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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3.사순 제5주간 금요일                                                             예레20,10-13 요한10,31-42

 

 

 

배경의 힘

-주님은 우리의 참 좋은 배경이시다-

 

 

 

배경이 좋아야 합니다. “배경의 힘-주님은 우리의 참 좋은 배경이시다-”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배경 자랑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제가 요즘 강론에 참고하는 말씀 주석 사이트의 영문 제목을 오늘에서야 자세히 봤습니다. “세이크리드  스페이스(Sacred Space)”, “리빙 스페이스(Living Space)”, 즉 “거룩한 공간”, “살아 있는 공간”입니다. 

 

참 좋은 말마디입니다. 참 좋은 주님을 배경으로 한 삶일 때 거룩한 공간, 살아 있는 공간이 됩니다. 가시적 배경에 관한 묵상도 재미있습니다. 저희 요셉 수도원의 자랑은 참 좋은 불암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불암산을 배경한 수도원, 푸른 하늘을 배경한 불암산, 하여 하늘-불암산-수도원의 조화가 참 아름답고 깊습니다. 제 애송 자작시도 바로 하늘을 배경한 불암산과의 상호관계를 잘 드러냅니다.

 

-“하늘 있어 산이 좋고/산 있어 하늘이 좋다

하늘은 산에 신비를 더하고/산은 하늘에 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 되고 싶다/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하늘이신 하느님을 배경한 산같은 우리 신자들의 관계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런 가시적 배경만 있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불가시적 사람 배경도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명문가名門家라는 좋은 배경의 집안도 꽤 많았습니다. 저는 크게 내세울바 배경은 아니지만 옛 시골에서 ‘진사進士집’이라는 배경의 호칭에 자부심을 느꼈던 적이 생각납니다. 제 증조부가 학덕이 높은 선비였기에 주변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합니다. 

 

증조부는 덕산 문중(德山 門中)에 세가지 가훈을 남겨 주셨다 합니다. ‘조상숭모(祖上崇慕;조상을 우러러 사모함)’, ‘효친우애(孝親友愛;어버이에 효도, 형제간에 사랑)’, ‘거사종검(去奢從儉;사치를 없애고 검소함을 따름)’, 얼마나 아름답고 핵심적인 가훈인지요! 조상숭모(祖上崇慕) 대신 ‘성부숭모(聖父崇慕;하느님 아버지를 우러러 사모함)를 넣는다면 오늘날 믿는 이들 집안의 가훈으로 삼아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증조부께서 손주에게 주셨다는 칠언율시, 번역된 한시를 나눕니다.

 

-“아! 너의 한 몸 집 일으킴 갈마듦이 매었으니,

책 읽기를 오직 기뻐하고 함부로 놀기만 하기 미워하라.

낮 다락 긴 여름 문필 공부 힘쓰고,

밤 책상 서늘한 가을 홀로 등잔불 마주하라,

절하는 곳 경건하길 마치 초례청 신부하듯 하고,

앉았을 때 고요히 생각하기를 스님이 참선하듯 하라.

어렸을 때 배우지 않으면 장년되어 무엇에 쓸고!

세상살이 하고자 하는 일 모두 내 능력에 따름이니라.”-

 

오늘날 공부하는 청년들에게도 참 좋은 경책警責이 되는 글입니다. 이 또한 자손들에게는 참 좋은 배경이 되는 가르침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배경이 부모입니다. 자녀들에게 부모보다 더 좋은 배경은 없습니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친부에게 버림받았고, 흑인을 향한 백인들의 편견도 잘 알고 있었지만, 사랑이 넘치고 교육 수준이 높은 엄마, 그리고 그만큼이나 애정이 많은 조부모의 배경하에서 자랐기에 불리한 역경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예수님의 배경은 얼마나 좋은지요! 다윗 가문의 배경에 요셉-마리아 부모의 배경이 예수님께 미친 영향력은 참 대단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물론 우리의 궁극의 참 좋은 배경은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적대자들에게 배경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닮아 하나된 당신의 신원을 고백합니다.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시어 이 세상에 보내신 내가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였다 해서, ‘당신은 하느님을 모독하고 있소.’하고 말할 수 있느냐?---내가 아버지의 일들을 하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더라도 그 일들은 믿어라. 그러면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너희가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

 

완전히 배경이신 하느님과 하나된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은 물론 이런 예수님을 배경으로한 우리 신자들은 얼마나 축복받은 존재들인지요! ‘예닮의 여정’에 항구함으로 배경이신 예수님을, 하느님을 닮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의 궁극 목표임을 깨닫습니다. 믿음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줄 최고의 참 좋은 유산도 이런 하느님을, 예수님을 그들 삶의 배경이 되게 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사실 신심깊은 부모 자체가 자녀들에겐 참 좋은 배경이 될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예레미야가 사면초가의 곤경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도 하느님 배경 덕분임을 봅니다. 배경이신 주님을 고백하면서 찬양 기도 드리는 예레미야의 모습이 참 고무적이고 감동적입니다.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 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그들을 성공하지 못하여 크게 부끄러운 일을 당하고, 그들의 수치는 영원히 잊히지 않으리이다.---주님께 노래 불러라!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

 

세상에 이런 하느님 배경보다 더 좋은 배경이 있을 수 없습니다. 진정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은 이런 하느님 배경을 모르고, 잊고 지내는, 또는 우상들을 배경한 눈먼 무지의 사람들입니다. 배경이 없이는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배경이 없는 순수한 자연인은 추상이요 환상입니다. 이런 저런 배경의 영향을 받으며, 또 배경을 발견해 가고 만들어 가며 꼴잡혀 가는 사람들입니다. 

 

참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빛의 자녀가 되는 길도 배경이신 하느님을, 예수님을 닮아가는 길뿐이 다른 길은 없습니다. 참으로 배경이신 주님을 닮아갈 때 존엄한 품격의 인간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의 참 좋은 배경이신, 하느님과 예수님을, 교회의 모든 성인성녀들을 마음 깊이 새기는 시간입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은 그대로 하느님을 배경한 우리들의 감격에 벅찬 고백입니다.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주님의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시옵니다. 주님은 저의 하느님, 이몸 숨기는 저의 바위, 저의 방패, 제 구원의 뿔, 저의 성채시옵니다. 찬양하올 주님 불렀을 때, 저는 원수에게서 구원되었나이다.”(시편18,2-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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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4.03 09:02
    사랑하는 주님, 부족한 저희가 주님을 만나는 이시간을 통해 저희 삶을 새롭게 하시어 주님을 닮아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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