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연인戀人 -진리 추구의 슬기롭고 참된 삶-2020.8.28.금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354-430)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ug 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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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28.금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354-430) 기념일 

1코린1,17-25 마태25,1-13

 

 

 

진리의 연인戀人

-진리 추구의 슬기롭고 참된 삶-

 

 

 

어제는 참으로 많은 분들과 사랑을 나눈 잊지 못할 날입니다.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랑하는 분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고 싶은 마음에 작심하고 2-3시간을 할애하여 가느다란 줄기에 매달린 거대한 호박 사진을 다음 메시지와 함께 전송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님, ‘믿음의 힘’ 선사받으시고 행복하세요!”

열매가 뭔지 모른다는 분께는 유머러스한 답글도 보냈습니다.

“호박을 모른다니요! 호박이 섭섭해 합니다!”

 

거대한 호박 열매가 상징하는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주님께 꼭 붙어사는 믿음의 삶입니다. 아니 깊이 들여다 보면 우리가 주님을 붙잡고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꼭 붙잡고 살기에 항구할 수 있음을 압니다. 이런 이들이 살아 있는 성인들입니다. 주님의 진리의 연인들입니다. 진리의 연인, 참 영예로운 호칭입니다. 바로 오늘 축일을 지내는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의 별명입니다. 

 

참으로 76세 선종할 때가지 깨어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치열히 평생 진리의 탐구자로 살았던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입니다. 어제 성인의 모친 성녀 모니카 축일에 이어 오늘은 그 아드님, 성 아우구스티누스 축일입니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모자母子 성인들입니다. 제가 평생 소지하고 있는 성인의 ‘고백록’입니다.

 

기념, 기억할뿐 아니라 각자 고유의 성인이 되라 부단히 우리를 자극 분발케 하는 영원한 희망의 표징, 회개의 표징, 구원의 표징이 되는 가톨릭 교회의 보물들인 성인들입니다. 어제 저녁 성무일도 마리아의 노래, 후렴에 이어 아침 성무일도 즈카르야 노래 후렴, 성인의 고백이 참 좋았습니다. 둘 다 길이 회자되는 성인의 대표적 고백입니다.

 

“옛것이나 항상 새로운 주님의 아름다움이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나이다. 주님은 부르시고 지르시는 소리로 절벽이던 내 귀를 트이게 하셨나이다.”

 

“주여, 당신을 위해 우리를 내시었기에 우리가 당신을 찬양하는 일에 기쁨을 느끼게 하시나이다. 당신 안에 쉬게 될 때까지는 우리 마음이 평온치 못하리이다.”

 

참으로 깊고 아름다운 전례가 우리의 신앙에 큰 활력소가 됩니다. 성인의 삶을 압축 요약하는 아침 성무일도 찬미가는 얼마나 깊고 아름답고 풍요롭던지 그 일부를 인용합니다.

 

-“하늘에 빛나시는 위대한 사제/찬란한 학자의 별 눈부시도다

광채를 뿜으시며 신앙의 빛을/순수히 온누리에 밝혀 주시네

 

성인은 견고하게 신앙지키고/오류의 유혹들을 힘차게 눌러

더럽고 낡은습관 말끔히 씻고/밝혀진 지혜로써 멀리하셨네

 

당신은 이승에서 관상하셨고/이제는 하늘에서 밝은빛으로

그얼굴 마주보고 즐기시옵는/복되신 성삼위께 영광있으라”-

 

참 좋은 하느님의 선물들인 성인들입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사랑을 그대로 반영하는 성인들입니다. 우리 삶의 지표가 되는, 인생 무지와 무의미와 허무에 대한 답이 바로 성인들입니다. 우리의 비극은 성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성인이 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요 참 행복의 길입니다. 

 

어떻게 하면 진리의 연인, 성인이 되어 살 수 있겠는지요. 바로 오늘 말씀이 답을 줍니다. 바로 복음의 슬기로운 처녀들처럼 깨어 주님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하느님의 힘이자 지혜이신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막연히 깨어 있는 삶이 아닙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기쁘게 깨어 기도하게 되고 준비하며 기다립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에서 주님 진리의 말씀을 실천하며 주어진 책무에 최선을 다하며 준비합니다. 바로 오늘 슬기로운 다섯처녀들이 이의 모범입니다. 이와 대조되는 어리석은 다섯 처녀들입니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바로 성녀 젤투르다의 임종어이기도 합니다. 준비하고 있던 슬기로운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잔치에 들어갔고 문은 닫혔습니다. 나중에 등에 기름을 담아 허겁지겁 늦게 도착한 처녀들은 문을 두드리지만 주님의 대답은 냉냉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가슴 철렁한 참 서늘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평생 주님을 섬겨 왔는데 주님은 ‘나를 모른다니요!’ 말 그대로 멘붕입니다. 기름이 상징하는 바 참으로 깊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을 사랑하여 주님의 말씀을 지켜온 축적된 삶이 바로 내 기름입니다. 주님과 사랑 깊이의 관계를 드러냅니다. 

 

과연 내 삶의 기름은 충분한지 묻게 됩니다. 과연 날로 주님 진리의 말씀을 지키며 깊어가는 주님과 사랑의 관계, 앎의 관계인지 살펴보게 됩니다. 그러니 몇날에 마련되는 삶의 기름도 아니요 누구한테 빌려 올 수도, 빌려 줄 수도 없는 각자가 평생 마련해야할 삶의 기름, 신망애信望愛의 기름입니다. 오늘 복음의 결론 말씀이 정신 번쩍 들게 합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에 깨어 사는 이들입니다. 언제 주님이, 죽음이 올지 모르니 깨어 오늘 지금 여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해 살 때 미래는 걱정 안해도 됩니다. 사실 이보다 더 좋은 죽음 준비도 없습니다. 참으로 깨어 살 때 복된 주님과의 만남의 죽음입니다. 

 

바오로 사도와 흡사한 성 아우구스티누스입니다. 둘다 참으로 치열히 진리이신 주님의 연인이 되어 평생 한결같이 주님을 사랑하여 찾았던 분들입니다. 주님의 평생 학인, 평생 전사가 되어 죽을 때까지 참으로 치열히 사랑하며 깨어 살았던 분들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주님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이처럼 사랑할 때 지칠줄 모르는 사랑에 깨어있는 삶입니다.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걸림돌이요 어리석음이지만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바로 우리가 사랑하고 찾는 분은 이런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하느님의 힘이시며 지혜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성인들은 물론 믿는 모든 이들의 영원한 연인이신 진리이신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과의 사랑을 날로 깊게 해주시어 우리 모두 진리의 연인이 되어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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