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전투 -주님의 전사-2020.10.29.연중 제30주간 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Oct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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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9.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에페6,10-20 루카13,31-35

 

 

 

영적전투

-주님의 전사-

 

 

 

수도생활 초창기부터 거의 40년 동안 제가 한결같이 좋아한, 또 수없이 강론에 인용했던 주제가 ‘영적전투-주님의 전사-’였고 오늘의 강론 주제입니다. 제대가 없는 죽어야 제대인 계속 영적전투중인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로서의 수도승의 신원이라는 것입니다. 비단 수도자뿐 아니라 믿는 모든 이들이 주님의 전사입니다. 

 

제 주변에서 참 대단한 주님의 전사들같은 자매들을 대할 때는 전우애를 느끼며 용기백배하기도 합니다. 정말 평생을 주님의 전사로 하루하루 치열히 살 때 우울증이나 치매는 전혀 걱정안해도 될 것입니다. 행여나 치매에 걸린다 해도 주변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고운 치매, 예쁜 치매가 될 것입니다. 예전 어느 자매와 주고 받은 대화도 생생합니다.

 

-“제 남편은 전우입니다.”

“맞습니다. 전우끼리 전우애를 돈독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상과의 영적전투도 힘겨운데 부부의 전우끼리는 절대 심하게 싸워서는 안되겠습니다. 부부끼리의 심한 싸움은 자중지란, 세상과의 영적전투에 치명적입니다. 아무리 세상살이 힘들어도 부부끼리의 전우애의 일치가 견고하다면 영적전투에 백전백승일 것입니다. 감히 천하무적이라 할 수 있지요.”-

 

부부만이 아니라 우리 수도공동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주님의 전사로서 전우애를 돈독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예전 아빠스님은 기상 시간이 출근 시간이고 취침시간이 퇴근 시간이라 했는데 저에겐 기상 시간이 영적전투가 시작되는 시간이고 취침시간은 하루의 영적전투가 끝나는 시간입니다. 

 

예전에는 새벽 3시가 영적전투 개시 시간이라면 지금은 새벽1시, 그리고 오후 8:30분이면 영적전투가 끝나 잠자리에 드는 하루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자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인생은 오르막길보다는 내리막길이 힘듭니다. 첩첩산중, 살아갈수록 힘듭니다. 젊었을 때는 공부와의 전쟁, 중년기에는 일과의 전쟁, 노년에는 병마와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노년은 치매와의 전쟁이 대세 같기도 합니다.

 

지난 번 주님은 제 소원을 들어 주시어 교통사(交通死)할 뻔 한 저를 살려 주셔서 전사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영적전사란 기도하다가, 또는 공부하다가, 또는 일하다가 죽는 것을 뜻합니다. 고속도로에서 9.29일 대형 교통사고 순간 떠오른 것은 내일의 미사와 강론이었던 저를 주님은 기적적으로 감쪽같이 살려주신 것입니다. 상처부위의 머리에 붙였던 흰 커다란 반창고를 볼 때 마다 네가지 깨우침은 평생 영적전투에 필수 지침이 될 것입니다.

 

1.깨어 있어라.

2.회개하라.

3.감사하라.

4.사랑하라.

 

“불암산이 떠나면 떠났지 난 안 떠난다.” 배수진을 치고 종신불퇴의 자세로 32년 동안 불암산 기슭 수도원에서 영적전투중인 저의 삶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예외없이 평생 영적전투를 치러야 하는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들입니다. 

 

참 고맙게도 오늘 제1독서 에페소서의 주제가 영적전투요 그 빛나는 모범이 바오로 사도입니다. 백전노장, 영적전투의 베테랑인 바오로 사도의 충고가 참으로 고맙고 큰 도움이 됩니다. 사실 평생 영적전투에 전의와 사기, 훈련과 무기는 정말 중요합니다. 생략하기가 아까워 많은 부분 그대로 인용합니다. 예나 이제나, 아니 옛보다 악마들이 더욱 발호하는 시대라 유비무환의 자세가 참으로 절대적입니다.

 

“주님 안에서 그분의 강한 힘을 받아 굳세어지십시오. 악마의 간계에 맞설 수 있도록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히 무장하십시오. 우리의 전투 상대는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권력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령들입니다. 

진리로 허리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을 입고 굳건히 서십시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위한 준비의 신을 신으십시오.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그래야 악한자가 쏘는 불화살을 그 방패로 막아서 끌 수 있습니다. 구원의 투구를 받아 쓰도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늘 성령 안에서 온갖 기도와 간구를 올려 간청하십시오. 인내를 다하고 모든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며 깨어 있으십시오. 담대하십시오.”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영전전투에 금과옥조의 필수 지침입니다. 진리, 정의, 평화, 믿음, 말씀, 기도등 얼마나 좋은 영적무기들인지요. 주님의 전사는 진리의 전사, 정의의 전사, 평화의 전사, 믿음의 전사, 말씀의 전사, 기도의 전사라니 얼마나 영예로운 호칭인지요! 하여 영원한 영적 훈련병이 되어 끊임없는 회개와 기도등 온갖 수행의 영적훈련에 항구하고 충실한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바오로 사도에 앞서 영적 전투에 최고로 빛나는 모범이 바로 우리 사랑하는 예수님이십니다. 아니 두분뿐 아니라 성서와 교회의 모든 성인들이 주님의 전사들이었습니다. 예수님과 바오로는 물론 많은 순교자들이 순교의 전사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루살렘을 두고 한탄하시기 전 죽음에 직면한 예수님께서 전의를 새로이 하는 단호한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보라, 오늘과 내일은 내가 마귀를 쫓아내며 병을 고쳐 주고, 사흘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은 마친다.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영적전투에 최선을 다하다가 마침내 예루살렘에서의 순교의 전사를 예감하는 주님의 말씀이 참 비장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주님의 전사’인 우리 모두를 당신의 권능으로 완전 무장시키시어 오늘도 영적 승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끝으로 다음 고백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주님의 전사(戰士)로, 

주님의 학인(學人)으로, 

주님의 형제(兄弟)로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로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으로

끊임없이 수도가정에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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