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여정, 예닮의 여정 -회개와 사랑-2021.3.12.사순 제3주간 금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r 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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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12.사순 제3주간 금요일                                                          호세14,2-10 마르12,28ㄴ-34

 

 

 

사랑의 여정, 예닮의 여정

-회개와 사랑-

 

 

 

오늘 따라 본기도 내용이 깊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주님, 주님의 은총을 저희에게 인자로이 내려 주시어, 언제나 저희가 지나친 욕망을 끊고, 주님의 거룩한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은총없이 노력만으로 수행생활의 성취는, 유혹에 빠지지 않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 운이 칠이요 기가 삼이라 운이 따라야 성취라는 말도 있습니다. 농사 짓은 우리 수사님에게 물으니 80%가 하느님 은총이요 20%가 내 노력이라 합니다. 의사가 알 수 있는 병은 고작 20%요, 80%는 하느님 신비 은총의 영역이라 합니다. 제가 쓰는 강론 역시 고백하자면 80%가 은총이요 제 노력은 20%쯤일 것입니다. 이런 자각이 실로 겸허하게 하고 하느님께 부단히 찬미와 감사를 드리게 합니다.

 

봄은 사랑의 계절이자 파스카의 시기입니다. 파스카의 봄, 파스카의 신비, 파스가의 기쁨, 파스카의 사랑, 파스카의 아름다움입니다. 하여 봄에는 유난히도 아름다운 동요나 가곡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움이나 사랑이 아름다운 노래로 표현되는 것이지요. 작년 여름철에는 산책중 동요를 많이 불렀습니다만 요즘 봄에는 산책중 여러 봄노래를 배워 부르고 가끔은 성가도 부릅니다. 개신교의 ‘참 아름다워라’는 성가도 좋아합니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솔로몬의 옷보다 더 고운 백합화

주 찬송하는 듯 저 맑은 새소리, 내 아버지의 지으신 그 솜씨 깊도다.”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라는 말도 있듯이 하느님의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됩니다. 사실 사랑보다 더 좋은 화장품은 없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 사랑의 화신이 예수님이십니다. ‘사람’과 ‘사랑’의 발음이 비슷합니다. 사랑해서 사람임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 말의 묘미가 참 깊습니다. 참으로 사랑할수록 하느님을, 예수님을 닮아 참나의 실현이고 이것이 우리 삶의 평생목표이자 평생과제입니다. 

 

영적성장은 결국 사랑의 성장이요 삶의 깊이는 결국 사랑의 깊이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우리 삶의 여정은 사랑의 여정이자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입니다. 사랑의 결핍이야말로 만병의 근원입니다. 하여 사랑이야 말로 인간 무지의 병에 대한 최고의 치유제요, 허무와 무의미에 대한 답임을 깨닫습니다. 삶의 의미는 사랑입니다. 하여 제 졸저 제목도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입니다. 

 

과연 날로 하느님을, 예수님을 닮아 깊어가는 사랑의 여정인지요. 사랑하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여 사랑에서 나오는 분별의 지혜요, 참으로 사랑할 때 율법의 완성임을 깨닫습니다. 어제의 기분좋은 덕담도 생생합니다.

 

“제가 하루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어제 수녀원 미사 강론전 드린 말씀에 수녀님들의 얼굴이 순간 환해졌습니다. 거의 진담眞談에 가까운 말인데 이 또한 사랑의 표현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에서 나오는 덕담이나 청담이요 유머입니다. 얼마전 수도원 중앙 십자로에 위치한 예수성심상 아래 바위가 흡사 ‘기도하다가 바위가 된 사람’같아 지금도 산책때마다 감동하는데 이 또한 ‘사랑의 눈’에 발견된 신비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의 신비, 사랑의 관상, 사랑의 수행, 사랑의 성사, 사랑의 기적, 사랑은 우리의 모두입니다. 사랑이 빠진 삶은 헛것의 삶이요 영혼 없는 유령같은 삶입니다. 영혼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랑의 시인, 사랑의 신비가, 사랑의 예언자인 호세아는 우리 모두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회개할 때 마음의 순수요 사랑의 하느님을 만나 사랑의 축복에 본래의 사랑을 회복합니다. 우리 사랑의 여정은 ‘회개-사랑-회개-사랑’의 과정의 연속입니다. 사랑의 여정은 그대로 회개의 여정이 됩니다. 회개와 사랑은 함께 가며 더불어 깊어지는 삶입니다. 오늘 제1독서 호세아서는 얼마나 감미롭고 아름답습니까? 호세아 예언자의 하느님 사랑이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됩니다.

 

“이스라엘아,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라.”

 

참으로 사순시기, 회개로 주 우리 하느님께 돌아와 사랑의 아름다움을 회복하는 절호의 시기입니다. 회개한 이들에게 내려 주시는 사랑의 축복이 시적으로 참 아름답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제 내가 반역만 꾀하는 그들의 마음을 고쳐주고, 기꺼이 그들을 사랑해 주리라. 내가 이스라엘에게 이슬이 되어 주리니, 이스라엘은 나리꽃처럼 피어나고, 레바논처럼 뿌리를 뻗으리라. 이스라엘의 싹들이 돋아나, 그 아름다움은 올리브 나무 같고, 그 향기는 레바논의 향기 같으리라.”

 

주님 사랑의 축복을 가득 받은 영혼의 내적 풍요로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참 아름다운 묘사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를 깨닫고, 분별있는 사람은 이를 알아라’, 회개한 영혼들에게 쏟아지는 넘치는 사랑의 축복을 깨달으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사랑은 무엇입니까? 바로 오늘 예수님은 율법학자의 물음에 대해 명쾌하게 그 사랑의 정체를 밝히십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만고불변의 진리가 사랑의 이중계명입니다. 방대한 성서를 요약한다면 이 말씀뿐입니다. 구별할 수 있을 지언정 분리할 수 없는 둘이자 하나인 사랑의 이중 계명입니다. 이를 한자로 요약하면 경천애인敬天愛人이고 고 김대중 토마스 모어 대통령의 좌우명입니다. 이에 대해 화답하는 율법학자의 깨달은 모습도 참 아름답습니다.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진정성은 이웃 사랑으로 검증됩니다. 이런 사랑의 실천과 더불어 오늘 지금 여기서 실현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바로 이런 사랑의 이중 계명의 모범이, 롤모델이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예수성심은 바로 사랑의 샘입니다. 

 

참으로 회개할 때, 예수님을 사랑할 때 주님은 이렇게 우리 모두에게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아낌없이 선물하시니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한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은총을 베푸시어 사랑의 여정, 예닮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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