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름과 배움의 여정 -무지에 대한 답은 말씀이신 그리스도 예수님뿐이다-2021.1.16.연중 제1주간 토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an 1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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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6.연중 제1주간 토요일                                                          히브4,12-16 마르2,13-17

 

 

 

따름과 배움의 여정

-무지에 대한 답은 말씀이신 그리스도 예수님뿐이다-

 

 

 

배움을 권하는 글은 동서고금 공통적입니다. 고문진보古文眞寶에 나오는 글을 소개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행복해지고 욕심도 사라지듯 좋은 말씀을 읽으면 행복해지고 욕심도 사라집니다. 남자가 여자女子를 좋아하듯 배움을 좋아하라 호학好學입니다.

 

“힘써라, 후생들이여! 힘써 가르침을 구하라.

훌륭한 스승을 찾아 자신을 던져 결코 몽매蒙昧함에 머물러 있지 마라.

힘써 그대들은 어서 배움을 닦아 공연히 늙기만 기다렸다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중국 송나라의 재상, 사마광의 권학가勸學歌입니다. 배불리 먹고 따뜻이 입으며 안일하게 지내면서 가르침이, 배움이 없으면 금수禽獸에 가까워집니다. 송의 대유大儒 주희의 권학문勸學文에 이어 ‘우성偶成’이란 시입니다.

 

“말하지 말라.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이 있다고

세월은 무심히 흐를뿐 결코 나를 기다리지 않는다.

아아, 늙었노라! 이 누구의 허물인가.”

 

“소년은 늙기 쉬운데 배움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일지라도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네

못가 봄품의 꿈에서 채 깨기도 전에

섬돌 앞 오동잎 떨어져 벌써 가을이네.”

 

올해는 신축년辛丑年 소해입니다. 소에게서 버릴 것은 '하품' 하나뿐이라 합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우행호시牛行虎視의 자세로 하루하루 한결같이 배움의 수행에 충실해야 되겠습니다. 구상 선생의 말씀처럼 진정 내세를 걱정한다면 하루하루 오늘서부터 내세를, 아니 영원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연한 만남은 없습니다. 특히 주님과의 만남은 그러합니다. 누구나 마음 속 깊이 간직된 진리이신 주님을 찾는 열정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갈망과 배움에 대한 사랑 역시 누구나 깊이 간직된 천성입니다. 진리이신 주님을 찾는 갈망이 우리를 깨어있게, 살아있게 합니다. 주님을 만나게 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주인공 세리가 그 모범입니다. 주님은 세리의 갈망을 한눈에 알아챘음이 분명합니다. 참으로 주님을 찾는 갈망이 있을 때 주님을 만나는 천복의 은총입니다.

 

“나를 따라라!”

 

얼마나 감격적인 부르심입니까? 말씀의 빛이 무지의 어둠을 환히 비추는 순간입니다. 부르신 분은 누구입니까? 바로 언제 어디서나 살아계신 만고의 영원한 스승,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이제부터 레위는 예수님 제자 공동체에 합류하여 주님을 따라 배움의 여정에 올라 평생학인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말씀이자 진리이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무지의 어둠에서, 속박에서 벗어나 주님을 따라 빛의 여정, 자유의 여정에 오르게 된 레위입니다. 부질없는 만약의 가정법 질문이지만, 만일 세리가, 우리가 주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 인생 어떻게 전개되었을까요? 주님과의 만남이 얼마나 큰 천복의 은총인지 깨닫습니다.

 

잘 들여다 보면 레위의 부르심에 이의를 제기하는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이 진짜 무지의 죄인들이요 무지의 병자들임을 깨닫습니다. 이들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이 참 명쾌하고 통쾌합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알고 보면 우리 모두가 무지의 병자들이자 무지의 죄인들입니다. 한 두 번 부르심이 아니라 매일 평생 부르심에 응답하여 배움의 여정에 충실할 때 무지의 병도 치유되고 무지의 죄도 용서받습니다. 무지에 대한 근원적 처방은, 답은 말씀이신 그리스도 예수님뿐입니다. 이런 예수님을 배워 닮아가면서 비로소 무지의 어둠과 속박에서 벗어나 빛의 사람, 자유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빛이자 생명이신 말씀을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납니다. 이런 말씀 공부가 진짜 평생 공부입니다. 말씀을 통해 주님을 깊이 배워가는 우리들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 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어떠한 피조물도 감추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그분 눈에는 모든 것이 벌거숭이로 드러납니다. 이런 하느님께 예외없이 우리는 셈을 해드려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 히브리서 말씀이 참 고맙습니다. 바로 이것이 말씀의 힘입니다. 인간의 본질은 욕심도 허무도 아닌 이런 말씀입니다. 말씀이신 주님과의 끊임없는 일치를 통해 무지로부터 벗어나 주님을 닮은 참나의 실현입니다. 평생 과정이요 세상에 태어난 우리의 보람이자 소명召命입니다. 그러니 평생 말씀 공부와 실천은 필수입니다. 평생을 살아도 말씀이신 주님을 만나지 못하고 무지의 어둠중에 인생 마친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허무하겠는지요!

 

우리가 평생 따르고 배우는 스승님은 하늘 위로 올라가신 위대한 대사제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확신을 가지고 매일 우보천리, 뚜벅뚜벅 한걸음 한걸음, 주님을 따라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 바로 은총의 어좌에서 주님을 만나 필요한 은총을 풍성히 받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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