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8.11.화요일 성녀 클라라 동정(1194-1253)기념일 

에제2,8-3,4 마태18,1-5.10.12-14

 

 

 

순수한 동심童心의 회복

-말씀과 회개-

 

 

 

오늘은 성녀 클라라 기념일입니다. 성 프란치스코 하면 떠오르는 분이 성인의 평생 영적 도반인 성녀 클라라입니다. 끊임없는 회개의 은총을 통해 어린이와 같이 순수한 자가 되어 작고 가난한 삶을 살았더 참 아름답고 사랑스런 성녀입니다. 

 

클라라, ‘빛’이란 이름 뜻대로 어둔 세상을 밝히며 별빛으로 살았던 성녀입니다. 특히 성녀 클라라는 병약한 몸으로 만 61세까지 사셨고, 성모 마리아처럼 주님의 가난을 실천하며 40년 동안 공동체를 지도하면서 다정한 자매요 어진 어머니로서 늘 자매들의 뜻을 경청하며 겸손하게 섬기며 살았습니다. 성녀의 마지막 임종어도, 선종 2년만인 1255년에 클라라를 시성한 교황 알렉산델의 언급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저를 지어내시어 이 삶으로 부르셨으니 주님, 찬미받으옵소서.”

“클라라는 숨어 살았지만 그 생애는 모든 이에게 알려졌고, 침묵하였으나 그 명성은 세상 끝까지 자자했다. 봉쇄 담장 안에 자신을 숨겼으나 곳곳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게 됐다.”

 

순수한 동심은 누구나 소망하는 바이며 나이에 상관없이 이런 사람은 누구나 좋아합니다. 진정한 매력은 순수한 마음에 있습니다. 수도생활의 직접적 목표는 ‘마음의 순수’에 있고 ‘하늘 나라’를 궁극의 목표로 합니다. 어제는 뜻밖에 저녁 휴게 시간에 수도형제와 동요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잠시 선을 보여 불러 주기도 했습니다. 후에 수도형제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입니다.

 

“요즘 산책시 동요 부르는 행복으로 삽니다. 가사 내용도, 곡도 좋고 쉬우니 불러 보면 정말 좋을 것입니다. 내 좋아하는 동요는 ‘푸른잔디’ ‘파란마음 하얀마음’ ‘시냇물’ ‘송아지’이고, 옛 가곡 ‘금강에 살으리랐다’와 50년대 민요풍 노래 ‘일터로 가자’이지요. 가사도 곡도 참 좋지요. 예전에도 좋았했는데 지금은 더 좋아지네요.”

 

정말입니다. ‘일터로 가자’는 후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요즘은 산책 때 마다 동요 부르는 재미로, 행복으로 삽니다. 아무도 없으니 혼자 맘껏 큰 소리로 부릅니다. 주님과 함께 걸으며 기도해서 좋고, 노래해서 좋고, 묵상해서 좋고, 운동해서 좋으니 참 좋은 산책시간입니다. 요즘 장마철에 흐르는 물이 좋아 시냇물을 보며 물오리들 보는 기쁨과 함께 동요를 부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마태5,8)

 

순수한 동심은 누구나 지닌 하느님 주신 선물같은 마음입니다. 그러니 동심의 순수한 마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 안에는 온유, 겸손, 자비, 지혜가 그대로 함축되었습니다. 그냥 천진무구한 마음만은 아니며 그대로 예수 성심을 닮은 순수한 동심입니다. 

 

다음 아들 사제를 위해 기도를 청하는 어머니의 정성 가득 담긴 예물 봉투 겉면에 쓰여진 기도 글도 감동스러웠습니다. 바로 끝까지 순수한 사제가 되게 해달라는 열망이 담긴 내용입니다.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모든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세례자 요한 사제를 더욱 축복하시어 죽기까지 하느님만 사랑하고, 하느님 뜻에 맞는 사제로써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 지식, 겸손, 온유, 사랑과 필요한 모든 은총을 주시어 하느님의 도구로 겸손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소서.”

 

참 간절한 소망이 담긴 어머니의 순수한 기도입니다. 이런 어머니의 기도가 끊임없는 회개에로 이끌어 더욱 성덕에로 나아갈 아들 사제입니다. 답은 말씀과 회개에 있습니다. 끊임없는 말씀 사랑과 말씀 공부와 실천의 수행은 회개의 사랑으로 이끌어 순수한 동심을 회복하게 합니다.

 

‘순수한 동심의 회복-말씀과 회개’, 자연스럽게 도출된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에서 순수한 동심의 회복에 회개가 결정적임을 보여 주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결코’란 말마디가 엄중합니다. 회개가 하늘 나라의 순수를 사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억지로 노력해서가 아니라 회개의 은총으로 어린이처럼 될 때 저절로 자기 낮춤과 자기 비움의 겸손한 작은 자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회개의 사람은 오늘 지금 여기서 이미 하늘 나라를 삽니다.

 

사랑의 회개가 순수한 마음을 회복하게 합니다. 이런 이들은 저절로 작은 이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받아들임으로 주님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됩니다. 바로 작은 이들을 환대함이 주님을 환대함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의 환대입니다. 회개로 순수해진 사랑의 사람은 환대의 사람이 됩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 여지기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작은 이들 하나라도 업신여김이 바로 하느님을 업신여기는 대죄임을 깨닫습니다. 회개로 순수해진 사람들은 저절로 하느님의 마음이 되어 작은 이들을 아낍니다. 작은 이들 하나하나를 돌보는 그들의 수호천사가 늘 하느님 아버지의 얼굴을 뵈옵고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못난 자식도 어머니에겐 우주와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아들이듯 작은 이들 하나하나도 하느님 아버지께는 그러합니다. 하느님이 작은 이들을 얼마나 아끼는지 다음 구절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는데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한 마리를 두고 기뻐한다. 이와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 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아, 바로 이것이 예수 성심이요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순수해질 때 이런 예수성심의,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닮아갑니다. 그러니 끊임없는 회개가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바로 이런 끊임없는 회개를 가능하게 하는 원천은 하느님 말씀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말씀을 사랑하고 말씀의 은총은 저절로 회개를 촉발시킵니다. 제1독서의 에제키엘이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사람의 아들아, 내가 너에게 주는 이 두루마리로 배를 불리고 속을 채워라,”

 

그 말씀의 두루마리를 먹으니 꿀처럼 입에 달았다 합니다. 바로 화답송 시편들이 이런 말씀의 맛이 얼마나 좋은지 웅변적으로 보여줍니다. 말씀이 회개를 촉발시키며, 말씀의 맛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말씀의 맛은 하느님의 맛이며 비로소 세상맛, 돈맛으로부터 초연한 자유를 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에게 말씀 맛과 더불어 순수한 동심을 회복시켜 주시어 하늘 나라의 행복을 살며 전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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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8.11 09:12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순수해질 때 이런 예수성심의,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닮아갑니다. 그러니 끊임없는 회개가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바로 이런 끊임없는 회개를 가능하게 하는 원천은 하느님 말씀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말씀을 사랑하고 말씀의 은총은 저절로 회개를 촉발시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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