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풍요로운 교회 공동체 -하느님의 선물이자 과제- 020.7.3.금요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

by 프란치스코 posted Jul 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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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7.3.금요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에페2,19-22 요한20,24-29

 

 

 

아름답고 풍요로운 교회 공동체

-하느님의 선물이자 과제-

 

 

 

오늘은 성 토마스 사도 축일입니다. 

아침 성무일도 찬미가 아름다운 한 연을 소개합니다.

 

-“자비에 넘치는 주님 만나자, 기쁨은 그 얼마나 가슴 벅찼나

내 주님, 내 하느님 부르짖으며, 불타는 마음으로 흠숭하셨네.”

 

참 아름답고 깊은 전례가 부족한 강론을 보완하며 축일의 기쁨을 배가합니다.  참 개성 뚜렷한 매력적인 토마스 사도입니다. 묵상중 문득 떠오른 아름답고 풍요로운 교회 공동체였고 그대로 강론 제목으로 택했습니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주님을 중심으로 모인 아름답고 풍요로운 공동체입니다. 바로 예수님의 제자공동체가 그렇고 우리 수도공동체가 그렇습니다. 이런 공동체는 그대로 주님의 참 좋은 선물입니다. 주님의 선물이라 생각하니 저절로 샘솟은 찬미와 감사의 마음입니다.

 

혼자서는 못삽니다. 주님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불러 주신 아름답고 풍요로운 공동체는 그대로 주님의 참 좋은 선물입니다. 예수님 제자들은 물론 우리도 토마스로부터 참 좋은 진리를 깨닫고 배웁니다. 몇가지 예화들은 늘 들어도 흥미롭습니다.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11,16)

예수님께서 위험을 무릅쓰고 베타니아 마을로 가시려 할 때 만류하던 다른 제자들과 달리 큰 열정으로 주님과 함께 한 ‘용기의 사도’ 토마스였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14,6).

예수님의 참으로 아름답고 의미충만한 답변도 토마스의 물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어 오늘 복음에서도 당대의 예수님 제자들은 물론 오늘의 우리도 토마스 덕분에 참 잘 배웁니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집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정말 강경하고 고지식한 토마스지만 얼마나 솔직하고 정직하며 단순하고 담백한지요. 함께 지내기에는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이런 이들도 있어야 하고 이런 이들을 받아들일만큼 공동체의 품도 넓고 깊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공동체 역시 얼마나 다양하고 풍부하며 깊고 넓은지요! 우리 수도공동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대로 공동체의 신비요,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의 공동체입니다. 

 

하여 우리 사부 성 베네딕도는 그의 규칙에서 “서로 존경하기를 먼저 하고,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라”(성규72,4) 했습니다. 절대로 간섭, 강요, 제지, 교정하라 하지 않았습니다. 때가 될 때 까지 끝까지 참고 기다리며 ‘건들이지 않고 그냥 놔두는 것’이 평화 공존의 지혜로운 처방이겠습니다.

 

여기서 주목되는 말마디가 존경입니다. 부부관계든 공동체내의 형제관계든 연민의 사랑만으로 부족합니다. 존경과 함께 가는 연민의 사랑일 때 사랑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형제들에 대한 존중과 존경이 사라지면 연민의 사랑도 얼마 못가 증발될 것입니다. 존경과 함께 가는 사랑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좌우간 이런 완강하고 고집스런 토마스의 주장에 이어 그가 주님을 목격한 후,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그의 고백은 최고의 선물이자 사건임이 분명합니다. 

 

제자들중 예수님을 “저의 하느님!”이라 고백한 분은 아무도 없습니다. 보이는 것을 넘어 ‘하느님’으로서 예수님의 심오한 정체를 담박 깨달은 토마스의 깊은 믿음의 고백입니다. 이어지는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나를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예수님의 토마스를 향한 말씀도 우리에게는 평생 교훈이 되는 참 좋은 선물입니다.

 

주님 말씀대로 보지 않고도 주님을 믿는 행복한 우리들입니다. 토마스 덕분에 참 귀한 진리를 배우게 되니 공동체내의 다양한 형제들은 얼마나 주님의 고마운 선물들인지요. 

 

에페소서의 바오로 말씀대로, 바로 이런 토마스를 비롯한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우리 교회 공동체란 선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이돌이 되십니다. 얼마나 반석같은 바탕위에 세워진 우리 교회 공동체인지요. 이어 교회공동체내의 우리 신원도 통쾌하게 밝혀주는 바오로 사도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한 가족, 한 식구라는 말씀입니다. 바로 이런 자랑스럽고 고마운 우리의 신원 의식이 우리를 삶의 무지와 무의미, 허무에서 완전히 해방시켜 줍니다. 그러니 우리 교회 공동체는 고정불변의 죽은 공동체가 아니라 살아있는 유기적 공동체로 주님을 중심으로 일치의 완성을 향해 계속 성장, 성숙의 여정중에 있는 하느님의 선물 공동체임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다음 말씀이 이런 공동체의 모습을 잘 요약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 우리 교회 공동체인지요. 바로 우리가 영원한 현재진행형중에 성장, 성숙 중인 주님의 거룩한 성전이요 하느님의 거처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우리의 책임을 일깨우는, 도전과 경각심을 일깨우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은 멀리 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주님의 성전이자 하느님의 거처인 우리 안에 계시다는 놀랍고 고마운 말씀입니다. 그러니 지금 여기 우리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면 다른 어디서도 못만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새삼 이런 살아있는 주님의 성전이자 하느님의 거처인 우리 교회 공동체 역시 선물이자 과제임을 깨닫습니다. 부단한 하느님 은총의 선물에 부단한 우리 응답의 노력이 함께 하여 건설중인 주님의 성전이자 하느님의 거처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참 아름답고 풍요로운 당신 성전의 건설에 늘 참 좋은 도움을 주십니다. 

 

“주님 사랑 우리 위에 꿋꿋하셔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셔라. 알렐루야.”(시편117,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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