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라 꿈의 실현 -제자(弟子)이자 사도(使徒)-2021.7.7.연중 제14주간 수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l 0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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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7.연중 제14주간 수요일                                    창세41,55-57;42,5-7ㄴ.17-24ㄱ 마태10,1-7

 

 

 

하늘 나라 꿈의 실현

-제자(弟子)이자 사도(使徒)-

 

 

 

“내 마음은 주님 안에서 기뻐 춤추며, 

나의 힘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높여지는 도다.”(사무상2,1)

 

이런 찬미와 감사의 사람을 통해서 실현되는 하늘 나라의 꿈입니다. 장소가 아닌 사람입니다. 성지가 있어 성인이 아니라 성인聖人이 있어 성지聖地요 하늘 나라입니다. 장소가 아닌 사람입니다. 장소가 좋아서 하늘 나라가 아니라 사람이 좋아야 하늘 나라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 꿈을 실현하며 사는 사람이 바로 하늘 나라입니다. 수도원에서 피정을 마치고 간 한 수녀님이 남긴 친필 메시지입니다.

 

“수사님들께. 주님과 함께 행복한 시간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곳이 하늘 나라 천국이었어요. 하느님이 다스리시고 함께 하시는 이곳에서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그분과 만납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하느님과 함께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수도원이 하늘 나라의 꿈이 실현되는 장소였음은 바로 하늘 나라를 사는 수도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단 수도자뿐 아니라 누구는 하늘 나라 의 꿈을 실현하며 사는 이들이 있는 곳 바로 거기가 하늘 나라입니다.

 

‘현실에서 꿈꿔온 전원생활과 서점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말 그대로 “현타(현실 자각타임)”였다. 집에는 사시사철 각종 벌레가 출몰하고 마당에 잡초는 무성히 자라며, 시시때때로 뱀과 벌을 마주치고, 겨울의 추위는 혹독하다. 책방도 마찬가지였다. 똥줄 태우며 운영하지만 하루에 두권만 팔아도 다행이다 싶을 만큼 밥벌이 역할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막상해보니 할 만하고 낯선 일들이 익숙해 진다. 또 오늘 하루를 살아서 전보다 나은 사람이 되면 그걸로 충분하다.’

 

서울에서 프리랜서로 살다가 시골 생활에 정착한 어느 분의 고백입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서 전보다 나은 사람이 되면 충분하다’는 고백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바로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날로 전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 살 때 바로 그 사람이 하늘 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30년간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친 교수의 편지 글입니다.

 

-“저는 사람은 배우지 않으려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선생이 넘쳐도 영어를 배우지 못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공부가 강제로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발 이 말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공부를 하라면 좀이 쑤시는데 어떻게 책상에 앉아 있습니까? 모두가 이봉주가 되지 않고, 될 필요도 없듯이 공부도 그렇지 않은가요? 왜 공부를 억지로 시킵니까. 제 생각엔 교육이란 ‘정직한 사람’을 만드는 제도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교직에 몸담아 왔던 이의 슬픈 요약, ‘인간이란 공부하지 않는 존재’다라는 것입니다.”-

 

바로 ‘정직한 사람’을 통해 실현되는 하늘 나라의 꿈입니다. 참으로 공부의 궁극 목표는, 학교 공부만 아니라 평생공부의 목표는 정직한 사람, 참된 사람이 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통해서 하늘 나라의 꿈이 실현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하늘 나라의 꿈을 실현한 분을 만납니다. 복음의 예수님과 창세기 제1독서의 요셉입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 주게 하셨다.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예수님은 하늘 나라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제자 공동체를 만드시고 이어 열둘을 사도로 파견하십니다. 바로 우리가 속한 오늘 지금 여기 공동체가 하늘 나라 꿈의 공동체입니다. 안으로는 주님의 제자, 밖으로는 주님의 사도가 우리 믿는 이들의 신원입니다. 부단히 예수님께 배워야 하는 제자들이요, 친히 하늘 나라의 사도가 되어 파견되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께 배우는 제자로서, 파견될 사도로서 우리 신원을 확인하는 은혜로운 시간입니다. 내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사도로서 사도직에 충실할 때 바로 거기 실현되는 하늘 나라의 꿈입니다.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선포하여라.”

 

바로 우리 삶의 자리가 하늘 나라의 꿈이 실현되는 배움터요 일터요 우리는 주님의 사도가 됩니다. 참으로 주님의 제자가 되어, 사도가 되어 사는 사람이 그대로 하늘 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그러니 늘 깨어 하늘 나라의 꿈을 실현하며 진선미의 삶, 신망애의 삶을 사는 것이 우리 궁극의 사명이요 존재이유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의 전형적 모범이 창세기의 요셉입니다. 진짜 하느님의 꿈쟁이이자 쌈쟁이인 아버지 야곱 이스라엘을 그대로 닮은 요셉입니다. 오늘 창세기는 요셉의 하늘 나라의 꿈(창세37,5-9)이 그대로 실현되는 역사를 보여줍니다. 

 

‘이집트 땅에 기근이 심하였지만, 온 세상은 요셉에게 곡식을 사려고 이집트로 몰려들었다. 기나안 땅에도 기근이 들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이집트로 곡식을 사러 가는 사람들 틈에 끼어 그곳으로 들어갔다. 그때 요셉은 그 나라의 통치자 였고 모든 백성에게 곡식을 파는 것도 그였다.’

 

창세기의 요셉을 통해 진짜 하느님이 꿈쟁이는 이상주의자일뿐 아니라 땅의 현실에 뿌리내린 현실주의자임을, 참으로 지혜롭고 생활력 강한 쌈쟁이임을 깨닫습니다. 마침 고 김대중(토머스 모어) 대통령의 어록도 생각이 납니다. 

 

-“성공하는 인생을 위해서는 ‘서생적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원칙을 중시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해서 따지고 그것을 지켜야 한다. 그러한 사람은 철학이 있고 비전이 있고 당당한 인생의 목표가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인적 현실감각’이 필요하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손님 눈치보고 돈 버는 궁리를 하듯이 현실 문제를 잘 처리해서 성공하는 것을 병행해야 한다. 둘 중에 하나만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현실에서 성공할 수 없다. ‘상인적 현실감각’을 가지고 현실에서 성공하는 그러한 길을 가는 사람이 중요하다.”

(전북대 초청 강연과 질의응답,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전망”, 2007.4.6.)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지닌 고 김대중 대통령, 참으로 이상주의주의적 현실주의자인 하느님의 꿈쟁이이자 쌈쟁이였고, 세계 정치가들로부터 존경과 인정을 받은 세계적 인물이었습니다. 정말 그의 파란만장한 삶 역시 하늘 나라의 꿈이 실현되는 역사를 보여주는 성경처럼 생각됩니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라는 마지막 유언도 잊지 못합니다. 마침내 요셉의 꿈은 실현되어 형제들과의 흥미진진한 해후장면입니다.

 

“그래, 우리가 아우의 일로 죄값을 받는 것이 틀림없어. 그 애가 우리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할 때, 우리는 그 고통을 보면서도 들어주지 않았지. 그래서 이제 이런 괴로움이 우리에게 닥친거야.”

 

형들의 회개를 이끌어 내는 만남이요, 요셉은 그들 앞에서 물러나 울었다하니 요셉을 통한 하느님의 꿈이 실현되는 과정이 참 멋지고 감동적입니다. 과연 내 삶의 역사도 요셉처럼 하늘 나라의 꿈이 실현되는 역사인지 ‘내 삶의 성경책’을 렉시오 디비나 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제자요 사도가 되어 하늘 나라 꿈을 실현하며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의인에게는 빛이 솟아오르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솟나이다.”(시편97,1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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