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공부, 사랑 공부, 하느님 공부 -사랑밖엔 길이 없다- 2021.1.5.주님 공현 후 화요일 ​​​​​​​

by 프란치스코 posted Jan 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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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5.주님 공현 후 화요일                                                                   1요한4,7-10 마르6,34-44

 

 

 

평생 공부, 사랑 공부, 하느님 공부

-사랑밖엔 길이 없다-

 

 

 

교황님의 성탄 시기중 강론중 공동체 평화의 네 원리에 대한 가르침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1.풀지 않고 싸운채 잠자리에 들지 마라.

그리고 세 말마디입니다.

2.겸손의 표현인 '부디(please!)'란 말마디를 꼭 붙이라.

3.감사합니다(thank you!), 4.미안합니다(I am sorry) 란 표현에 인색하지 마라.

 

사소해 보이지만 참 섬세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이어 새벽 교황님 홈페이지를 여는 순간, 교황님의 지난 주일 일반 알현 시간 강론 내용의 주제가 한 눈에 들어 왔습니다. ‘하느님은 온갖 허약함 중에 있는 우리 모두를 사랑하신다(God loves us in all our frailty)’. 약한 인간, 아마 인간의 정의일 것입니다. 하느님은 약한 그대로의 우리 모두를 사랑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하느님 사랑을 깨닫는다면 저절로 형제들의 한계와 부족함을 지극한 인내로 끝까지 참아 견디며 기다릴 것입니다. 사실 살아갈수록 깨닫는 것이 인간의 약함과 한계요 부족함일 것입니다. 어제 수도형제에게 던진 유우머도 생각납니다.

 

“우리 요셉 수도원은 너무 건강하면 성소없다. 적당히 아프고, 적당히 약해야 성소있다.”

 

생각할수록 공감합니다. 너무 건강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생각하면 겸손하기도 기도하기도 힘들 것입니다. 억지로 아프거나 약할 필요는 없지만 적당히 아프고 적당히 약해야 아프고 약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랑도 생겨나고, 기도하려는 겸손한 마음도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벽 휴게실에 있는 1월1일자 농민신문 일면의 큰 글자 제목이 한 눈에 들어 왔습니다. ‘농農의 미래, 공존-공생에서 답을 찾자’, 결국 공존공생共存共生의 사랑에서 농업의 미래를 찾자는 것입니다. 

 

이제는 사랑뿐이 답이 길이 없습니다. 인간 무지와 무의미, 허무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본질은 무지가 아니라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평생공부가 사랑공부이자 하느님공부이고, 우리는 평생 졸업이 없는 ‘사랑의 학교’에서 평생사랑을, 하느님을 공부하는 평생학인이라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리 사랑공부, 하느님공부에 전념해도 하느님 앞에 우리는 영원한 초보자일 수뿐이 없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 요한1서는 짧습니다만 온통 사랑이란 말마디가 가득 들어 있어 헤아려 봤더니 10회 나옵니다. 역시 예수님의 애제자 사랑의 대가, 사랑의 사도 요한답습니다. 구구절절 간절하고 공감이 가서 생략할 구절이 전무하며 군더더기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우리 사랑을 비춰주는 거울같은 말씀 일부를 나눕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루르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을 우리는 알게 되었고 또 믿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

 

“우리가 심판날에 확신을 지닐 수 있는 것도 사랑뿐입니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

 

바로 하느님께 평생 날마다 이런 무사한 순수한 아가페 사랑을 배워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려움의 어둠을 쫓아내는 사랑의 빛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셨으니 서로 사랑해야 하고, 주님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해야 한다니 말그대로 사랑의 의무입니다. 바로 우리의 사랑에 전제되는 바 주님의 사랑입니다. 

 

그러니 우리 삶의 장 전부가 사랑을 배우는 배움터이자 사랑을 수행하는 수행터임을 깨닫습니다. 매일 평생 끊임없이 거행하는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수행 역시 하느님께 사랑을 배우는, 수행하는 시간입니다. 하여 하느님의 은총으로 끊임없이 정화되고 성화되어 아가페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게 되는 우리들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결정적 모델이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 사랑은 구체적으로 예수님을 통해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 안에서 환히 드러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이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말 그대로 사랑의 목자, 사랑의 기적입니다. 

 

서두의 묘사가 생생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바로 측은히 여기는 사랑, 가엾이 여기는 사랑, 불쌍히 여기는 사랑, 그대로 하느님의 사랑이요 이런 사랑있어야 비로소 사람입니다. 

 

이어 외딴곳 광야에서 전개되는 기적의 장면은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장면을 상징합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가난한 현실에 좌절함이 없이 혼신의 정성과 사랑으로,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기도하는 사제요 목자로서의 예수님 신원이 잘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말 그대로 사랑의 기적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을 감동시켰고 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란 진리가 입증됩니다. 바로 이런 자세로 미사에 참여해야 함을 배웁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생명과 사랑 충만한 사랑의 학인, 사랑의 수행자되어 살게 하십니다. 

 

끝으로 오늘 복음을 연상케 하는 시편 23장 일부를 나눔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평생 주님의 집 수도원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수도자들이 바쳐야 하는 참 아름다운 사랑의 고백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주시나이다.

 

제 한 평생 모든 날에

호의와 자애만이 저를 따르리니

저는 일생토록

주님의 집에 사오리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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