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함께 늘 새로운 시작 -새롭고, 놀랍고, 아름답고, 감동스런 은총의 기적같은 삶-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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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1.부활 제3주간 금요일                                                              사도9,1-20 요한6,52-59

 

 

주님과 함께 늘 새로운 시작

-새롭고, 놀랍고, 아름답고, 감동스런 은총의 기적같은 삶-

 

 

계속되는 부활시기에 참 아름다운 계절의 날들입니다. 어제는 4월의 끝날이자 석가탄신일이었고 오늘은 5월 성모성월의 첫날이자 노동자 성 요셉 기념일입니다. 성 요셉을 주보로 모신 우리 요셉 수도원에는 각별한 날이지만 우리는 그냥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미사를 봉헌합니다. 1955년 비오 12세 교황은 해마다 5월1일을 ‘노동자 성 요셉’의 기념일로 지내도록 선포했습니다.

 

끝은 늘 새로운 시작입니다. 성모성월 첫날 노동자 성 요셉을 기념함이 참 의미있다 생각됩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성모성월 5월을 맞이하여 모든 신자들에게 묵주기도를 충실히 바칠 것을 권고하셨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가정에 많이 머물게 되는 이들에게 묵주기도의 아름다움과 성모신심의 전통을 발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는 것입니다. 하여 가정이든 개인이든 모든 신자들이 매순간 ‘그리스도의 얼굴’에, ‘마리아의 마음’에 시선을 고정시시킬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참 아름답고 은총 가득한 계절입니다. 아마 1년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일 것입니다. 오늘 아름다운 ‘성모의 성월' 입당성가(244)도 좋았습니다.

 

-“성모성월이요 제일 좋은 시절/사랑하올 어머니 찬미하오리다

가장 고운 꽃모아 성전 꾸미오며/기쁜노래 부르며 나를 드리오리

오월 화창한 봄날 녹음 상쾌한데/성모뵈옵는 기쁨 더욱 벅차네”-

 

더불어 어제 써놨던 ‘사랑’이란 짧막한 시도 나누고 싶습니다.

 

-“자연은/늘 새롭다, 아침은/늘 새롭다

나도/늘 새롭다, 꽃도/늘 새롭다

선분홍/철쭉꽃, 밤새/임사랑에

환히 깨어있었구나/활짝 피어있었구나”-

 

올들어 요즘의 꽃들이 더 새롭고 곱고 아름다워보입니다. 어제 마침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새차를 축복한후 성요셉 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역시 참 아름다웠습니다. 아름다운 계절에 아름다운 자연에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이렇듯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럴 수록 엊그제 이천 물류센터 화재 참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하루하루가 새롭고 놀랍고 아름답고 감동스러운 은총의 기적같은 날들입니다. 그대로 하느님의 사랑은 새로움, 놀라움, 아름다움, 감동스러움으로, 은총의 기적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의 바오로의 결정적 회심 과정은 얼마나 놀랍고 새롭고 아름다운 은총의 기적인지요! 

 

때가 될 때까지 끝까지 기다린 주님의 인내의 사랑이 놀랍습니다. 스페인어에서 ‘기다리다’와 ‘희망하다’는 같은 동사(esperar)를 사용한다 합니다. 그러니 주님은 희망하며 끝까지 때가 될 때까지 겸손히 바오로를 기다렸던 것입니다. 다음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과 사울의 결정적 아름다운 만남은 늘 읽어도 신선한 충격입니다.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이제 일어나 성안으로 들어가거라. 네가 해야 할 일을 누가 일러 줄 것이다.”-

 

당신을 믿는 성도들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이제 주님을 믿는 형제자매들 하나하나가 부활하신 예수님의 현존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사람 하나니아스의 인도하에 세례를 받는 사울의 모습도 새롭고 아름답습니다. 하나니아스는 사울에게 안수하고 말합니다.

 

“사울 형제, 당신이 다시 보고 성령으로 충만해지도록 주님께서, 곧 당신이 이리 오는 길에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나를 보내셨습니다.”

 

시종일관 살아있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사울의 눈에서 비늘같은 것이 떨어지면서 다시 보게 되었고 일어나 세례를 받은 다음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리자 곧장 ‘박해자’에서 복음 ‘선포자’로 돌변하여,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 선포합니다. 평생 이 결정적 회심 체험의 기억이 아마도 늘 바오로의 삶을 새롭게 했음이 분명합니다.

 

세례성사에 이은 성체성사를 통해 바오로의 주님과 일치도 날로 깊어졌을 것입니다. 끝은 시작입니다. 파스카의 삶은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늘 새롭게 시작하는 삶입니다. 누구보다 바오로 사도는 다음 복음 말씀을 속속들이 깨달았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안에 머무른다.”

 

그대로 성체성사의 요약이자 주님과 상호내주相互內住의 미사은총을 보여 줍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살아 있다고 다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상호내주相互內住의 일치를 이루어 ‘주님으로 말미암아’ 살아갈 때 참으로 진짜 살아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그대로 하루하루 늘 새롭고, 놀랍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기적의 은총같은 삶이 겠습니다. 얼마전 타계하여 주님 안에 고이 잠든 인천교구 김병상(필립보) 사제와 그 옆에 이수일(제르바시오) 사제 묘비명도 신선한 감동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4,16)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필립1.21).

 

김일희 인천교구 사무처장이 들려준 김병상 신부님에 관한 유머 넘치는 일화를 소개합니다. 

-선종 며칠 전 “일희야, 나 죽었어. 지금 여기 하늘나라야”하셨다. 보고 싶으니 얼른 달려오라는, 당장 달려가게 하는 귀여운(?) 어른, 김병상 신부님이셨다.-

 

윗 묘비명에서 보다시피 두 분 다 파스카의 예수님과 일치된 삶을 사셨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제였음이 분명합니다. 역시 죽어야 영원한 사제요 수도자요 신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아 늘 새롭고 아름다운 감동적인 은총의 기적같은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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