제5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2.13 89
3368 영원한 연인戀人이신 주님 -주님과의 사랑과 형제와의 사랑은 함께 간다-2019.12.21.대림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9.12.21 90
3367 복음 선포의 삶 -갈망, 만남, 선포-2021.4.10.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4.10 90
3366 성화聖化의 여정 -거룩하신 주님과의 만남-2018.7.14.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7.14 91
3365 삶과 죽음 -깨어 있어라!-2020.8.29.토요일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8.29 91
3364 성전 정화 -우리 하나하나도 옹달샘 성전이다-2020.11.9.월요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1 프란치스코 2020.11.09 9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