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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7.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사도3,1-10 루카24,13-35

 

 

 

참 아름다운 삶

-예닮의 여정-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확실한 것이 세월이요 죽음입니다. 아무도 나이들어 늙어감을 막을 수 없고 때되어 맞이하게 되는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파스카의 봄이 지나면 곧 여름이 되고 신록과 더위는 한층 더해질 것입니다. 모두가 다 지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지금 여기서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을 만나며 기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삶의 지혜입니다.

 

저와 순교복자수녀회 진천 ‘무아無我의 집’ 피정집과는 인연이 참 깊습니다. 제 마음의 고향집 같이 참 푸근하고 편안합니다. 태령산 중턱의 옛 사제관을 그리며 2년만에 도착한 무아의 집, 피정집과 사제관은 상전벽해, 완전히 변해 있었습니다. 끊임없는 회개의 내적혁명을 통한 내적변화도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비탈이 사라져 평평해 있었고 사제관 자리에는 예수 성심삼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축복 가득한 분위기의 새 건물의 피정집에서, 사제관에서 역사적인 첫 피정을 갖게 되었으니 참 감사합니다. 다 변화해도 내 순수한 ‘마음의 고향’과 ‘예수님’만은 영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삶은 변화의 여정입니다. 참 많이 강론 주제로 택했던 ‘여정旅程’이란 말마디입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참 아름다운 삶-예닮의 여정-’입니다. 누구나의 소망이 참 아름다운 삶이며 우리의 영원한 구원자이자 도반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닮아갈수록 깊어가는 아름다운 예닮의 삶일 것입니다.

 

죽음은 ‘무無’에로의 환원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낳아 하느님이 집으로 돌아가는 ‘귀가歸家의 여정’입니다. 제 즐겨하는 묵상이 인생여정을 일일일생 하루로 압축해 보는 것이며, 일년사계로 압축해 보는 것입니다. 제가 2000년 8월말 이곳 무아의 집 피정집에 피정지도차 왔을 때 52세의 시점을 일일일생, 일년사계로 확인해 보니 오후 2시쯤의 초가을 같고, 21년 후인 2021년 4월 지금은 73세 오후 4시쯤의 초겨울 같다는 생각에, 아버지 집으로의 귀가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이처럼 삶의 여정을 일일일생, 일년사계로 압축해보면 내 삶의 시점이나 지점이 확연히 드러나 환상이 걷힌 본질적 삶을 살게 될 것이며, 하루하루 주어지는 하느님 선물에 찬미와 감사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요즘 예수님 부활 대축일후 말씀의 주제는 대부분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과의 만남에 관한 것입니다. 사실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과의 만남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우리 인간의 영원한 고질병인 무지無知와 허무虛無에 대한 유일한 답도 우리 삶의 영원한 목표目標이자 방향方向이며 중심中心이자 의미意味이신 예수님뿐이기 때문입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이 빠진 삶은 살아도 참으로 사는 것이 아닌 완전히 유령같은 헛것의 삶입니다.

 

참 삶은 예수님을 날로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입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면서 참 나의 실현입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오늘 루카복음 말씀과 제1독서 사도행전 말씀의 배치가 참 고맙습니다. 예닮의 여정에 결정적 가르침과 깨달음을 줍니다.

 

엠마오 도상의 여정이 상징하는바 우리 예닮의 여정입니다. 엠마오 도상의 여정중인 두 제자들과 함께 한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셨지만 이들은 눈이 가려 함께 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우리와 늘 함께 하신 임마누엘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지만 우리 역시 눈이 가려져 있다면 만날 수 없습니다.

 

하여 성경 말씀공부에 미사전례 참석입니다. 바로 오늘 루카복음은 미사전례의 구조를 보여줍니다. 제자들의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고백에서 보다시피 복음의 전반부는 미사로 하면 ‘말씀 전례’에 해당되고, 후반부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자 그분께서는 사라지셨다’는 내용은 미사로 하면 ‘성찬전례’에 해당 됩니다. 그러니 매일 미사를 통한 주님과의 만남이 예닮의 여정에 얼마나 결정적 도움을 주는지 깨닫게 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엠마오 도상의 여정은 예닮의 여정에 근본적 요소를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기도하라’, ‘공부하라’는 기본적 가르침에 환대의 영성입니다다. 미사 공동전례기도에 항구하고 성경 말씀 공부에 항구하며, 만나는 이웃을 따뜻한 마음으로 환대하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이 환대를 통해 예수님을 만났듯이 우리 역시 일상의 크고 작은 이웃 환대를 통해 주님을 만납니다. 온전한 영육의 균형잡힌 건강을 위해 ‘기도하라’, ‘공부하라’에 이어 ‘일하라’, ‘운동하라’ 꼭 둘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참으로 주님께서 주신 참 좋은 선물이 파스카의 예수님과 만남의 선물입니다. 바로 예닮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한 기쁨과 감사의 삶자체가 이웃에겐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를 통해 파스카의 예수님을 선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의 결정적 모범이 예수님의 최측근 제자들이었던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의 베드로와 요한입니다. 모태에서부터 불구자였던 이를 치유하는 다음 대목은 읽을 때마다 늘 신선한 충격에 감동을 줍니다.

 

‘베드로는 요한과 함께 그를 유심히 바라보고 나서, “우리를 보시오.”하고 말하였다.’ 눈맞춤의 '아이 컨택트'를 시도하는 베드로의 사랑입니다. ‘그가 무엇인가를 얻으리라고 기대하며 그들을 쳐다보는데, 베드로가 말합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그러면서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러자 그가 즉시 발과 발목이 튼튼해져서 벌떡 일어나 걸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기도 하였다.’

 

얼마나 아름다운 살아있는 장면인지요! 파스카의 예수님과 하나된 베드로야 말로 최고의 영적 부자이자 자유인입니다. 베드로를 통해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과 만남의 선물로 치유의 구원에 새롭게 부활한 태생 불구자입니다. 주님은 친히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과 하나된 우리의 영육을 아픔과 병을 말끔히 치유해주시며, 예닮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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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4.07 08:45
    사랑하는 주님,
    지난 사순시기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하느님에 대한 순종을 통한 구원과 부활의 기쁨을 보았습니다

    저희도 매일 만나는 주님 말씀으로 세상속 많은 유혹에서도 순종과 이겨낼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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