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의 병病 -회개와 겸손, 지혜가 약藥이다-2021.10.12.연중 제28주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Oct 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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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2.연중 제28주간 화요일                                                          로마1,16-25 루카11,37-41

 

 

 

무지의 병病

-회개와 겸손, 지혜가 약藥이다-

 

 

 

-“생각없이

즐겁게 뛰노는

반려견들

 

사람이

생각없이

그렇게 살 순 없다.”-

 

수도형제들과 두 봉사자매의 사랑의 돌봄을 받는 수도원 반려견들을 보며 엊그제 써놨던 글입니다. 사람이 위대함은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없이 삶의 의미도 묻지 않고 그저 본능대로 먹고 자고 일하고 놀고 하며 그냥 살아간다면 반려견들의 동물과 비슷해지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혜는 사람들에게 한량없는 보물

지혜를 얻은 이들은 그 가르침이 주는 선물들의 추천으로

하느님의 벗이 된다.”(지혜7,14)

 

언뜻 펼쳤을 때 한 눈에 들어 온 지혜서 말씀이 참 반가웠습니다. 지혜로워야 합니다. 생각해야 합니다. 생각없이, 영혼없이 육의 본능대로 탐욕에 눈이 가려 살아가는 무지의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의외로 자기를 모르는 무지의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지혜로워야 합니다. 성서는 “착하라!”고 말하지 않고 “지혜로워라!”라고 말합니다. 비둘기처럼 순박하고 뱀처럼 지혜로우라고 말합니다. 지혜를 얻은 이들은 그 가르침이 주는 선물들의 추천으로 하느님의 벗이 됩니다. ‘하느님의 벗!’ 얼마나 영예로운 호칭인지요! 성서의 하느님을 만난 사람들, 또 교회의 성인들이야말로 지혜로운 하느님의 벗들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늘 강조하는 무지의 병입니다. 자기를 모르는 무지의 병입니다. 무지로 인한 탐욕, 분노, 질투, 어리석음 등 끝이 없습니다. 무지의 병, 무지의 악, 무지의 죄입니다. 참 똑똑한듯하나 자기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참으로 자기를 아는 이들이 지혜롭고 겸손한 이들입니다.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자기를 아는 겸손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뿐입니다. 부단한 회개와 더불어 무지로부터 해방되어 겸손과 지혜의 참 사람, 참 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삶은 회개의 여정이요 회개와 더불어 날로 자기를 알아가며 주님을 닮아 겸손하고 온유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이건 우리 선택의 영역이요 하느님도 힘껏 은총으로 도와주십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어리석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을 꾸짖는 내용입니다. 지식과 함께 가는 지혜가 아님을 깨닫습니다. 공부 많이 하여 지식은 많아도 지혜가 없는, 인색하고 욕심많은 무지한 사람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탐욕에 눈멀어 그 똑똑한 이들이 어리석게도 패가망신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지요. 옛 우리 어머니들은 배움은 짧아 지식은 부족했어도 삶의 지혜는 빛났습니다. 그 많은 구도자들이 사막의 수도승을 찾았던 목적도 삶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서 였습니다. 본말전도, 주객전도의 어리석은 바리사들의 무지를 일깨우는 주님의 죽비같은 말씀입니다. 이 또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지엽말단의 것들에 집착하는 표리부동의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허영의 실속없는 사람들입니다. 자선의 수행으로 탐욕을 비워낼 때 속은 물론 겉도 저절로 깨끗해집니다. 참으로 이런 이들이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끊임없이 섬김과 나눔의 사랑으로 자기를 비워내는 사람들이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속의 마음이 깨끗하면 겉은 저절로 겉도 깨끗해지니 전혀 걱정할 바 아닙니다. 60여년전 중학교 시절 3년 동안 담임이었던 최종훈 영어선생님의 “옷보다, 몸이 깨끗하고, 몸보다 마음이 깨끗해야 합니다!”라는 훈화를 지금도 기억합니다. 

 

참으로 부단한 사랑 실천의 자기 비움으로 마음이 깨끗한 이들이 지혜롭고 자유롭고 부요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이 또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의 영역입니다. 참으로 의식적으로 자기를 비우는, 나누는 분투의 노력을, 사랑을 선택할 때 하느님 은총의 도움으로 비로소 지혜로운 하느님의 벗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도 바오로 사도 역시 무지의 사람들에게 회개를 촉구합니다. 참으로 각자 무지의 병이나 죄나 악은 제탓이라는 것입니다. 우선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바오로 사도입니다.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복음은 먼저 유다인에게 그리고 그리스인에게까지, 믿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구원을 가져다 주는 하느님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힘은 복음의 힘, 하느님의 힘입니다. 우리를 무지에서 해방시켜주는 복음의 힘, 하느님의 힘은 바로 지혜의 힘입니다. 무지의 어둠을 밝히는 복음의 빛, 지혜의 빛입니다. 하느님의 지혜이신 파스카의 예수님과 사랑의 우정관계가 깊어질수록 참으로 지혜롭고 겸손하고 온유한 삶입니다. 이어지는 바오로 사도의 열화와 같은 회개의 촉구입니다.

 

“세상이 창조된 때부터, 하느님의 보이지 않는 본성 곧 그분의 영원한 힘과 신성을 조물을 통하여 알아보고 깨달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변명할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을 알면서도 그분을 하느님으로 찬양하거나 그분께 감사를 드리기는커녕, 오히려 생각이 허망하게 되고 우둔한 마음이 어두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지혜롭다고 자처하였지만 바보가 되었습니다.”

 

그대로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탐욕에 노예되어 살아가는 똑똑한 바보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예나 이제나 무지한 인간의 탐욕스런 인간의 본질은 그대로인것 같습니다. 참으로 하느님 탓이 아니 우리의 무지의 어리석음으로 자초한 불행이 대부분입니다. 지혜의 눈이 열릴 때 저절로 화답송의 시편도 고백할 것입니다.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말하고, 창공은 그분의 솜씨를 알리네. 낮은 낮에게 말을 건네고, 밤은 밤에게 앎을 전하네.”(시편19,2-3)

 

정말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사랑하여 선택하여야 할 주님이요 지혜요 말씀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지혜를 사랑할 때, 말씀을 사랑할 때 저절로 회개와 더불어 주님을 닮아 겸손과 온유, 지혜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의 무지의 병을 조금씩 점차 치유해주시고 당신을 닮아 지혜롭고 겸손한 사람, 하느님의 벗이 되게 해주십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무욕의 지혜요 행복이옵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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