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오 디비나의 생활화 -풍요로운 영적 삶-2020.6.5.금요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675-754)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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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6.5.금요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675-754) 기념일 

2티모3,10-17 마르12,35-37

 

 

 

렉시오 디비나의 생활화

-풍요로운 영적 삶-

 

 

 

“주님은 나의 힘, 내 기쁨이시로다.”

"주님, 당신 가르침을 사랑하는 이에게 평화가 넘치나이다."

 

아침성무일도 독서후 응송의 고백이, 미사중 화답송 후렴이 새롭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삶은 반복입니다. 하늘 아래 새 것은 없습니다. 해마다 반복하여 거기 그 자리 때되면 피고 지는 다양한 꽃들입니다. 단조롭고 따분한 반복이 아니라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여 찾을 때 늘 거룩한 반복, 새로운 반복입니다. 아침이 늘 새롭듯 우리 역시 늘 새로워야 합니다. 바로 영적전투의 요체입니다. 

 

제가 수도생활 초창기부터 40여년 수도생활을 통해 한결같이 강조해온 주제가 영적전쟁입니다. 삶은 영적전쟁입니다. 수도자들은 물론 믿는 이들 모두가 죽어야 제대인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들입니다. 사랑의 전사, 믿음의 전사, 평화의 전사들입니다. 죽는 그날까지 무너지지 않기 위해 자기와 싸워야 하는, 늘 새롭게 영적전투에 임해야 하는 주님의 전사입니다. 

 

객사, 사고사, 병사가 아닌 영적전투중에 전사戰死해야 비로소 전사戰士라는 제 지론이며 소망입니다. 바로 오늘 기념하는 8세기 치열하게 독일 지역에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한 성 보니파시오 주교님 또한 빛나는 주님의 전사였습니다. 사실 성서의 인물들은 물론 교회의 인물들 모두가 한결같이 치열한 영적전투에 영적 승리를 성취했던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였습니다. 얼마전 치열하게 배밭 농장에서 적과摘果하고 있는 젊은 수도형제를 보면서 새롭게 부각된 영적전투입니다.

 

“치열한 영적전투의 현장!”

 

사진과 더불어 형제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아주 예전에 써놨던 ‘담쟁이’ 시가 생각납니다. 영적전투를 상징하는 시입니다. 지금도 거기 그 자리 수도원 담벽엔 여전히 초록빛 열정으로 빛나는 담쟁이가 한창입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작년 가을 붉게 타오르다 사라져 갔던 담쟁이

어느새 다시 시작했다

 

초록빛 열정으로 힘차게 하늘 향해

담벼락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침내 붉은 사랑으로 타오르다 

가을 서리 내려 사라지는 날까지 또 계속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제자리 삶에도 지칠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

다만 오늘 하늘 향해 타오를뿐 내일은 모른다

 

타오름 자체의 과정이 행복이요 충만이요 영원이다

오늘 하루만 사는 초록빛 영성이다”-1998.6.3

 

꼭 22년전 이때쯤 썼던 시인데 그동안 한결같이 담쟁이처럼 하루하루, ‘하루살이’ 주님의 전사로 살아 온 영적 삶임을 깨닫습니다. 

 

영적 전쟁에 필수 무기가 성경공부입니다.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의 생활화가 풍요로운 영적 삶은 물론 영적전쟁의 승리를 보장합니다. ‘독서-묵상-기도-관상-실행’에 이르는 렉시오 디비나의 수행은 비단 신구약 성경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성경, 삶의 성경에도 해당됩니다. 제 지론은 자연도, 우리 믿는 각자의 삶도 성경책이라는 것입니다. 윗 담쟁이 시는 자연성경을 렉시오 디비나한 결과의 선물입니다.

 

그러나 렉시오 디비나의 우선적 대상은 신구약 성경입니다. 오늘 제1독서 ‘티모테오 2서’에 주인공들인 바오로와 티모테오 역시 빛나는 주님의 전사들입니다. 

 

“내가 어떠한 박해를 견디어 냈는가! 주님께서는 그 모든 것에서 나를 구해주셨습니다. 사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경건하게 살려는 이들은 모두 박해를 받을 것입니다. 그대는 그대가 배워서 확실히 믿는 것을 지키십시오.”

 

참으로 치열하게 살았던 주님의 전사 바오로 사도는 이어 티모테오에게 성경공부에 충실할 것을 신신당부합니다. 그대로 오늘 우리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성경은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구원을 얻는 지혜를 그대에게 줄 수 있습니다. 성경은 전부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인 것으로, 가르치고 꾸짖고 바로잡고 의롭게 살도록 교육하는 데에 유익합니다. 하여 하느님의 사람이 온갖 선행을 할 능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이 되게 합니다.”

 

성경 렉시오 디비나의 생활화가 영적 삶에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예수님은 물론 성모 마리아와 모든 교부들과 성인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성경 렉시오 디비나의 대가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분들은 성경 렉시오 디비나를 생활화하여 늘 성경을 읽었고 성경은 이들을 만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나 복음에서 예로들은 다윗이나 또 이 성서를 편집했던 초대교회 신자들, 모두 제가 보기엔 렉시오 디비나의 대가들입니다. 메시아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임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이지만 예수님이 ‘다윗의 주님’이심은 참으로 깊은 렉시오 디비나의 묵상의 열매입니다. 

 

다윗은 성령의 도움으로 시편110장 1절을 렉시오 디비나 한 결과 이미 먼 후대 메시아 예수님의 도래까지 예견하여 예수님을 자신의 주님으로 고백합니다. 예수님 또한 다윗과 함께 이 시편을 렉시오 디비나 하면서 자신의 신원을, 즉  다윗의 자손이자. 다윗의 주님이심을 깊이 깨달았을 것입니다.

 

“다윗 자신이 성령의 도움으로 말하였다.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셨다. 내 오른편에 앉아라. 내가 너의 원수들을 네 발아래 잡아 놓을 때까지.’ 이렇듯 다윗 스스로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되느냐?”

 

군중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쁘게 들었으니 바로 예수님이 다윗은 물론 자신들의 주님이심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다윗의 주님일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주님이심을 깨닫게 하는 시편 렉시오 디비나입니다. 시편뿐 아니라 신구약 성경이든, 자연성경이든, 내 삶의 성경이든 렉시오 디비나 궁극의 목표는 파스카의 예수 그리스도님을 내 주님으로 깨달아 내 삶의 중심에 모시는 데 있습니다. 

 

우리의 주 예수님은 우리의 영원한 동반자이시며 인도자이십니다. 참으로 예닮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함이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예수님과 날로 깊어지는 사랑의 관계인지요.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영원한 주님이자 스승이자 도반이신 당신과의 사랑을 날로 깊게 해 주십니다. 제 행복기도중 한 대목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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