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찾기 -주님은 우리의 영원한 참 보물이시다-2021.7.28.연중 제17주간 수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l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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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28.연중 제17주간 수요일                                                     탈출34,29-35 마태13,44-46

 

 

 

보물 찾기

-주님은 우리의 '영원한 참 보물'이시다-

 

 

 

오늘 마태복음은 일곱가지 하늘 나라 비유중 5-6째에 해당하는 보물의 비유와 진주 상인의 비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역시 좋으신 주님은 오늘 우리 삶의 자리에서 하늘 나라를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초등학교 시절 소풍때 마다 소풍이 끝날 무렵 소풍의 절정을 이루는 흥미진진, 마음 설레게 했던 보물찾기 놀이가 생각납니다. 

 

아마 50대 이상이 된 분들은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 마음 설레는 두가지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봄가을 소풍과 가을 만국기 펄럭이는 운동회입니다. 파란 하늘에 줄줄이 펄럭이는 만국기는 얼마나 마음을 기쁨으로 물결치게 했던지요! 저 역시 혹시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기다렸던 밤잠조차 설쳤던 두 추억의 소풍과 운동회입니다. 특히 시골 운동회는 완전히 어린이들 세상에, 그 마을의 축제요 잔치였지요.

 

지금도 생생한 눈에 선한 소풍때의 추억이 보물 찾기입니다. 선생님의 신호에 따라 보물 찾기가 시작되면 너나 할 것 없이 흥분한 마음으로 보물찾기에 돌입하여 돌틈이나 나뭇가지 사이등 접힌 종이 쪽지 보물을 찾습니다. 여러개 보물쪽지를 찾는 아이들도 있고 하나도 찾지 못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하나도 찾지 못했을 때의 쓸쓸함, 혹시 여러 개 찾은 아이가 하나라도 주었을 때의 고마웠던 마음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우리 인생은 보물찾기입니다. 참 기막힌 삶의 상징이 보물찾기입니다. 한 두번 보물찾기가 아니라 흥미진진 설레는 마음으로 죽는 그날까지 날마다 보물찾는 여정의 삶이어야 합니다. ‘나이 30에 죽어 70에 묻힌다’, 지금도 수십년전 강론에 인용했던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나이 30까지는 보물찾기에 재미있게 살았는데 그 이후 70에 묻힐 때까지는 보물찾기 없는 무료한,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닌 죽은 인생을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진정 보물 찾기 여정에 충실한 삶이었다면 나이 30에 죽어 70에 묻히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로 살다가 나이 70에 죽어 나이 70에 묻혀야 할 것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오늘도 보물찾기에 흥미진진한 마음 설레는 삶을 사십니까? 사실 저에게 새벽 강론 쓰는 시간은 주님의 파스카 신비를 체험하는 시간이자 설레는 마음으로 보물을 찾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완성된 강론은 주님께서 선물하신 그날의 참 좋은 보물이 됩니다.

 

무엇이 참 보물인가 묻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헤아릴 수 없이 보물의 종류도 많을 것입니다. 부모들에게는 착한 자식이 보물일수도 있고 연인이니 사이좋은 부부는 서로가 보물일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지금 몸담고 살아가는 공동체가 매일 새롭게 발견해가는 보물밭이 됩니다. 공동체 형제들 하나하나가 영적 다면체多面體의 살아있는 보석寶石처럼 보입니다. 사람에 따라 우상이라 생각되는 돈이나 명예, 지위도 보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우상같은 헛된 보물, 시간이 지나면 빛을 잃는 유한한 보물도 많을 것입니다. 때로는 선물들이 머지 않아 짐이 되는 것처럼 보물도 짐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궁극의 영원한 참 보물이겠는지요. 바로 오늘 복음의 비유가 말해 줍니다.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숨겨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말 그대로 우연이 아닌 뜻밖의 은총입니다. 예기치 못한 보물의 발견에 기뻐하며 모든 것을 다 팔아 그 보물밭을 산 사람입니다. 참으로 삶의 의미인 주님이란 보물을 찾아낸 사람입니다. 바로 우리 삶의 자리가 보물밭입니다. 여기 보물밭에서 주님을 깨달아 발견할 때 참 기쁨에 참 행복입니다. 한 두 번이 아니라 날마다 평생 주님을 찾아 발견하는,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결코 훔쳐올 수도 없는 깨달음의 보물, 주님이란 보물입니다. 이래서 삶은 깨달음의 여정이 되는 것입니다. 진주 상인의 비유도 대동소이합니다.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앞서와는 달리 끊임없는 열정과 갈망으로 보물을 찾다가 보물을 발견한 사람입니다. 진짜 참으로 사는 사람들은 영원한 참 보물인 주님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평생을 살았어도 이런 보물찾기 개념없이 그냥 사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어떤이들은 도중에 보물찾기를 포기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평생을 살았어도 영원한 참 보물인 주님을 찾지 못한 무지하고 허무한 삶이었다면, 평생 헛 보물인 재물과 세상것들을 추구하다 마친 삶이었다면 얼마나 허망하고 억울하겠는지요! 후회해도 이미 늦었습니다. ‘헛되고 헛되다, 세상 만사 헛되다’ 라는 코헬렛의 탄식이 저절로 나올 것입니다.

 

영원한 참 보물인 주님을 찾지 못해 헛된 보물인 세상 것들의 노예로 살다 보니 온갖 정신질환에 우울증입니다. 쓸쓸하고 외로운 광야인생, 삶의 무의미와 허무를 감당치 못해 갖가지 중독의 유혹에 빠지다 보니 폐인이 괴물이 되는 것입니다. 

 

반면 영원한 참 보물인 주님을 발견하여 주님과 함께 사는 이들은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부자들입니다. 주님의 향기를 발하는 참으로 매력적인 사람들이요 나이에 관계없이 영원한 청춘의 영적 젊음을 삽니다. 바로 오늘 탈출기의 모세가 그 빛나는 모범입니다. 영원한 참 보물인 하느님을 만나 대화했기에 그 기쁨과 행복에 빛나는 얼굴입니다.

 

‘모세는 주님과 함께 말씀을 나누어 자기 얼굴의 살갗이 빛나게 되었으나. 그것을 알지 못하였다.---이스라엘 자손들이 자기 얼굴의 살갗이 빛나는 것을 보게 되므로, 모세는 주님과 함께 이야기하러 들어갈 때 까지는, 자기 얼굴을 다시 너울로 가리곤 하였다.’

 

문득 예수님의 변모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밤마다 외딴곳에서 하느님 아버지를 만난 예수님이셨기에 모세처럼 환히 빛났을 예수님의 얼굴이요 일상에서는 너울이 그분의 얼굴을 가렸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간혹 체험하는 바 성체성사후나, 고백성사후 형제자매들의 빛나는 얼굴들입니다. 그대로 영원한 참 보물인 주님을 만났다는 증거인 것입니다.

 

주님을 찾는 갈망에 눈만 열리면 어디나 보물밭이요 거기서 영원한 참 보물인 주님을 만납니다. 바로 내가, 공동체가 영원한 참 보물이 숨겨진 보물밭입니다. 보물을 여기 놔두고 밖에서 방황하며 찾는 이들은 참 어리석은 이들입니다. 바로 성무일도와 미사시간은 물론 일상의 모두에서 영원한 참 보물인 주님을 만나 영적 부자로 자유인으로 참 행복과 기쁨을 살 수 있습니다. 

 

영원한 참 보물인 주님을 만났을 때 저절로 세상 것들로 부터의 이탈에 탈속의 고결한 삶, 영원한 삶, 하늘 나라의 삶입니다. 그 누구도 이런 이들을 유혹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발적 가난, 정결, 순종의 복음적 권고의 실천도 영원한 참 보물이신 주님을 만날 때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영원한 참 보물인 주님 앞에는 세상 모든 것들이 상대화되면서 빛을 잃어 시들해 버립니다. 

 

도대체 영원한 참 보물인 주님과 늘 함께 하는 삶인데, 하느님 맛에 이미 세상맛을 잃어 버린 삶인데 무엇을 더 바라겠는지요! 저절로 나오는 감사와 찬미의 고백입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영원한 참 보물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 신비의 삶,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황송스럽게도 영원한 참 보물이신 주님과 하나됨으로 우리 또한 영원한 참 보물이 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오늘 지금 여기서 참 자유인으로 참 부요하고 참 행복한 하늘 나라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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