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5.금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히브13,1-8 마르6,14-29

 

 

 

하느님 중심中心의 삶

-참 권위와 형제애兄弟愛의 원천-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다.”

오늘 화답송 후렴입니다.

“주님은 나의 힘, 내 기쁨이시도다.”

오늘 아침성무일도 독서후 응송입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의 힘, 나의 기쁨, 고백하는 이들이 참으로 부요하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바로 주님 중심의 삶에 대한 고백입니다.

 

기분 좋은 몇가지 예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오늘 말씀 묵상중 23년전 생활성서 잡지에 우리 요셉 수도원에 관한 인터뷰 기사중 아름다운 대목이 생각나 찾아 봤습니다.

 

‘이수철 원장수사는 안으로는 강이 되고 밖으로는 산이 되어야 한다는 말마디에 유난히 힘을 준다. 그는 언젠가 ’정주’라는 제목으로 이런 시를 지었다.

 

-“산처럼 머물러 살면/푸른 하늘/흰구름/빛나는 별들

아름다운 하느님/배경이 되어 주신다”-1997.8.11

 

참 좋다. 하느님 사랑 안에 항구히 머물러 정주의 삶을 살면 그렇게 좋은 것을 왜 우리는 어리석게도 이리저리 헤매는 걸까.’(1998.11;생활성서12쪽)

 

정주서원의 삶을 통해 잘 드러나는 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은 참 권위와 형제애의 원천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아랫집 수녀원의 전임 관구장이었던 서 마리 레몽 수녀가 그 모범입니다. 저보다 12세 더 잡순 소띠 띠동갑의 85세의 불편한 건강이지만 참 치열히 하루하루 열정적으로 한결같이 사시는 분입니다.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사는 이들은 하느님 중심에 깊이 뿌리 내린 정주의 영성을 삽니다. 정주영성은 비단 분도수도자들뿐 아닌 믿는 이들 모두의 보편적 영성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2.4일은 작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제안하였고 유엔에서 재가함으로 최초로 맞이한 ‘제1회 국제 인간 형제애의 날’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아버지로부터 태어났다.”는 제하의 교황님 말씀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 중심에 깊이 뿌리내린 교황님의 권위와 형제애임을 깨닫습니다. 86세 노령에도 불구하고 교황님의 한결같은 열정과 노력은 언제나 감동이요 살아 있는 성인聖人임을 깨닫게 합니다.

 

또 하나의 모처럼 밝고 반가운 뉴스는 바이든 대통령과 문대통령의 두 정상간의 화기애애한 통화 내용이었습니다. “문대통령과 나는 가톨릭 신자이니 교황님과 자주 소통하자. 당선 직후 교황이 축하 전화를 주신 기억이 난다. 당시 기후변화와 민주주의 등 다양한 이야기를 했는데, 문대통령과 이야기를 해보니 두분의 견해가 비슷한 것 같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에 이어,

 

문대통령은 “교황님과 대화를 한 적이 있다. 교황은 동북아 평화 안정과 기후 변화등을 기억하셨다, 당신께서 직접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말씀도 하셨다. 교황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 화답했으며,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는 올해 하반기쯤이면 교황의 방북문제가 자연스럽게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합니다. 

 

오늘은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축일입니다.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 출신의 성녀는 3세기 중엽 데키우스 황제때 순교한 성녀로 아침성무일도 즈카르야의 노래 후렴 역시 성녀의 하느님 중심의 삶이 얼마나 확고한지 잘 보여줍니다.

 

“아가다는 마치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처럼 즐겁고 자랑스럽게 감옥에 갔으며, 자기 고통을 기도로써 주께 봉헌하였도다.”

 

한결같이 하느님 사랑의 중심에 깊이 뿌리 내린 ‘정주의 성인들’임을 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우리는 많은 가르침을 받습니다. 오늘 마르꼬 복음의 배치가 절묘합니다. 예수님의 열두제자의 파견과 제자들이 귀가하여 보고한 후 오천명을 먹이신 일화 사이에 세례자 요한의 죽음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분명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통해 더욱 각오를 새로이 하며 하느님 중심의 삶을 확고히 했을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세상을 떠났지만 예수님이 그 뒤를 이어 사명을 수행하니 하느님의 섭리가 참 오묘하고 고맙습니다.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과 너무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헤로데입니다. 한 마디로 삶의 중심이자 줏대인 하느님이 없는 우유부단하고 경솔, 경박한 인물이었습니다. 요한이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호감을 가졌지만 헤로디아의 사주를 받은 그 딸의 유혹에 넘어가 요한을 죽게 만듭니다. 예수님의 활약에 ‘내가 죽인 요한이 살아났다!’며 전전긍긍 두려워하고 불안해 하는 헤로데의 마음 역시 하느님의 줏대 없는 삶의 반영입니다.

 

오늘 히브리서는 이런 모든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모두에게 아주 구체적으로 하느님 중심의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 것을 촉구합니다. 

 

1.형제애를 실천하십시오.

2.손님접대, 즉 환대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3.감옥에 갇힌 이들, 학대받는 이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4.불륜이나 간음을 하지 마십시오.

5.돈 욕심에 얽매여 살지말고 지금 가진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하느님 중심에 깊이 뿌리내릴 때 자연스런 삶의 열매들이자 하느님 중심의 삶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형제애와 정결, 자족自足의 삶입니다. 이어 히브리서 저자는 우리 모두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산 지도자들을, 성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라 권고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일러 준 지도자들을, 성인들을 기억하십시오. 그들이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 살펴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아 하느님 중심의 삶과 더불어 참 권위와 형제애의 삶을 살게 해 주십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시편27,1). 아멘.

 

  • ?
    고안젤로 2021.02.05 08:58
    "주님, 주님 주신 말씀의 양식을 통해 하느님 중심의 삶을 흔들리지 않고
    살게 하소서.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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