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안開眼의 은총, 개안의 여정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2021.4.6.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pr 0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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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6.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사도2,36-41 요한20,11-18

 

 

 

개안開眼의 은총, 개안의 여정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

 

 

 

무지에 대한 답은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뿐입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개안의 은총, 개안의 여정-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참 많이 사용했던 강론 제목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마음의 눈이 열릴 때 비로소 주님을 알고 나를 알게 됩니다. 

 

하여 우리 삶의 여정은 눈이 열려가면서 주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는 ‘개안의 여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도대체 이런 주님과의 만남을 통하지 않고는 주님은 물론 나를 알 길이 없습니다. 무지의 어둠, 무지의 눈멈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자주 인용했던 행복기도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바로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언젠가의 그날이 아닌 오늘 지금 여기서 만나야 할 주님입니다. 주님을 만날 때 눈이 열려 주님을 알고 나를 압니다. 개안의 기쁨은 그대로 파스카의 기쁨이요 이런 기쁨을 능가하는 것은 없습니다. 흡사 활짝 만개한 온갖 다양한 파스카의 봄꽃들이 주님을 만나 활짝 열린 눈들을 상징하는 듯 참 찬란하고 황홀합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은 ‘사도들의 사도’라 칭하는 마리아 막달레나이고 제1독서 사도행전의 주인공은 주님의 수제자인 베드로요, 이 두분이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와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은 늘 읽을 때 마다 새로운 감동입니다. 만남에 당연히 전제되는 바 마리아의 사랑입니다. 당신을 찾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사랑에 감동하신 주님께서 먼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묻습니다.

 

-“여인아, 누구를 찾느냐?”

주님의 물음에 마리아는 정원지기로 생각하고 말합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

 

문득 연상되는 바 에덴동산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에덴동산의 정원지기가 되었음을 상징합니다. 바로 내 삶의 자리 에덴동산에 정원지기로 현존하시는 부활하신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장면이 오늘 복음의 절정입니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야!”하고 부르셨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뿌니!” 하고 불렀다-

 

목자이신 주님의 음성에 귀가 열리고 눈이 열려 주님을 알아보는 마리아입니다. 아마 이런 주님과의 만남의 추억은 마리아의 삶에 샘솟는 활력의 원천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당부입니다.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고 하여라.”

 

이제 믿는 이들 우리 모두는 부활하신 주님의 형제들이 되었음을 뜻하며 부활하신 주님은 하느님 곁에 계신 초월자超越者시며 동시에 오늘 우리와 함께 계신 내재자內在者이심을 깨닫습니다. 사실 주님은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바로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 중심에 자리잡고 계시는 초월자超越者이자 내재자內在者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을 제자들에게 보고하는 마리아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눈이 열리고 귀가 열린 마리아는 무지의 어둠, 무지의 눈멈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우리 역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과의 만남으로 눈이 열리고 귀가 열려 무지에서 벗어납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이들의 반응을 소개합니다.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에 주님을 만나 마음이 꿰찔리듯 아파하며 눈이 열린 이들은 묻습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화두와 같은 물음에 주님은 베드로를 통해 정답을 주십니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 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타락한 세대로부터 자신을 구원하십시오.”

 

세례를 받아 신자가 된 삼천 명은 그대로 주님을 만나 눈이 열리고 귀가 열려 무지에서 해방된 이들입니다. 이미 세례 받은 우리들이지만 여전히 회개를 통해 용서와 성령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의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개안의 여정에 성령 충만한 삶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사촌형의 장례식장에 문상갔을 때 영정사진 주변의 남은 유가족들이 눈에 밟혔습니다. ‘아, 형이 떠나기전 주님을 믿어 가족들을 주님께 맡기고 떠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흡사 남은 가족들이 고아처럼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평생 바르고 착하게 살다가 주님 부활 대축일에 세상을 떠났으니 주님은 자비를 베푸시어 당신과 함께 형도 부활시켜 주셨으리란 믿음도 듭니다. 

 

사실 시골 초중고初中高의 동문인 사촌형은 사촌형제들 모임이 있을 때 마다 독신 수도사제인 저를 안타까워해 병원비에 보태 쓰라 40-50만원의 용돈을 슬며시 주머니에 넣어 주기도 한 인정 많은 분이었습니다.

 

주님과 만날 때 눈이 열리고 귀가 열려 주님을 알고 참 나를 알 수 있습니다. 한 두 번만 아니라 평생, 날마다, 주님을 만나 개안의 여정, 회개의 여정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이니, 바로 우리의 삶은 날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 우정의 사랑을 날로 깊이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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