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봄이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 봅시다-2021.3.23.사순 제5주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r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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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23.사순 제5주간 화요일                                                                민수21,4-9 요한8,21-30

 

 

 

예수님은 봄이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 봅시다-

 

 

 

어제는 참 잊지 못할 날이 될 것입니다. 집무실의 하수구를 깨끗이 청소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고맙게도 친애하는 어느 본당 신부가 상담고백성사후 집무실의 하수구의 기구를 철물점에 사다가 일부 교체하며 깨끗이 청소하여 웬지 모르게 불쾌하게 나던 악취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에 주고 받는 메시지입니다.

 

-“하늘의 영성뿐만 아니라 땅 현실의 디테일에 강해야 온전한 영성인 것 같습니다. 땅 현실의 디테일에도 강한 영적 사제가 되길 바랍니다.”

“하수구 정리를 해드려서 저도 마음이 개운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마음의 하수구 정리도 참 중요합니다. 오물의 악취보다 죄로 부패해가는 영혼의 악취는 더 고약합니다.”-

 

참 재미있는 상징적 배치가 오묘합니다. 위에는 제 고백상담실이요 아래에는 화장실입니다. 간혹 모르는 분은 집무실이자 고백상담실을 화장실로 착각하고 오는 분들을 보며 순간적 깨달음에 빙그레 웃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위에서는 입으로 영혼의 오물의 죄를 배설하는 고백상담실이고, 아래에서는 대소변으로 육신의 오물을 배설하는 화장실의 배치가 참 절묘하구나. 그러니 고백상담실은 영혼의 화장실이네!’

 

그러니 ‘영혼의 화장실’인 고백소에서 고백성사를 자주 보며 영혼을 깨끗이 할 때 죄의 악취는 사라지고 그의 인품에서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 말씀이 화두처럼 들립니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그래서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속에서 죽을 것이다.”

 

하여 자기 죄속에 죽지 않기 위해 위의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보고 믿어야 합니다. 위에서 오시고 세상에 속하지 않은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볼 때, 만날 때 구원입니다. 위에 높이 달린 십자가의 예수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자 우리가 늘 바라봐야 할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 구원의 표징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바라볼 때 무지의 어둠으로부터 지혜의 빛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죄에서 은총으로의 축복된 삶입니다. 날로 예수님을 닮아 감으로 우리 역시 예수님처럼 아래에서 살지만 위로부터 온 사람이,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거룩한 사람이 되어 살 수 있습니다. 

 

보십시오! 오늘 제1독서 민수기의 주제는 ‘구리뱀’입니다. 기둥위에 높이 달린 구리뱀이 상징하는 바, 십자가의 예수님입니다. 구원의 은혜를 까맣게 잊고 당장의 곤궁함을 견디지 못해 하느님과 모세에게 불평하며 죄를 짓다가 불뱀에 물려 죽어가던 백성들을 대신하여 모세가 간청하자 구원의 처방을 마련해 주신 하느님이 참 고맙습니다.

 

“너는 불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아라. 물린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게 될 것이다.”

 

하여 모세는 구리 뱀을 만들어 그것을 기둥 위에 달아 놓았고, 뱀에 물린 사람은 구리 뱀을 쳐다보면 살아났다 합니다. 그대로 구리뱀이 상징하는 바 구원의 십자가의 예수님입니다. 참으로 회개와 구원의 표징인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볼 때 불평하며 죄를 짓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십자가의 예수님을 늘 바라봐야 합니다. 엊그제 교황님의 삼종기도후 복음 말씀 강론도 참 은혜로웠습니다.

 

“십자가의 표지는 전 세기를 통해 가장 탁월한 그리스도인들의 상징이다. 어디서나 사람들은 십자가를 통해 예수님을 만나고 인정하게 된다. 사람들은 교회 안에서, 신자들의 가정 안에서, 십자가의 목걸이나 묵주반지에서 십자가의 예수님을 만난다. 복음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생명나무 십자가는 사랑과 섬김, 무제한적인 사랑의 자기증여(self-giving)를 표현한다. 이런 십자가의 예수님을 늘 바라볼 때 1.가까이 있음(closeness), 2.연민(compassion), 3.부드러움(tenderness)이란 하느님 스타일의 세 삶이 특징이 형성된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늘 바라보고 예수님을 믿으십시오. 예수님은 당신을 왜 믿어야 하는지 다시 강조하여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사람이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바로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은 그대로 ‘나는 나이신’ 하느님을 바라보는 것이자 이런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요, 아버지께서도 예수님을 통해 늘 우리와 함께 계심을 깨닫게 되니 바로 이것이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예년보다 10일은 빨리 개나리, 진달래, 매실 등 무수한 나무꽃들에 이어 무수한 풀꽃들인 봄꽃들이 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겨울의 죽음을 통과하여 봄을 맞이한 파스카의 꽃들이라 한결같이 청초한 아름다움입니다. 벌써 부활의 기쁨을 앞당겨 활짝 피어나는 봄꽃들을 보니 예전 써놓은 ‘예수님은 봄이다’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예수님은 봄이다, 봄은 사랑이다, 봄은 생명이다.

봄이 입맞춘 자리마다 환한 꽃들 피어나고

봄의 숨결 닿은 자리마다 푸른 싹 돋아난다

에수님은 봄이다. 봄은 사랑이다, 봄은 생명이다.”-1999.3

 

그렇습니다. 봄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만날 때 절망은 희망의 꽃으로, 어둠은 빛의 꽃으로, 죽음은 생명의 꽃으로, 불화는 평화의 꽃으로, 불평은 감사의 꽃으로, 슬픔은 기쁨의 꽃으로 피어나는 우리 영혼의 꽃입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도 파스카의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우리를 치유하고 자유롭게 하고 세상의 빛이, 세상의 소금이 되게 하는 파스카 예수님과 일치의 삶입니다. 발광체發光體인 예수님의 반사체反射體가 되어 살게 되는 우리들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승리의 절정을, 부활의 영광을 상징합니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파스카의 예수님을 바라볼 때 ‘고양되는(lifting up)’ 우리들입니다. 어제 읽은 ‘세븐 업(Seven Up)’이 재미있어 소개합니다. 위의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볼 때 마다 특히 노년분들은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다음 사실을 꼭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1.클린 업(clean up); 몸을 항상 깨끗하게 하고 생활 주변도 청결을 유지하라.

2.리슨 업(listen up); 자기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지 말고 상대방 말을 듣는 자세로 전환하라.

3.샫 업(shut up); 가능한 입을 다물고 지갑을 열라. 가능한 말을 아껴라.

4.드레스 업(dress up); 옷은 날개다. 아무렇게나 옷을 입지 말고 당당하게 잘 차려 입어라.

5.쇼우 업(show up); 자기를 적당히 노출시켜라. 일이나 모임이 있을 때 잘 분별하여 참석해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라.

6.오픈 업(open up);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기 마음을 활짝 열라.

7.기브 업(give up); 세상 것들에 집착하지 말고 할 수 있는 한 주고 나누라.

 

그러고 보니 세븐 업은 빛나고 향기로운 인간품위를 유지하는 구체적 지혜로운 처방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여기다 결정적인 하나를 추가한다면 파스카 예수님을 닮은 '리프트 업(lift up)', 고양된 삶이겠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날로 당신을 닮아 향기롭고 빛나는 구원의 고양된 삶을 살게 하십니다.

 

“내가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이리라.”(요한12,32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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