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영원한 본향本鄕이자 안식처安息處 -그리스도 예수님-2021.2.8.연중 제5주간 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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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8.연중 제5주간 월요일                                                                 창세1,1-19 마르6,53-56

 

 

 

우리의 영원한 본향本鄕이자 안식처安息處

-그리스도 예수님-

 

 

 

2014년 안식년 때 오랜 동안 정주해 오던 요셉 수도원을 떠나 생활할 때가 생각납니다. 특히 산티아고 순례중 들렸던 성전마다 꼭 고향집에 온 듯한 편안했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고향집을 찾듯이 끊임없이 주님의 집, 수도원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작년 11월에 써놓은 고백시가 생각납니다.

 

-“가고 싶으나/갈 곳이 없네

보고 싶으나/볼 분이 없네

가고 싶은 곳/오늘 지금 여기 '주님의 집' 성전

보고 싶은 분/오늘 지금 여기 계신 '주님'뿐이네”-

 

바로 오늘 여기 주님이 계신 성전이 영원한 본향집이란 고백입니다. 오늘 창세기에서 하느님은 혼돈의 세상을 사람이 살 수 있는 고향집 같은 세상으로 만드십니다. 언젠가 인용했던 ‘지옥에는 한계가 없다’란 괴테의 말도 생각납니다. 경계가 없는 혼돈과 무질서의 자리가, 한계없는 탐욕의 자리 거기가 지옥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혼돈과 무질서의 세상을 경계를 지으며 각기 고유의 영역으로 나누시며 조화와 질서의 본향집 같은 안식처로 준비시켜 줍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명령따라 살기 좋은 고향집 같은 세상으로 변모되는 세상입니다. 말씀을 통한 창조입니다. 오늘 창세기 마지막 절은 낮과 밤, 빛과 어둠을 나누어 경계 지으시는 장면입니다.

 

“하느님께서 이것들을 궁창에 두시어 땅을 비추게 하시고, 낮과 밤을 다스리며 빛과 어둠을 가르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나흗날이 지났다.”

 

창세기 창조설화는 영원히 열려 있는 이야기이자 늘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됩니다. 참으로 우리를 부단히 회개에로 이끕니다. 창세기 창조설화중 매번 후렴처럼 반복되는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라는 구절이 인상적입니다. 모든 판단의 잣대는 하느님의 눈임을 깨닫습니다. 과연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은 세상인지, 참 좋은 나의 삶인지 자주 판단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하느님 보시기 참 좋은 공존공생의 균형과 조화, 평화와 질서의 세상이요 삶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보시기 참 아름다운 지구가, 세상이, 인간의 탐욕으로 얼마나 많이 망가져가고 있는지요! 날로 늘어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입니다. 참으로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삶이 잘 사는 삶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창세기 장면은 흡사 하느님 중심으로 질서있게 조성되는 균형과 조화의 참 좋은 세상을 보여줍니다.

 

하느님께 창조와 구원은 하나입니다. 단 한 번에 끝난 창조가 아니라 날마다 새롭게 우리를 창조하심으로 구원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겐네사렛에서 병자들을 고쳐주시는 장면은 그대로 무질서의 혼돈중의 사람들이 삶의 중심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을 만나 치유되고 구원됨으로 새롭게 질서 잡혀가는 창조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리하여 마을이든 고을이든 촌락이든 예수님께서 들어가시기만 하시면, 장터에 병자들을 데려다 놓고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주십사고 청하였다. 과연 그것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길을 잃고 집을 잃고 두려움과 불안중에 미아처럼 병고중에 방황하는 영혼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오늘 복음은 우리의 길이자 본향집인 그리스도 예수님을 만남으로 구원의 창조가 새롭게 이뤄지는 신바람 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삶의 중심이신 주님을 만나 치유 구원됨으로 새롭게 펼쳐지는 질서와 조화의 삶을 보여줍니다. 주님을 떠날 때 온갖 병고에 어둠과 혼돈의 지옥이며, 주님과 함께 할 때 빛과 생명, 질서와 조화, 치유와 구원의 천국임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치유와 구원이, 평화와 기쁨이 주어지는 영원한 본향집은, 안식처는 바로 오늘 지금 여기 계신 그리스도 예수님뿐입니다. 예수님 안에서 끊임없이 이뤄지는 창조와 구원의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를 치유, 구원하시어 당신 중심의 질서와 조화, 빛과 생명, 기쁨과 평화, 찬미와 감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우리 모두 당신을 닮아 당신의 '아늑하고 편안한 본향집같은, 안식처같은 존재'가 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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