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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21.금요일 성 비오 10세 교황(1835-1914) 기념일

에제37,1-14 마태22,34-40

 

 

 

가장 큰 계명

-경천애인敬天愛人-

 

 

 

2014년 요셉 수도원이 자치 수도원이 된 이후 지금까지 참 많은 분들의 휴대폰에 붙여드린 것이 수도원의 ‘하늘과 불암산’의 로고 스티커일 것입니다. 집무실에 면담이나 고백성사차, 또는 인사차 들리는 모든 분들의 휴대폰에 수도원 로고를 붙여 드렸고, 붙여드리고 있으며, 붙여 드릴 것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수도원 로고는 제 자작시 ‘하늘과 산’에도 너무 잘 어울립니다.

 

-“하늘 있어 산이 좋고

산 있어 하늘이 좋다

하늘은 산에 신비를 더하고

산은 하늘에 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 되고 싶다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1997.2

 

무려 23년전에 쓴 시로 참 좋아하여 많이도 인용했습니다. 수도원 로고와 일치하는 하늘과 산이 상징하는 바 참 깊고도 풍부합니다. 하늘과 땅, 하느님과 인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기도와 일이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알려 주는 하늘과 산의 로고입니다. 하늘과 산, 하느님과 인간, 우선순위는 분명하고 결코 분리될 수도 없으며 어느 하나도 생략될 수도 없습니다. 하나이자 둘이요 둘이자 하나입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좌우명, 경천애인도 이와 일치합니다. 휴대폰에 붙여드리며 위와 같은 설명을 꼭 곁들입니다.

 

전화할 때, 스티커에 입을 맞춘후 “찬미 예수님!” 하고 시작하라면 모두가 웃습니다. 하루중 가장 많이 활용하며 보게 되는 휴대폰을 사용할 때 마다 하늘과 산의 로고를 보는 자체가 기도이고 끊임없이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기도와 일을 상기하고 기억할 수 있기에 이보다 적절한 처방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오늘 예수님 말씀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합니다. 평생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할 말씀입니다. 하느님 자녀가 참 사람이 되는 길도 가장 큰 계명의 실천인 이것 하나뿐입니다. 삶의 깊이도, 영적 삶의 성장과 성숙도 전적으로 사랑의 이중 계명 실천에 달렸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 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이런 정신으로, 이런 마음으로, 이런 사랑으로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입니다. 이대로 살아갈 때 우리 존재 자체는 살아있는, 걸어다니는 성경책이, 성인이 될 것입니다. 둘은 함께 갑니다. 상호보완적이며 분리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 사랑 없는 이웃 사랑은 맹목盲目이고, 이웃 사랑없는 하느님 사랑은 공허空虛합니다. 하느님 사랑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이웃 사랑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아가페, 무사한 사랑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할 때 우리의 사랑도 정화되어 깨끗한, 무사한 이웃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절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함께 갈 때 비로소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참 사람이 됩니다. 하느님 사랑 없는 이웃 사람 사랑은 얼마 못가 눈먼 이기적 사랑으로 변질됩니다. 눈 밝은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 생명을 주는 집착없는 초연한 항구한 사랑을 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하느님 사랑이 빠지다 보면 변덕스런 사람은 타락하여 괴물도 되고 야수도 되고 악마도 됩니다. 하여 저는 사람이 문제라면 하느님은 답이라 합니다. 끊임없는 사랑의 이중 계명의 실천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날마다 하느님을 닮아갈 때 비로소 참 사람의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랑할 때 비로소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사랑은 우리의 존재이유입니다. 살아있다 하여 다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할 때 존재감 충만한 삶입니다. 삶의 무지와 무의미, 허무에 대한 처방의 답도 이런 사랑뿐입니다. 만병의 근원이 사랑결핍이요 만병통치약이 사랑입니다. 강론이 사랑예찬으로 변했습니다. 교황님이 강조하시는 것도 이런 사랑입니다. 특히 이웃 사랑중 가난한 이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서 이스라엘의 부활 환시, 즉 마른 뼈들이 본래의 사람으로 살아나는 예화의 상징이 참 풍부합니다. 말씀은 영이요 생명이요 사랑이요 빛입니다. 하느님 생명의 말씀이, 하느님의 숨인 성령이 마른뼈들에 닿으니 다 살아납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의 영이요 생명이신 말씀에 영혼이 충전될 때 진정 살아나는 우리들이요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다음 말씀은 구체적으로 마른 뼈들같은 유배중인 이스라엘 집안은 물론 우리 모두를 지칭합니다

 

“사람의 아들아. 이 뼈들은 온 이스라엘 집안이다. 그들은 ‘우리 뼈들은 마르고 우리 희망은 사라졌으니, 우리는 끝났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예언하여라. 그들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너희 무덤을 열겠다. 그리고 내 백성아, 너희를 그 무덤에서 끌어내어 이스라엘 땅으로 데려가겠다.”

 

그대로 이 거룩한 파스카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마른 뼈들 같은 우리가 주님의 은총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부활하는 미사시간입니다. 

 

오늘은 성 비오 10세 교황 축일입니다. 성인은 이미 살아있을 때 성인으로 존경받은 분입니다. 참으로 가난을 사랑했던 단순하고 깊고 거룩한 분이었습니다. 새벽 4시 기상하여 언제나 규칙적인 부지런한 일과 였습니다. 이제는 ‘자기계발’이 아닌 ‘자기관리’의 시대라 합니다. 참으로 자신을 철저히 관리하여 강인한 정신과 믿음으로 병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79세 천수를 누렸던 교황입니다.

 

성 비오10세 교황님은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복원하는 것(To restore all things in Christ)”(에페1,10) 이라는 모토하에 참으로 많은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교황님은 참으로 가난하고 겸손한 분이었습니다. 임종전 “나는 가난하게 태어났고 가난하게 살았고 가난하게 죽기를 원한다.” 유언대로 장례식도 매우 조촐했습니다. 사실 성 비오 10세 교황은 가난한 가정의 10명의 자녀들중 둘째로 태어났고 부친은 시골의 우편 배달부였습니다.

 

어제의 성 베르나르도 축일에 이어 오늘은 성 비오 10세 교황 축일입니다. 꽃들처럼 참 다양한 색깔, 크기, 모습, 향기의 성인들임을 봅니다. 성인 축일은 기념, 기억할 뿐 아니라 우리 모두 각자 고유의 색깔, 크기, 모습, 향기의 참나의 성인이 되라는 깨우침을 줍니다. 방법은 단 하나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경천애인敬天愛人의 삶에 항구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성인다운 삶을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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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8.21 08:08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 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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