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여정 -예수님, 형제들과 함께-2020.4.29.수요일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1347-1380)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pr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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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29.수요일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1347-1380)기념일

사도8,1ㄴ-8 요한6,35-40

 

 

 

구원의 여정

-예수님, 형제들과 함께-

 

 

 

오랜만에 고무적 뉴스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자기비하가 잘못된 것임을 깨닫습니다. 코로나 사태와 작금의 상황을 통해 정말 한국은 세계 최고의 일류국, 문명국, 선진국, 민주주의 국가임을 깨닫습니다. 이것은 요즘 세계가 인정하는 것입니다. 건강한 자부심을 가져도 좋겠고 이것은 정신 건강에도 좋습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구원의 여정-예수님, 형제들과 함께-’로 정했습니다. 사람은 섬이 아닙니다. 사람은 혼자 구원받지 못합니다. 더불어 구원입니다. 형제들에도 ‘불구하고’의 구원이 아니라 형제들 ‘때문에’ 구원입니다. 그러니 함께 사는 공동체 형제들을 소중히 여기며 감사해야 합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도 입증된 진리입니다. 함께 연대와 협력의 공동전선으로만이 팬데믹 코로나를 퇴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런 저런 예화들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덕분에 챌린지”가 뭔지 아십니까? 덕분에 챌린지는 코로나를 극복한 의료진들과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SNS에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덕분에캠페인', '#덕분에챌린지', '#의료진덕분에' 등 3개의 해시태그를 붙이는 국민 참여 캠페인입니다. 얼마나 멋진 캠페인지요. 말을 바꾸어 우리 구원의 여정중에 있는 우리들은 “하느님 덕분에”, “예수님 덕분에”, “형제들 덕분에”, 3개의 해시태크를 붙일 수 있겠습니다.

 

코로나19와 한국 총선에 대한 외신들에 관한 뉴스 제목들도 고무적입니다. 한국을 보고 유럽이 땅을 치며 분루를 삼키는 이유, 한국의 결정적 순간 주목한 독일 슈피겔이 세계에 던진 질문, “한국이 옳았다 ‘마스크=콘돔 유럽 지식인들의 반란, 세계의 눈-총선의 진정한 승자는 코로나 두 번 이긴 한국’, 바로 외신들이 경탄의 눈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국민은 1류, 경제는 2류, 정치는 3류라 했는데 종교는 몇류나 될까요?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이들의 면면을 보면 참 다양한 세대에 걸처 유능하고 참신한 분들이 많아 정치도 1류가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민주당 초선 워크셥에서 나온 말마디도 신선했습니다. 

 

‘수가재주 역가복주’, 물은 배을 띄울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라는 이야기입니다. 민심은 천심임을 명심하여 지극히 겸손하라는 뚯입니다. 물을 삶의 바다로 바꿀수도 있습니다. 삶의 바다가 우리 인생이란 배를 띄울수도 있지만, 삶의 바다가 우리 인생이란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여 민주당 대선배는 겸손의 삼실을 강조했다 합니다.

 

진실-성실-절실입니다. 영성생활의 참자세에 삼감과 삼쾌와 더불어 잘 들어맞는 삼실입니다. 감사-감동-감탄의 삼감에, 상쾌-유쾌-통쾌의 삼쾌입니다. 참으로 더불어의 여정중에 필수적 자세가 삼실, 삼감, 삼쾌의 자세이겠고 정말 안어울리는 삼망인 원망-절망-실망입니다.

 

또 하나의 뉴스가 정부의 재난 지원금이 얼마나 적절했는지 보여주는 고무적 기사입니다. ‘전남 광양시민 94%가 지급 닷새 만에 코로나 19 긴급 생활비를 받아가는등 재난지원금에 대한 폭발적 반응이 나타났다’는 기사입니다. 아마 이를 통해 국가 공동체에 대한 일체감도 더욱 깊어 질 것입니다. 통일부 장관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신변 이상설’에 대한 명쾌한 설명도 좋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인포데믹 현상이라며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인포데믹infodemic’이란 ‘정보information’와 ‘유행병epidemic’의 합성어로 거짓정보 유행병, 즉 가짜뉴스라는 것입니다. 우리 구원의 여정에도 범람하는 가짜뉴스와 같은 아주 유해한 영적 바이러스도 경계해야 함을 배웁니다.

 

또한 모당의 총회를 묘사한 자중지란, 사분오열, 갈팡질팡, 지리멸렬의 부정적 말마디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흡사 사상누각, 모래위의 집같은 모습입니다. 구원의 여정중에 갈팡질팡 지리멸렬의 공동체라면 얼마 못가 스스로 무너져 내려 자멸할 것입니다. 새삼 부각되는 말마디가 진인사대천명입니다. 우리 수도승들처럼 삼실, 진실-성실-절실이란 겸손한 삶의 자세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때 후회없는 삶이요 하늘은 이런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 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또 오늘은 참으로 주목해야할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축일입니다. 도미니코 3회원으로 신비가이자 교회학자로 그 영향력은 막강했습니다. 시에나의 염색업자의 25명의 자녀중 막내로 33세 선종할 때까지 참으로 불같은 열정으로 치열하게 살았던 성녀였습니다. 성 프란치스코와 더불어 이태리의 수호성인이자 유럽의 여섯 수호성인(베네딕도, 가타리나, 메토디우스, 키릴루스, 비르짓다, 에디트 슈타인) 중 한분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핵심적 복음 말씀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생명의 빵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야 말로 구원의 여정에 결정적인 분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생명의 빵, 예수님과 함께 할 때, 궁극의 배고픔도, 목마름도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새벽 집무실을 들어서는 순간 어제처럼 아카시아 향이 은은히 전달 되었고 계속 아카시아 향에 젖어 일합니다. 주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주님과 함께, 주님의 향기에 젖어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 주님의 향기를 발할 것이며 결코 배고픔도 목마름도 없을 것입니다. 이어지는 말씀도 고무적입니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시는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올 것이고,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은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내 아버지의 뜻은 또,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나는 마지막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아버지께서 예수님께 주신 선물같은 존재라는 것입니다. 결코 무의미한 허무한 우연한 존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신의 한 수’같은 존재라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살아갈수록 우리 수도형제 하나하나가 신의 한수라는 생각에 감탄하곤 합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보내주신 하느님의 선물들인 형제들과 함께, 예수님과 함께, 구원의 여정에 오른 우리들 이미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있으며 마지막 구원도 이미 보장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성규 72장 마지막 말씀도 오늘 복음과 강론 제목과 일치됩니다.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것이니, 그분은 우리를 다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할 것이다.”(성규72,11-12).

 

오늘 사도행전의 말씀도 참 깊고 아름답습니다. 스테파노는 죽었지만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부활하여 맹활약하고 있음을 봅니다. 박해로 흩어진 사람들은 이곳저곳 다니며 말씀을 전하니 흡사 산불처럼 번지는 복음의 불길입니다. 새삼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라는 진리를 실감합니다. 

 

마치 스테파노는 필리포스로 부활한 듯 합니다. 그의 활약에 더러운 영들은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갔고, 중풍병자와 불구자도 나았으며 그 고을에 큰 기쁨이 넘쳤다 합니다. 모두가 생명의 빵인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똑같은 생명의 빵이신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시어,  당신과 함께, 형제들과 함께 구원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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