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삼위일체 하닮의 여정-2021.5.30.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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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5.30.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신명4,32-34.39-40 로마8,14-17 마태28,16-20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삼위일체 하닮의 여정-

 

 

 

“인간이 무엇이기에 아니 잊으시나이까, 그 종락 무엇이기에 따뜻이 돌보시나이까? 천사들 보다는 못하게 만드셨어도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주셨나이다.”(시편8.5-6)

 

아침성무일도 기도중, 삼위일체 하느님을 닮은 존엄한 품위의 인간 모습을 상징하는 윗 시편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이어지는 삼위일체 고백 후렴도 이채롭고 은혜로웠습니다.

 

“복되신 삼위일체시여, 성부는 사랑이시고 성자는 은총이시며 성령은 친교이시나이다.”

 

요즘 주일마다 계속되는 대축일입니다. 주님 승천 대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 그리고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역시 하느님의 참 좋은 사랑의 선물인 대축일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그 많고도 많은 축일은 결국 하나의 축일로 귀결됩니다. 그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축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사랑의 하느님으로 자신을 활짝 개방하신 참 깊고 아름다운 대축일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고백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초기 교회 때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과 더불어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의 교회에 주시는 성자 예수님의 장엄한 명령입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예외없이 모든 민족들이 복음 선포의 대상임을 깨닫습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신 성자 예수님은 얼마나 성부 하느님과 깊은 일치 관계에 있는지 깨닫게 하는 말씀입니다. 또 오늘 5월 성모성월 마지막 주일은 ‘청소년 주일’이기도 합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을 닮아 건강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들로 자라기를 바라는 교회의 염원이 담겨져 있음을 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정의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음받은 고귀한 품위의 인간입니다. 바로 이것이 인간의 정의입니다. 인간의 본질은 무지도 허무도 탐욕도 아닌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을 닮아갈수록 온전한 사랑의 참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말의 사랑과 사람이 참 신기하고 고맙습니다. 사랑해서 사람임을 일깨워줍니다.

제 좋아하는 예수님 닮기의 여정을 줄인 ‘예닮의 여정’은 바꿔말하면 삼위일체 하느님 닮기의 ‘삼위일체 하닮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닮아감으로 하느님을 닮아갈 때 비로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고귀한 신원이 바로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그러니 삼위일체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삼위일체 신학의 대가가 성 아우구스티누스입니다. 아마 번역된 교부문헌 총서에서 가장 길고 무거운 책이 장장 1391쪽이 되는 성인의 삼위일체론 책일 것입니다. 독파할 계획이었으나 229쪽까지 보고 중단된 상태입니다. 삼위일체론의 해제 끝부분이 책의 핵심을 요약합니다. 삼위일체 하느님 신비의 이해에 도움이 될 해제(성염 역주 31쪽) 일부분을 나눕니다.

 

-‘인류를 위하여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그대로 본뜬 것이 그리스도의 생애였고, 따라서 아우구스티누스 교부의 생각에는 그리스도의 언행을 따라가는 걸음이야말로 인간이 삼위일체의 신비에 도달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교부의 탐구 자세는 다음 기도에 잘 나타나 있다. “당신이 당신을 찾아내게 만드셨으니, 당신을 갈수록 더욱더 찾아내리라는 희망을 주셨으니, 탐구할 힘 또한 당신이 주소서. 당신을 기억하게 하소서. 당신을 이해하게 하소서.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인간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받았기 때문에 인생의 충만한 기쁨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향유享有하는 데에 있다. “삼위일체를 상기하고 관조하고 사랑하려면 살아있는 존재가 삼위일체를 상기해내고 삼위일체를 관상하고 삼위일체를 사랑하는 데 전 존재를 연관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비단 신학자뿐 아니라 참으로 믿는 이라면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알기위해 ‘기도’해야 함을 배웁니다. 삼위일체 하느님 신비는 어려운 듯 하지만 아주 쉬울 수 있습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의 신비가가 될수록 삼위일체 하느님 이해도 깊어질 것입니다. 

 

하느님으로 충만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멀리 밖에 계신 삼위일체 하느님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서 움직이며 숨쉬며 살아가고 있다는 자체가 삼위일체 하느님 충만한 사랑의 체험입니다. 참으로 삼위일체 하느님께 대한 체험적 사랑이 삼위일체 하느님 신비의 이해에 이르는 지름길입니다. 성령 안에서 성부 하느님을 향해 성자 예수님과 함께, 삼위일체 하닮의 여정중에 있는 영예로운 신원의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들입니다.

 

오늘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말씀 배치가 참 적절합니다. 제1독서는 성부 하느님, 제2독서는 성령 하느님, 복음은 성자 하느님 측면을 잘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바로 모세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오늘, 주님께서 위로는 하늘에서, 아래로는 땅에서 하느님이시며, 다른 하느님이 없음을 분명히 알고 너희 마음에 새겨 두어라.”

 

모세에 이어 바오로 사도가 고맙게도 성령 하느님의 은혜에 대해 분명한 답을 주십니다. 역시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복음입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의 영의 인도를 받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여러분은 사람을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자녀로 삼아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하고 외칩니다. 

 

이 성령께서 몸소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우리의 영에게 증언해 주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려면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

 

얼마나 성부 하느님과 성자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삼위일체가 분리할 수 없이 깊이 하나로 결속되어 있는지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의 성자 예수님께서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오늘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 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성자 예수님의 말씀이지만 동시에 성부의 말씀이자 성령의 말씀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할 것도 불안해 할 것도, 걱정할 것도 없습니다.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 예수님이자 삼위일체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문득 세기시 원장과 스테파노 수사가 주고 받은 말이 생각납니다.

 

“금경축 상본 성구 무엇으로 할까요?”

“’나다. 두려워 하지 마라.’로 해주세요.”

 

원장의 물음에 지체없이 답한 스테파노 수사였습니다. 그리하여 상본에는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14,27) 성구가 적혀 있습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예수님 말씀은 수도원 십자로에서 자나깨나 찾아오는 손님들을 환대하는 예수성심상에 바위판에 새겨져 있습니다.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with us), 우리를 위해 계신(for us) 성자 예수님이기에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할 것 없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가 명심해야 할 바 예수님과 모세의 다음 말씀입니다. 두 분이 이 지점에서 일치합니다.

 

예수님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라는 명령에 이어 모세의 명령입니다. “너희는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그분의 규정과 계명들을 지켜라. 그래야 너희와 너희 자손들이 잘되고,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영원토록 주시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결국 한결같이 사랑의 규정과 계명들의 실천에 항구하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과 모세는 한결같이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십니다. 마침 어제 삼위일체 하느님을 쉽게 설명한 글이 있어 나눕니다.

 

“성부 아버지는 주시는 분이고 성자 아드님은 받으시는 분입니다. 아버지가 주신 가장 귀한 선물은 당신의 생명이요 아들이 이어 받을 가장 값진 유산은 아버지의 생명이신 성령입니다. 아들이 숨쉬도록 해주는 아버지의 들숨날숨이 성령입니다. 성령은 아들이 아들되게 하며, 아들을 빛내주고, 아들에게 힘을 주는 아버지의 ‘혼불’입니다.”

 

어찌 예수님뿐입니까? 세례받아 예수님과 하나되어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진리입니다. 사랑의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가 닮아야 할 인간의 원형입니다. 성부 아버지와 성자 예수님과 성령과 하나되어 살아가야 하는 삼위일체적 존재인 우리들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날로 삼위일체 하느님과의 일치를 깊이하시며 참으로 충만한 행복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세상에서 가장 짧고 깊고 아름다운, 날로 삼위일체 하느님을 닮아가게 하는 참 좋은 기도인 성호경과 영광송으로 삼위일체 하느님을 고백합시다. 온마음과 온몸이 하나되어 바치는 기도입니다. 우리 마음 깊이 각인되는 삼위일체 하느님과 더불어 영원한 생명의 선물입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고개를 숙이며),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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