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名品 인생을 삽시다 -이탈의 삶-2020.12.30.수요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6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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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30.수요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6일                                           1요한2,12-17 루카2,36-40

 

 

 

명품名品 인생을 삽시다

-이탈의 삶-

 

 

 

어제에 이어 똑같은 강론 제목 ‘명품인생을 삽시다-이탈의 삶-’입니다. 자발적 이탈의 삶이 아름답습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시작할 수 있는 명품인생이고 또 이렇게 살아야 행복합니다. 아주 오래 전 써놨던 시가 형님이 살아계실 때 방문했던 기억과 더불어 생각납니다. 형님 방의 푸른 하늘 환히 보이는 창문이 참 좋아 형님에게 말했습니다.

 

“형님, 창문밖 하늘 풍경이 참 좋습니다.”

“신부님, 쓴 시를 읽고 하늘이 보이도록 정리했지요.”

 

형님은 제가 쓴 ‘좋은 창 지닌 방 하나만 있어도’란 시를 읽었던 것입니다. 당시 형님은 ‘사랑의 향기 마을’ 카페에 올려지는 제 강론 글에 ‘무궁화 삼천리’란 필명으로 강론마다 자주 댓글을 다시며 격려해 주었습니다.

 

“방에 있는/TV,그림,사진---/대부분 군더더기/쓸데없는 짐

이보다 더 좋은/임 만드신/창문 밖 하늘 풍경

살아있는 그림/늘 봐도 새롭고 좋네

좋은 창 지닌/방 하나만 있어도/부러울 것 없겠네/행복하겠네.”-2005년-

 

참 행복하고 부요한 사람은 무욕의 이탈의 삶을 사는 이들입니다. 참 부자는 최소한의 소유로 자족하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많이 지녔어도 끝없는 탐욕의 사람이라면 가난뱅이요 결코 행복하지 못합니다. 참으로 삶의 중심이신 주님을 사랑할수록 저절로 행복하고 부요한 이탈의 삶에 명품인생이 됩니다.

 

바로 어제 복음의 시메온에 이어 오늘 복음의 한나가 그 모범입니다. 하느님만으로 행복한 한나는 참 부자요 복자福者요 자유인입니다. 하느님만을 섬기며 자발적 봉헌의, 이탈의 삶을 살다가 마침내 오매불망 꿈에 그리던 아기 예수님을 만납니다. 오늘 복음의 묘사가 한나의 참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이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다.’

 

하느님만으로 행복했고 만족했던 한나였음을 봅니다. 하느님만이 그의 삶 전부였기에 저절로 이탈의 삶입니다. 우리는 이 한나의 예를 통해 네가지 귀한 진리를 깨닫습니다.

 

1.우리의 사회적 지위는 하느님과의 관계에 무관하다. 하느님은 차별하지 않는 분이기에 누구나 하느님과 깊은 관계를 지닐 수 있다.

2.만일 우리가 하느님과 가까이 있고자 원한다면, 기도는 우리 삶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3.예수님은 어느 때든, 어느 장소에든 우리 삶에 오실 수 있다.

4.우리가 참으로 예수님을 알게 된다면, 그대로 머물수 없고 주변 사람들에게 그 체험을 나눌 수 뿐이 없다.

 

참으로 한나처럼 깨어 주님만을 섬기며 이탈의 삶을 살 때, 때와 장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바로 제1독서 요한 사도 역시 이탈의 삶을 강조합니다. 세상 것들의 무시가 아니라 세상 것들로부터 자유롭기 위함입니다.

 

“여러분은 세상도 또 세상 안에 있는 것들도 사랑하지 마십시오. 누가 세상을 사랑하면, 그 사람 안에는 아버지의 사랑이 없습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 곧 육의 욕망과 눈의 욕망과 살림살이에 대한 자만은 아버지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온 것입니다.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

 

그대로 복음의 한나가 이런 이탈의 삶의 모범입니다. 하느님만을 온전히 사랑하여 섬길 때 저절로 지나는 세상 것들의 집착에서 벗어난 이탈의 행복하고 부요하고 자유로운 삶입니다. 바로 영원한 삶의 실현이요 명품인생의 실현입니다. 

 

멀리 밖의 사막을 찾아가지 않아도 삶의 한복판에서 주님을 사랑하여 이런 이탈의 삶을 살아 갈 때 그대로 그 삶의 자리는 하느님을 만나는 사막의 고독과 침묵의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는 사막 교부들의 말씀도 있듯이 말입니다. 결국은 장소가 아니라 주님과 깊은 사랑의 관계가 이탈의 열쇠임을 봅니다.

 

품위있는 명품인생을 위한 삶의 우선순위를- 1.그리스도께 대한 사랑, 2.건강, 3.재산(돈)-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이 삶의 중심에 확고히 자리 잡을 때 건강이나 재물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점차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끊임없는 자발적 이탈의 삶을 통해 우리 모두 명품인생으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주님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네.”(요한1,1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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