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새로운 시작 -사랑과 인내, 노력과 훈련의 수행-2021.11.8.연중 제32주간 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Nov 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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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8.연중 제32주간 월요일                                                              지혜1,1-7 루카17,1-6

 

 

 

늘 새로운 시작

-사랑과 인내, 노력과 훈련의 수행-

 

 

 

“주님, 영원한 길로 저를 이끄소서.”(시편139,24ㄴ).

 

사람 누구나의 궁극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세상에 태어난 유일한 보람이자 행복은, 평생 공부는 무엇일까요? 답은 단 하나입니다.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바, 본래의 참 내가, 훌륭한 사람이,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사실 세월 흘러 살아갈수록 남는 것은 ‘사람’ 하나뿐입니다. 어떤 사람인가 하는 사람뿐입니다.

 

우리가 수도원에 온 목적도 무엇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사람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은 단기간의 성취가 아니라 죽는 그날 까지, 살아 있는 그날까지 평생 분투의 사랑과 인내, 노력과 훈련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늘 새롭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요즘 새삼스런 깨달음은 사람은 나름대로 그 고유의 천재성을, 성인의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천재와 노력은 함께 갑니다. 천재를 이길 수 없는 것은 평생 전사로서, 평생 학인으로서 백절불굴의 탄력 좋은 노력과 훈련 때문입니다. 

 

16년간 독일을 명실상부한 유럽 최고의 나라로 이끌었던 세계적 정치 지도자, 메르켈 총리가 언젠가 인용했던 평전의 마지막 대목입니다.

 

-필자는 앙겔라 메르켈에게 긴 정치 인생 동안 자신을 지탱해준 특성을 한 가지 꼽는다면 무엇이냐고 물었다. “참을성이요!” 그는 대답하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스프린터가 아니라 마라토너다. 그는 언젠가 역사책에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기를 바라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노력했다(She tried)” 라고 답했다. 선동 정치가 판치는 시대에 앙겔라 메르켈은 자신의 묘비명으로 “겸손과 품위”를 선택했다.-

 

참 매력적인 아름다운 영혼, 앙겔라 메르켈입니다. 조정래 작가의 하루 12시간 이상씩 의자에 붙들어 맨 채 손으로 꾹꾹 눌러쓴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집필 자세도 감동입니다. 

 

-‘태백산맥’ 10권 200자 원고지 1만6500장, ‘아리랑’ 12권 2만장, ‘한강’ 10권 1만 5천장을 비롯한 10만 여장의 육필 원고 앞에 서면 말문을 열기가 어렵습니다. 감동적인 인터뷰 대목입니다.

 

“치매에 걸리지 않는 것은 읽고 또 읽기 때문이다. 매일 맨손체조와 산책같은 가벼운 운동을 계속해서 피가 원활하게 돌게 한다. 매일 뭔가를 쓰는 것은 프로 스포츠 선수가 체력을 관리하는 것과 같다. 김연아도 손흥민도 그렇게 신들린 듯한 기량의 비결이 뭐냐?는 물음에 비결에 없다. 오직 노력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모든 인간은 집중해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 그것을 성취했을 때 황홀감을 느낀다. 그 황홀감이 그 동안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 그 토대위에 새로운 기운의 새싹이 파르파릇 돋아난다, 그 기운이 고통을 이겨나가게 한다. 그런 세월의 향기가 풍기는 우리의 삶이다.”

 

“모든 사람은 늙는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인생을 더 빛나게 하기 위해 정신적-육체적 건강생활을 경작해야 한다. 인생은 경영이다. 운이 아니라 노력에 의한 경영이 삶의 성패를 좌우한다. 나이는 육체가 먹는 횟수일 뿐이다. 나이들수록 정신은 명료하고 명징해질 필요가 있다. 내 부인 김초혜 시인은 저에게 가장 지성적인 대화자이고, 가장 슬기로운 충고자이자, 가장 열정적인 응원자다. 그러므로 김초혜를 영혼 육체를 다 바쳐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 대목중 김초혜 대신 주님으로 바꿔도 저에겐 그대로 통합니다. “주님은 저에게 가장 지성적인 대화자이고, 가장 슬기로운 충고자이자, 가장 열정적인 응원자다. 그러므로 주님을 영혼 육체를 다 바쳐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해야 합니다. 주님을 사랑하듯 사람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사랑을 사랑하고 지혜를 사랑하고 겸손을 사랑하고 침묵을 사랑하고 인내를 사랑하고 믿음을 사랑하고 노력을 사랑하고 공부를 사랑하고 훈련을 사랑하고 용서를 사랑해야 합니다. 끝없는 사랑입니다. 지칠줄 모르는 사랑으로 모든 수행 덕목을 사랑하며 끊임없이 노력과 훈련을 기울여야 합니다.

 

독일의 희망의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는 심지어, 희망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며 희망의 노력과 훈련을 강조합니다. 어찌 희망뿐이겠습니까? 모든 수행 덕목에 필요로 하는 바, 한결같이 깨어 노력과 훈련에 힘쓰는 것입니다. 평생 노력하는 영적 훈련병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모든 수행의 동기이자 원천은 사랑입니다.

 

첫째, 남을 죄짓게 하지 않는 끊임없는 노력과 훈련의 수행입니다.

“불행하여라,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을 저지르는 자!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것보다,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내던져지는 편이 낫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죄도 보고 배웁니다. 이웃을 죄짓게 하는 일이 얼마나 엄중한 죄인지 정신 번쩍 들게 하는 충격적 말씀입니다. 

 

둘째, 끊임없는 용서의 노력과 훈련의 수행입니다.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용서에 지치지 않도록 용서의 노력과 훈련에 혼신의 힘을 다하라는 말씀입니다. 

 

셋째, 끊임없는 믿음의 노력과 훈련의 수행입니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청하는 제자들에게 주님은 믿음의 중요성을 환기시시키며 믿음의 노력과 훈련에 혼신의 힘을 다하라 고무하고 격려하십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중국의 고사도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넷째, 끊임없이 정의와 순수한 마음, 지혜, 거룩한 영의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과 훈련입니다. 오늘 제1독서 지혜서의 금과옥조의 말씀들입니다. 

 

“정의를 사랑하여라. 선량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분을 찾아라. 지혜는 간악한 영혼 안으로 들지 않고, 죄에 얽매인 육신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가르침을 주는 거룩한 영은 거짓을 피해가고, 미련한 생각을 꺼려 떠나가 버린다. 지혜는 다정한 영, 온 세상에 충만한 주님의 영은 만물을 총괄하는 존재로서 사람이 하는 말을 다 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정성을 다한 노력과 훈련에 감천하신 하느님의 응답입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삶의 자세와 그대로 통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우선적으로 지극한 노력과 훈련의 수행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100% 내손에 달린 듯이 노력하고,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속생각을 다 아시고, 우리 마음을 샅샅이 들여다보시며, 우리 말을 다 듣고 계십니다(지혜1,6ㄴ). 

 

이처럼 노력의 훈련과 은총은 함께 갑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사랑과 인내, 노력과 훈련의 수행에 항구하도록 도와 주시며, 늘 새로운 시작의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나도록 너희는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켜라.”(필리2,15.1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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