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뜻대로 -주님 뜻이 내 뜻이 되는 삶-2021.5.15.토요일 성 파코미오 아빠스(290-346)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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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5.15.토요일 성 파코미오 아빠스(290-346) 기념일 

사도18,23-28 요한16,23ㄴ-28

 

 

 

주님 뜻대로

-주님 뜻이 내 뜻이 되는 삶-

 

 

 

“주님은 어지시다, 찬양들하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시편136,1)

“하늘의 하느님을 찬양하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시편136,26)

 

새벽 성무일도시 장엄한 시편 136장 26절까지 반복된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라는 후렴입니다. 주님의 자애로 가득한 참 아름다운 성모성월 5월, 계속되는 파스카 축제의 청명한 날들입니다. 끊임없이 피고 지는 꽃들이 끊임없이 기도하고 말씀 공부하고 회개하라는 깨우침을 줍니다. ‘끊임없이’ ‘한결같이’ 기도해야 합니다. 말씀을 공부해야 합니다. 회개해야 합니다. 살아있는 그날까지 숨쉬듯이 밥먹듯이 해야하는 이 세 수행입니다. 

 

-“숨 쉴 때마다

온몸과 맘을 적시는

꽃향기

사랑의 향기

존재의 향기

당신의 향기

이 향기로 산다”-

 

새벽 일어나 출입구를 나설 때 한 숨 가득 들어오는 아카시아 꽃향기에 저절로 나온 고백告白입니다. 꽃향기를 쉼쉬듯 주님 향기를, 주님을 숨쉬며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기도와 삶이 하나되어 주님을 날로 닮아갈 때 이뤄지는 기적같은 현실입니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뜻이 제 뜻이 되게 하소서.”

“주님, 사랑합니다. 찬미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새벽 산책중 예수님 성심상 바위에 잠시 엎드려 바치는 화살기도입니다. 참으로 늘 말씀을 숨쉬며 살고 싶은 마음에 늘 들고 다니는 매일미사책입니다. 기도와 말씀의 한결같은 수행이 날로 주님을 닮아가게 하고 참 내가 되게 합니다. 참 역설적인 진리의 신비가 주님을 닮아갈수록 참 내가 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전설적인 성인이 오늘 우리 분도 수도자들이 기리는 성 파코미오 아빠스입니다. 공주共住 수도생활의 창시자로 꼽히는 성인은 참으로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57년 한 생애 참으로 한결같은 기도로 주님과 일치의 삶을 살았던 수도성인입니다. 이집트 상부, 오늘날 룩소로의 타벤니시라는 마을에 머물러 기도하는 중에 “많은 사람들이 너를 찾아와 수도자가 될 것이니 그곳에 머물로 집을 한 채 지어라.” 하는 천사의 음성을 듣고 시작한 파코미오 수도원입니다.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습니다. 주님 뜻대로 한결같이 항구히 살아온 이들에게 기적은 너무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33년 여기 요셉 수도원에서 정주하다 보니 무수히 목격하는 기적들입니다. 10년 이상 겪어 온 한 자매의 삶 역시 신비로운 기적입니다. 

 

“9년 만에 하느님께서 주신 외손자의 선물입니다. 사위와 딸이 한결같이 기다리며 기도해온 결과 주신 외손자의 선물입니다. 그래서 딸 부부는 외손자의 이름을 ‘이도’라 지었고 성명은 ‘정이도’입니다. ‘그리스도’에서 딴 이름 ‘리도’로 ‘리’는 ‘이’로 바꿔 ‘이도’입니다.”

 

주님의 뜻이 그대로 이뤄졌다 하여 감사하는 마음에 ‘이도’라 이름 지었다니 얼마나 갸륵한 젊은 부부의 신심인지요! 정말 한결같이 기도할 때 일어나는 사랑의 기적입니다. 끊임없이 간절히 기도할 때 부수적인 모든 것은 사라지고 본질적인 것만 남습니다. 원하는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정말 필요한 것 하나만 남으니 바로 이것이 주님 뜻이자 내 뜻이 되는 겁니다.

 

-“신부님은 무엇을 좋아합니까?”

무엇인가 선물하고픈 마음에 묻는 수녀님에 즉각적인 답입니다.

“수녀님을 좋아합니다.”

당혹감에 젖은 수녀님에게 곧 드린 답변입니다.

“주님만을 좋아합니다.”-

 

언젠가 수녀님과 주고 받은 덕담도 생각납니다. 주님의 물음에 대한 ‘주님, 당신 외는 어느 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당신만 원합니다.’라고 답했다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일화도 생각납니다. 예수님 역시 복음에서 당신 이름으로 청할 것을 간곡히 당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그 날에 너희는 내 이름으로 청할 것이다. 바로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

 

‘그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주님은 아버지께 이르는 생명의 길, 진리의 길, 구원의 길, 하늘길임을 각인시키는 말씀입니다. 이 주님의 하늘길을 잊어버려, 잃어버려 방황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 유독 눈에 띠는 ‘길’이라는 단어입니다.

 

‘얼마 동안 지낸 뒤 다시 “길”을 떠나’

‘이미 주님의 “길”을 알고 있던’

‘그에게 하느님의 “길”을 더 정확히 설명해 주었다.’

 

바로 예수님이 하느님의 길입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바로 여기 답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의 필요를 모두 아십니다. 하느님의 길, 하늘길이신 예수님 이름으로 바치는 기도는 다 들어 주십니다. 참으로 예수님처럼 살아갈수록 응답되는 기도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의 뜻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아폴로가 바로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더불어 연상되는 복음입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 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루카10,2).

 

우연은 없습니다. 모두가 하느님 구원 섭리의 손길 안에 있습니다. 우리 요셉 수도원 형제들 하나하나만 봐도 그대로 증명됩니다. 정말 ‘신의 한 수’와도 같은 하느님이 보내 주신 선물들입니다. 혜성같이 등장한 아폴로는 결코 ‘우연의 산물産物’이 아니라 바오로와 그 일행의 ‘기도의 선물膳物’임이 분명합니다. 바오로의 참 좋은 협력자이자 동반자인 아폴로입니다.

 

“아폴로는 그곳에 이르러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미 신자가 된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그가 성경을 바탕으로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논증하면서, 공공연히 그리고 확고히 유다인들을 논박하였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사랑하여 닮아 하나되어 갈수록 그 삶자체가 최고의 복음 선포이며 우리의 모든 기도는 때가 되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매 기도마다 말미에 KS 마크처럼 붙는 예수님 이름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예수님과 하나되어 아버지의 뜻대로 살게 하십니다. 예수님께 드리는 사랑의 고백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예수님, 당신은 저희 모두이옵니다.

저희 생명, 저희 사랑, 저희 희망, 저희 기쁨, 저희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당신께 대한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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