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멋지고 아름다운 성가정 교회 공동체 -예수님 중심-2020.7.21.연중 제16주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l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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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7.21.연중 제16주간 화요일                                              미카7,14-15.18-20 마태12,46-50

 

 

 

참 멋지고 아름다운 성가정 교회 공동체

-예수님 중심-

 

 

 

인텃넷 뉴스를 보기가 때로는 겁날 때도 있습니다. 온통 가라지밭 같기도 하고, 사바娑婆세상 같기도 하고, 아수라장阿修羅場같기도 합니다. 잔인무도한, 최소한의 예의와 염치도 없는 하이애나, 악마구리같은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연옥도를, 지옥도를 보는 것같기도 합니다. 예나 이제나 여전히 반복되는 악순환의 인간 현실같습니다. 이럴수록 참 소중하고 빛나는 것이 가까이 몸담아 살아가고 있는 보금자리 가족공동체입니다.

 

어제 오후 하루의 일과가 거의 끝나갈 무렵 수도원 경내를 돌아보다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수도형제(원장)가 신들린 듯이 일하고 있었습니다. 울창했던 평화의 집 피정집 주변의 정원이 전지와 더불어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이 또한 수도가정공동체에대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즉시 사진에 담았고 후에 텔레그램으로 사진과 더불어 아낌없는 칭찬 메시지도 전송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했습니다.

 

“일급 정원사의 풍모요 전지 솜씨 또한 놀랍습니다!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이 또한 열정과 순수의 표현입니다. 우리 수도원 주보 성인 노동자 성 요셉의 후예처럼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내 마음도 상쾌하게 치유되는 신선한 느낌입니다. 주님 평화와 건강의 축복을 빕니다.”

 

일하던 현장에서 빽빽한 나뭇가지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설명하던 도반의 말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 전지하며 많은 것을 터득하고 배웁니다. 바람이 햇빛이 통하지 않으니 나뭇가지들이 이렇게 죽어갑니다. 하여 전지를 통해 정리해줘야 합니다.”

 

즉시 깨달은 멋지고 아름다운, 건강한 가족공동체의 원리였습니다. 하느님 은총의 빛이, 하느님 성령의 바람이 잘 통할 때 바로 이런 건강한 가족공동체라는 것입니다. 혈연공동체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며 끊임없이 예수님 중심의 성가정공동체로 업그레이드, 변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주 피정시 언급하는 두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인간 품위를 위한 우선적 순서의 3대 필수 조건은 하느님 믿음, 건강, 돈이다."

이어, “물보다 진한게 피이고 피보다 진한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게 하느님 믿음이다.”라는 말마디입니다.

 

모두가 웃지만 깊이 공감하는 말마디입니다. 그러니 후손에게 물려 줄 참 좋은 유산은 돈이나 재물이 아닌 하느님 믿음임을 깨닫습니다. 돈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참 허약한 혈연가정공동체는 얼마나 많은지요. 많지도 않은 유산때문에 소송도 하고 하여 원수가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나 참으로 하느님 믿음에 기반한 성가정공동체 형제들은 이런 유혹을 넘어섭니다. 또 이어진 수도형제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모레 일주일 휴가갑니다. 다 바쁘게 살아가는데 그 이상 더 오래 머물러 있으면 민폐입니다.”

 

그러니 얼마든 맘편히 살 수 있는 아무리 살아도 민폐가 되지 않는 여기 수도공동체가 참 좋은 가정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수도원 본원 ‘자비의 집’에 가까우니 일직선으로 난 길 끝에 바오로 수사님이 묻힌 자리가 한 눈에 보였습니다. 식당에서도 한 눈길 방향에 자리잡은 수사님이 묻힌 자리입니다. 새삼 죽음을 향한 우리 존재임을, 또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아야 하는 우리 수도자임을 확인합니다. 마침 오늘 복음 묵상과 관련되어 떠오른 아주 예전 수도선배와 대화중 말마디입니다. 

 

“수사修士라는 말마디는 관계 개념의 단어가 아닙니다. 관계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관계 개념이 잘 드러나는 영어 brother(형제)가 더 맞습니다. 이런면에서 우리가 신자들을 부를 때 형제님, 자매님 호칭은 참 적절합니다.”

 

그렇습니다. 성체성사 성찬례에 참석한 우리 모두는 주님 안에서 한 식구요 한 형제자매들입니다. 오늘 복음은 그대로 이 은혜 가득한 미사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당시의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가리키며 말씀하십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비단 미사에 참여한 우리뿐 아니라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에 살았든, 살든, 살게 될,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모든 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하나로 연결된, 연대된 우리의 형제자매들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임을, 또 서로간에는 형제자매임을 확인하는 파스카 잔치 미사입니다. 가톨릭 교리서의 성찬례에 대한 설명도 은혜롭고 명쾌합니다.

 

“이 제사는 자비의 성사이고 일치의 표징이고 사랑의 끈이며. 그 안에서 그리스도를 받아 모시어, 마음을 은총으로 가득 채우고 우리가 미래 영광의 보증을 받는 파스카 잔치이다.”

 

“성찬례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이자. 교회의 모든 교역이나 사도직 활동과 마찬가지로 다른 여러 성사들은 성찬례와 연결되어 있고 성찬례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 안에 교회의 모든 영적 선이 내포되어 있다. 곧 우리의 파스카이신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 계신다.”

 

예수님 중심의 멋지고 아름다운 성가정 공동체 건설에 결정적 요인이 되는, 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참으로 공동체의 중심인 예수님을 사랑할수록 미사는 물론 예수님의 형제자매들을, 예수님 가장 가까이 계신 마리아 성모님을 더욱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새삼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며 살 수 있도록 우리를 분발케 하는 미사은총이요, 더불어 제1독서 미카 예언서의 기도대로 하느님을 깊이 공부하며 회개하는 시간이 미사시간입니다. 그러니 다음과 같이 하느님을 고백하고 기도합시다.

 

“그분은 분노를 영원히 품지 않으시고 오히려 기꺼이 자애를 베푸시는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다시 우리를 가엾이 여기시고 우리의 허물들을 모르는 체해 주시리라. 당신께서 저희의 모든 죄악을 바다 깊은 곳으로 던져 주십시오. 먼 옛날 당신께서 저희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대로 저희를 성실히 대하시고 자애를 베풀어 주십시오.”

 

참 멋지고 아름다운 성가정 교회 공동체에 몸담고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우리들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런 공동체는 낭만이나 이상이 아닌 현실입니다. 전우애戰友愛, 학우애學友愛, 형제애兄弟愛가 절묘히 조화되었을 때, 균형잡혔을 때 실현되는 멋지고 아름다운, 새롭고 놀라운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끝으로 이런 소망을 고백한 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주님의 전사(戰士)로, 

주님의 학인(學人)으로, 

주님의 형제(兄弟)로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로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으로

끊임없이 수도가정에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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