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8.1.연중 제18주일 탈출16,2-4.12-15. 에페4,17.20-24 요한6,24-35
새 인간
-생명의 빵인 예수님이 답이다-
삶은 반복입니다. 하늘 아래 새 것은 없습니다. 새로운 반복, 위대한 반복, 거룩한 반복입니다. 좋은 사람이나 좋은 글은 늘 봐도 새롭고 좋듯이, 예수님과 예수님의 진리 말씀도 늘 봐도 늘 새롭고 좋습니다. 사제서품 만 32년 동안 매일 강론을 쓰면서 깨닫는 진리입니다. 반복을 통해 깨달음도 기억도 새롭고 깊어집니다. 결국 강론의 주제는 하나, 바로 예수님입니다. 우리가 물음이라면 예수님은 답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화두이자 꿈이자 비전이자 희망이신 예수님입니다. 우리의 영원히 살아 계신 주님이자 스승이자 벗이자 연인이자 도반이신 예수님이십니다. 몇가지 예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역시 수 차례 인용했던 예들입니다.
1.제 사제서품식 미사때 입당 성가 445장을 들으며 순간 주르르 흘렸던 눈물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한 감동입니다.
-“내 한평생을 예수님 안에 내 온전하게 그 말씀 안에
내 결코 뒤를 바라봄 없이 그분만을 따릅니다.”-
2.토마스 아퀴나스 성인 말년에 경당에서 있었던 일을 문틈으로 엿본 어느 수사의 전설같은 증언입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서 토마스 아퀴나스와의 대화입니다. 읽을 때 마다 공감하며 감동을 받습니다.
-“토마스야, 너는 나에 대해 참 잘 말했다. 무슨 상급을 주면 좋겠니?”
예수님께 드린 토마스의 대답은 바로 예수님의 친구들이자 제자들인 우리 역시 언제나 드리고 싶은 대답입니다.
“주님, 오직 당신만을 원합니다!(Nothing but youself, Lord!)”-
3.더불어 생각나는 예화입니다. 언젠가 어느 자매님이 고마운 마음에 무엇을 좋아하는가 물었습니다. 먹을 것을 물었음이 분명했지만 저는 에둘러 기분 좋게 거절했고, 함께 웃으면서 해피엔드로 끝났던 기억입니다.
“신부님, 무엇을 좋아하십니까?”
“예수님을 좋아합니다!”
청담淸談이자 진담眞談같은 대답에 참 흡족했습니다.
4.올해 사순절 첫날 재의 수요일 아침 산책중 발견한 수도원 십자로 예수님 성심상 앞에서 기도하다가 바위가 된 형상의 사람 모습입니다. 아마 올해뿐 아니라 이런 체험의 선물은 평생 처음일 것입니다. 지금도 매일 산책때 마다 ‘늘 거기 그 자리’에서 기도하는 모습의 사람 형상의 바위를 볼 때마다 감동하여 휴대폰 사진에 담곤합니다.
5.참 많은 형제자매들과 나눈 2018년 10월에 쓴 행복기도문입니다. 참 많이도 나눈 고백이지만 늘 고백하면서 예수님께 대한 사랑을 새롭게 합니다. 면담고백상담중 자주 보속으로 소리내어 읽게하는 기도문입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찬미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
기쁨, 평화, 감사, 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끊임없는 찬미와 감사의 삶중에 당신을 만나니
당신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를 선사하시나이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이제 당신을 닮아
온유와 겸손, 인내의 사람이 되는 것이 제 소망이오니
간절히 청하는 제 기도를 들어주소서
당신께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예수님께 대한 여러 예화를 나눴습니다. 과연 예수님은 누구입니까? 끊임없이 매일 물어야 할 물음입니다. 예수님을 깨달아 알아 가면서 예수님을 닮아갈수록 참 행복, 참 기쁨, 참 생명의 참나의 발견이자 실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탐구와 참 나의 탐구는 함께 갑니다.
첫째, 예수님은 ‘생명의 빵’입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I AM the Bread of Life). 나에게 오는 사람을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을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영적 배고픔과 목마름을 일거에 해결해 주실 분은 예수님뿐입니다. 배는 밥으로 채울 수 있어도 무한한 가슴의 허기虛氣는 예수님만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여기서 ‘나는(I AM)’ 모세가 불타는 떨기 나무속에서 만난 하느님 이름입니다. 바로 예수님은 하느님이라는 진리의 설파입니다. 이어 예수님의 정체를 알려주는 여섯의 고백입니다.
“나는(I AM) 세상의 빛이다(8:12,9:5)
“나는(I AM) 문이다(10:7,9)
“나는(I AM) 착한 목자이다(10:11,14)
“나는(I AM) 부활이요 생명이다(11:25)
“나는(I AM)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14,6)
“나는(I AM) 포도나무다(15:1,5)
바로 예수님은 하느님이라는 우리의 모두라는 고백입니다. 참으로 황송스럽게도 이 거룩한 미사시간, ‘생명의 빵’ 예수님의 성체를 모심으로 예수님을, 하느님을 닮아 참 내가 되는 복된 시간입니다.
둘째, 예수님은 참만나. 새만나입니다.
오늘 제1독서 탈출기에서 하늘에서 내려 온 빵인 만나는 바로 장차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하여 세상에 주실 양식의 전조前兆입니다. 진짜 천사의 양식, 천상의 양식 새만나는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입니다. 오늘 탈출기에서 광야에 서리처럼 깔린 잔 알갱이들이 무엇인지 몰라 이스라엘 자손들이 서로 묻습니다.
“이게 무엇이냐?”(Man-hu:manna)
바로 이 물음이 정체 모를 것의 이름, ‘만나’가 된 것입니다. ‘이게 무엇이냐?’ 마침내 참만나, 새만나 예수님의 성체를 통해 진짜 답이 주어집니다. 바로 이를 친히 해명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빵을 내려준 이는 모세가 아니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
예수님은 하늘에서 내려 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참만나, 참빵은 바로 당신이심을 밝히십니다.
셋째, 예수님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우리가 참으로 추구할 대상은 썩어 없어질 세상의 온갖 양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입니다. 우리가 궁극으로 추구해야 할 바, 영원한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 구원의 표징인 영원한 생명의 예수님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썩어 없어질 양식을 찾는 무지한 군중들을 향한 말씀은 그대로 우리를 향한 죽비같은,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빵만 보았을 뿐 빛나는 표징인 예수님을 보지 못한 눈먼 무지한 사람들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도록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우선순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의 부정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추구해야할 바, 영원한 생명의 예수님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인 예수님을 늘 삶의 중심인 으뜸 자리에 모시고 살라는 것입니다.
넷째, 예수님은 새인간의 원형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평생 과제가 새인간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그대로 오늘의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분명하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더 이상 헛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다른 민족들처럼 살아가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예수님 안에 있는 진리대로, 그분에 관하여 듣고 배운 가르침대로 살아가십시오.
곧 지난 날의 생활방식에 젖어 멸망해 가는 옛 인간을 벗어 버리고, 여러분의 영과 마음이 새로워져,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따라 창조된 새 인간을 입으십시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통해 실현됩니다. 그러니 아무 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새인간에 답은 오직 하나 생명의 빵이자 영원한 생명인 예수님뿐입니다. 이런 예수님과 하나의 일치가 깊어지면서 새인간으로 성장, 성숙해가는 우리들이요 평생과정이자 평생과제입니다. 이래서 새인간의 되어가는 영적 여정을 일컬어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이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론으로 우리가 할 일은 주님을 믿는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믿을 때 탈출기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일희일비하며 불평하지 않을 것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결코 원망하거나 절망하거나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바오로 사도의 권고처럼 어떤 처지에서도 감사할 것입니다. 참으로 참된 믿음의 표지가 감사입니다. 그러니 평생수행이 예수님 공부, 예수님 살기, 예수님 믿기입니다. 특히 우리가 할 일은 예수님을 믿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이를 분명히 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흡사 활동중의에 중독된 사람들같습니다. 무엇을 많이 잘 하여 주님의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믿어 구원받는 것임을 몰랐습니다. 참 좋은 손님은 빈손으로 와도 반갑고 기쁘듯, 주님께도 참 좋은 믿음의 사람은 빈손으로 와도 반갑고 기쁠 것입니다. 동문서답같은 예수님 말씀이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주님을 믿어 끊임없이 새인간이 되는 것이 하느님의 기쁨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주님을 참으로 믿는 일이며 그러면 나머지는 주님께서 다 해 주십니다. 결코 막연한 추상적인 믿음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수행을 통해, 책임을 다하는 분투의 노력을 통해 표현되는 믿음입니다. 좋으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영원한 생명과 더불어 참 좋은 믿음을 선사하시어 우리 모두 새인간으로 거듭 나게 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