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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20.토요일 파스카 성야    창세1,1-2,2 창세22,1-18 탈출14,15-15,1ㄱ

이사54,5-14 이사55,1-11 바룩3,9-15.32-4,4 에제36,16-17ㄱ.18-28

로마6,3-11 루카24,1-12

 

 

 

파스카 축제의 삶

-찬미, 말씀, 삶-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께 감사하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오매불망 학수고대하던 예수님 오늘 밤 부활하셨습니다. 죽음을 이기고 무덤문 박차고 부활하셨습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부활하셨습니다. 하느님은 마침내 죽기까지 순종하신 예수님을 부활시키셨습니다. 

 

죽음으로 끝난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죽음이 마지막이, 끝이 아니라 영광스런 부활이었습니다. 부활의 기쁨이 온누리에 가득합니다. 마침 만개한 봄꽃들이 주님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파스카의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 계시기에 비로소 살맛나는 인생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파스카의 예수님이 계시지 않다면 이 삭막한 광야세상 무슨 맛으로 살아간단 말입니까.

 

“+그리스도 우리의 빛”

“하느님, 감사합니다.”

 

파스카 성야의 장엄한 시작인 빛의 예식때 세 번 거푸된 기쁨의 외침이 참 고맙고 신선합니다. 우리의 영원한 참 빛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예수님 부활로 환히 드러났습니다. 방금 부른 부제의 파스카 찬송은 얼마나 우리 가슴을 주님 부활의 기쁨과 환희로 소용돌이 치게 했는지요. 예수님과 함께 이 거룩한 파스카 성야에 우리도 부활했습니다.

 

어둠에서 빛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부활한 우리들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파스카 축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 찬미의 삶, 말씀 사랑의 삶, 파스카의 삶 셋입니다. 바로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예나 이제나 한결같은 파스카 축제의 삶입니다. 21년전 ‘1998년 11월호 생활성서’에 나온 요셉수도원 취재 기사가 새삼스런 감동으로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첫부분을 일부 인용합니다. 수녀님 두분이 1박2일 머물며 쓴 기사입니다.

 

-“그리움이 깊어지면

 병이 된다 하지만

 당신 향한 내 그리움은

 기도가 되고 별이 됩니다 

 당신 영혼의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어

 수호천사 별이 되어

 언제나 당신을 비출 것입니다”

 

새벽녘 숲길을 걸을 때면 이수철(아씨시 프란치스코.50) 수사신부는 자연스레 시인이 된다. 밤새 함초롱히 내린 이슬에 마음마저 촉촉해져 머리 위에서 반짝이는 별들과 하나가 되고 홀로이지만 더불어 있음의 충만감으로 검정고무신을 신은 발걸음은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날마다 그는 다른 수사들보다 조금 일찍, 새벽 3시에 일어나 수도원 주변 숲길을 산책을 한 뒤 성당 뜰이 내다보이는 작은 방에 앉아 그날 아침 미사를 위한 강론을 준비한다.

 

“찻잔을 덮어놓은 헝겊 자락에 적혀 있는 글이 오늘 따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텅 비어 있으면 남에게 아름답고 내게 고요합니다.---”. 언제나 3-4분을 넘지 않는 분량의 짧은 강론, 농축된 말마디 안에 맑고 깊은 믿음, 희망, 사랑이 은은하게 배어난다.-

 

어제 오랜만에 수사가 찾아다 준 잡지에서 위 글을 읽고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아무리 세월 흘러도 '영원한 현재'의 파스카 축제의 삶을 사는 여기 분도회 정주의 수도승들입니다. 파스카 축제의 삶, 세요소에 대한 나눔입니다.

 

첫째, 찬미의 삶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저절로 찬미로 표현하기 마련입니다. 사랑의 찬미입니다. 찬미의 기쁨으로, 찬미의 맛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세상에 하느님 찬미의 기쁨을, 행복을 능가하는 것은 없습니다. 예수님을, 우리를 부활시키신 하느님 사랑에 대한 자연발생적 마땅한 찬미입니다. 

 

'알렐루야' 하느님 찬미로 살다가 '아멘' 하느님 감사로 마친다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영혼의 양날개가 찬미와 감사입니다. 찬미와 감사를 통해 주님을 만날 때 위로와 치유요 기쁨과 평화의 선물입니다. 

 

부정적 비관적 인생관을 긍정적 낙관적 인생관으로 바꿔주는 찬미와 감사의 삶입니다. 찬미와 감사의 삶이 우리의 운명을 바꿉니다. 오늘 일곱의 독서후 마다 화답송 시편 찬미는 얼마나 은혜로웠는지요.

 

“주님, 보내시는 얼에 누리의 모습이 새롭게 되나이다.”

“주님, 저를 지켜 주소서 주께 피신하는 이몸이오이다.”

“주께 내 노래하리니 주는 영광스러이 승리하셨나이다.”

“주님, 저를 구하셨으니 내 주님을 높이 기리려 하나이다.”

“너희는 기뻐하며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리라.”

“주님, 생명의 말씀이 주님께 있나이다.”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내 영혼이 하느님을 그리워하나이다.”

 

살아 반짝이는 보석같은 찬미 시편들입니다. 하느님 찬미와 감사보다 영육에 좋은 영약은 없습니다. 파스카 축제의 삶에 첫째로 오는 찬미의 삶입니다.

 

둘째, 말씀 사랑의 삶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은 영이요 생명이요 빛입니다. 말씀과 기도가 영혼을 살립니다. 아무리 잘 먹어도 말씀과 기도가 빠지면 영혼은 영양실조입니다. 아니 시들어 죽습니다. 말씀 맛, 기도 맛이 하느님 맛입니다. 이런 하느님 맛을 들여야 세상 맛, 일맛, 돈맛에서 많이 초연할 수 있습니다.

 

말씀은 주님의 현존입니다. 말씀이신 그리스도입니다. 말씀을 통해 파스카의 주님을 만납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말씀을,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사랑하십시오. 우리가 영적 삶에서 우선적으로 할 일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하느님은 살아 있는 말씀을 통해 여전히 우리를 새롭게 창조하시고 구원하십니다.

 

오늘 말씀의 전례는 얼마나 풍부했는지요. ‘창조, 순종의 믿음, 종살이로부터의 탈출, 영원한 사랑, 용서, 지혜, 정결, 새로운 삶’ 등 모두가 말씀을 통한 하느님의 위업을 말해 줍니다. 다음은 그대로 말씀 은총을, 미사 은총을 상징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친히 하시는 일입니다.

 

“너희의 모든 부정과 모든 우상에게서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 너희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우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 주겠다.”

 

그러니 주님의 이런 은혜로운 생명의 말씀, 빛의 말씀을 떠나 우리가 어떻게 살 수 있을런지요. 파스카 축제의 삶에 말씀 사랑의 삶 역시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얼마전 강론을 듣고 원고를 청하던 어는 자매의 고백도 잊지 못합니다. “아, 오늘 강론 말씀이 정말 달았습니다!” 목마른 영혼이었음이 분명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배고픔은, 목마름은 생명의 말씀만으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셋째, 파스카의 삶입니다.

늘 새롭게 시작하는 부활의 삶입니다. 부단한 엑소더스 탈출의 삶입니다. 물도 웅덩이에 고이면 썩듯이 삶도 안주로 고이면 썩습니다. 살아 흐르는 강처럼 부단히, 끊임없이 맑게 새롭게 흘러야 합니다. 바로 이렇게 내적으로 끊임없이 흐르는 내적여정의 삶일 때 비로소 안주가 아닌 정주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절망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는 영적 탄력 좋은 삶이 바로 파스카의 삶입니다. 그리스도의 전사로서, 그리스도의 학인으로서, 그리스도의 형제로서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이들의 필수적 삶이 바로 파스카의 삶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천사의 말은 바로 우리를 향합니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

 

무덤에 계신 파스카의 주님이 아니라 지금 여기 함께 살아 있는 공동체 중심에 자리잡고 계신 주님이십니다. 그러면 어떻게 파스카의 삶에 항구할 수 있겠는지요. 파스카 신비의 축제 미사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중요한 것이 파스카 미사에 항구한 참여입니다. 삶과 미사전례는 함께 갑니다. 파스카의 삶의 원천인 파스카의 축제 미사입니다. 하루의 삶은 미사전례로 수렴되고 미사은혜는 하루로 확산되면서 비로소 성취되는 파스카의 삶입니다. 어제의 내적 깨달음의 고백도 잊지 못합니다.

 

“신의神意와 자의自意의 싸움에서, 유혹의 질곡에서 언제 어디서나 늘 나를 구출해 주고, 붙잡아 주고, 이끌어 준 것이 날마다의 말씀이요 강론이요 미사였다. 이들은 나의 마지막 믿음의 끈이자 보루였다.” 

 

하느님 맛은 미사 맛이요 하느님 아름다움은 미사의 아름다움입니다. 파스카의 삶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파스카 축제 미사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알렐루야! 주님 부활하셨습니다. 파스카의 주님은 우리 모두 항구하고도 충실히 파스카 축제의 삶을, 즉 찬미의 삶, 말씀 사랑의 삶,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길 빕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4.20 09:34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 축복이 우리모두에게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아니 영원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매일 새벽 주님의 말씀으로 우리의 영적 건강을 책임지고 계시는 신부님에게도
    주님부활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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