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2021.5.24.월요일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주간)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2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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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5.24.월요일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주간)

창세3,9-15.20 요한19,25-34

 

 

 

아,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하와가 죄지어 잃은 모든 것, 성모는 성자로 회복하시고

고통에 우는 이 천국들도록, 당신은 하늘문 여시었도다.

 

성모는 어좌로 나아가는 문, 눈부신 하늘의 문이시로다

속량된 백성아 찬양들하라, 동정녀 낳으신 영원한 생명”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오늘 아침 성모 축일 찬미가가 참 깊고 아름답고 은혜롭습니다. 어제의 감격感激을 잊지 못합니다. 저를 어버이처럼 여기는 44년전(1977년) 당시 13세 신림초등학교 6학년때 제자들이, 지금은 57세로 노년老年을 향해가고 있는 남녀 제자들 7명이 저를 찾아 와 하루를 참 즐겁게 지낸 날입니다.

 

지금 저는 73세 노년이지만 당시는 29세 열정과 순수한 사랑의 29세 청년교사였습니다. 싸온 도시락도 한 집안 식구처럼 함께 먹은 후 집무실에서 ‘스승의 노래’에 이어 몇 동요도 열정과 순수의 마음을 다해 열창熱唱을 해줬습니다. 새벽에 전해 받은 동영상을 열어보니 더욱 감동입니다.

 

“숲속의 합창소리에 이끌려서요.--- ㅎㅎㅎ”

 

집무실 앞을 소리없이 지나던 자매님에게 후에 조용히 사유를 물어보니 울려퍼지는 ‘스승의 은혜’ 노래 소리를 듣고 감동하여 찾았다는 것이며, 또 노래도 불러주고 떠났습니다. 언제 들어도 정다운 노래, ‘스승의 은혜’입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라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스승 대신 ‘주님’을 넣어도 ‘어머니’를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스승의 은혜를 들을 때, 부를 때 마다 생각나는, 눈물짓게 하는 어머니입니다. 누구나 공감하는 바, 세월 흘러 나이들어갈수록 생각나는 성모 마리아같은 어머니일 것입니다. 어렸을 때 가장 많이 불렀던 ‘어머니’ 호칭인데 이젠 가장 많이 생각나는 어머니입니다. 지금은 매일 미사봉헌하기에 가장 많이 부르는 호칭이 미사경문에 나오는 하느님 ‘아버지’입니다.

 

예전 초등학교 시절 하교下校하여 집에 돌아오면 우선 찾는 어머니였습니다. 간혹 어머니 안 계실 때의 그 허전했던 분위기의 기억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예전 형님댁에서 머물며 공부할 때 형님도 퇴근하면 “수철아, 형수 어디 갔니?”물으며 우선 찾는 사람이 형수였습니다. 집안의 ‘해’라하여 ‘안해-아내’, 혹은 ‘집사람’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집안의 중심과 같은 어머니나 아내가 없는 집안은 얼마나 쓸쓸하고 허전할까요. 그리하여 아무리 초라해 보이는 자매도 누구의 소중한 어머니이자 아내일 거라 생각하면 저절로 귀히 여기는 마음을 지니게 됩니다.

 

부질없는 상상이지만 우리 자모慈母이신 가톨릭 교회에 마리아 성모님이 계시지 않다면 얼마나 허전하고 쓸쓸할까요! 완전히 빈집같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육신의 어머니가 안 계셔도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가 영원히 함께 계시니 얼마나 고맙고 반갑고 기쁜일인지 모릅니다. 참 고맙게도 5월은 어머니달, 성모성월聖母聖月이요 미사중 가장 많이 부르는 성가가 성모님 노래인데 코로나로 인해 노래 못한지가 2년째입니다.

 

“한생을 주님위해 바치신 어머니, 아드님이 가신길 함께 걸으셨네.

어머니 마음 항상 아들에게 있고, 예수님 계신 곳에 늘 함께 하셨네.

십자가 지신 주님뒤 따라 가시며, 지극한 고통중에 기도드렸네.

주님의 뜻을 위해 슬픔도 삼키신, 말로 다할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

 

가톨릭 성가 248장 가사와 곡도 생각납니다. 오늘은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참으로 고맙게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2018년 성령강림대축일 다음 월요일을 성모님 기념일로 제정하셨습니다. 사실 ‘교회의 어머니’란 호칭은 교부시대부터 쓰였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헌장에서 마리아에게 교회의 어머니라는 호칭을 부여했습니다. 

 

새삼 가톨릭 신자들의 깊고 고요한 심성心性도 끊임없는 묵주기도를 통해 성모님과 하나된 모성애母性愛의 표현이란 생각도 듭니다. 비단 여성뿐 아니라 남녀노소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지녀야하고 부단히 함양涵養해야할 성모님의 모성애입니다.

 

예수님은 새 아담이요, 마리아 성모님은 새 하와라합니다. 보십시오! 오늘 창세기의 아담과 하와 부부는 얼마나 무지의 철부지들인지요. 죄를 짓고도 회개할 줄도 모르고 책임을 전가하고 변명하기에 급급합니다. 이런 아담과 하와를 말끔히 극복한 새 아담인 우리 파스카의 예수님이시고 새 하와인 우리 교회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성모님입니다. 

 

흡사 오늘 복음이 영적 이등변 삼각형을 연상케 합니다. 이등변 삼각형의 윗 꼭지점에 십자가의 예수님이 계시고 아래쪽 오른 편 꼭지점에는 마리아 성모님과 몇 여인들, 그리고 왼쪽 꼭지점에는 우리 모두를 상징하는 애제자 요한이 있습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 사람, 애제자 요한이 상징하는 바 우리 가톨릭 신자들 모두입니다. 십자가의 예수님은 우리 모두가 마리아님의 자녀들임을 천명하십니다. 이어 예수님은 애제자 요한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바로 마리아님이 교회의 어머니이자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심을 천명하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들임과 동시에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의 자녀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날로 닮아가야할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성모님의 깊고도 깊은 모성애의 사랑입니다. 아마 하느님의 가이없는 사랑에 가장 근접해 있는 분이 우리의 영원한 어머니 마리아 성모님일 것입니다. <교회의 어머니Ecclesia Mater> 교령이 반포된 다음해 오늘 기념일에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재미있는 강론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교회는 여성적입니다. 교회는 어머니입니다. 교회가 이런 정체성을 상실하면 하나의 자선단체나 축구팀이 되고 맙니다. 남성적인 교회가 될 때 슬프게도 사랑도 할 수 없고 출산도 할 수 없는 노총각들의 교회가 되고 맙니다. 여성없이 교회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교회는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이 여성의 태도는 마리아에게서 옵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원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수도원에 끊임없이 미사예물과 봉헌금을 바치는 마리아 성모님을 닮은 자매들이, 이어 즐거이 주방 봉사를 하는 자매들이, 때되면 기쁜 마음으로 아름답게 제단을 꽃꽂이로 장식하는 자매들이, 수도원 반려견들을 극진히 돌보는 자매들이 생각납니다. 집무실을 찾는 남성 형제들은 거의 대부분 빈손이지만 여성 자매들이 빈손으로 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마리아 성모님을 닮은 이런 자매들의 모성애에 도저히 비교할바 못되는 부성애입니다. 철부지같은 거친 남성뿐들이었다면 교회는, 수도원은 벌써 문닫았을 것입니다.

 

성모성월 5월 어머니달에 맞이하는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어머니 동정 마리아 기념일이 참 고맙고 의미심장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교회의 자모慈母이신 마리아 성모님의 모성애母性愛를 날로 닮아가게 합니다.

 

“주님을 낳으신 동정녀, 복되신 교회의 어머니,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영으로 우리를 길러 주시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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