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1. 주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다니7,13-14 묵시1,5ㄱㄷ-8 요한18,33ㄴ-37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온 누리의 참 임금-
오늘은 연중 마지막 제34주일이자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또 오늘은 제36차 ‘세계 젊은이의 날’이고 한국 천주교회는 제37차 성서주간을 지냅니다.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은 여전히 영원한 젊은 분으로 살아계셔서 교회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일어나라. 내가 너를 네가 본 것의 증인으로 선택한다.”(사도26,16참조)
바로 세계 젊은이의 날에 교회가 택한 성구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은 오늘 세계 젊은이의 날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통해 젊은이는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일어나라! 기죽어 있거나 너 자신 안에 갇혀 있지 마라. 사명이 너를 기다린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을 모신 영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주님을 닮아 영원한 청춘입니다.
얼마전 “국민의 왕이 아닌 머슴이 되어 일하고 싶으니, 제발 일 할 기회를 달라”고 목터지게 외치던 모 대선 후보의 진정성 가득한 감동적인 즉석 연설이 생각납니다. 정말 참왕은 우리 주 예수님처럼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를 즐겨 섬기는 “심부름꾼”이자 “머슴”임을 깨닫습니다. 더불어 “서로 섬기자”라는 모토에, 주님의 심부름꾼으로 자신을 명명했던 고故 이형우 베드로 아빠스님도 생각납니다. 올해 성서주간의 성구입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20,20).
“성서를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라고 성 예로니모는 말했습니다. 참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을 잘 섬기고 따르기 위해서 평생 성서 공부는 필수요, 특히 이번 성서주간에는 여러분 모두가 성서 공부를 통해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닫기를 바랍니다.
눈에 보이는 우리 천주교회의 역대 훌륭한 교황님들을 대하면 그대로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을 대하는 느낌입니다. 특히 오늘날 만인의 존경과 사랑,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특별히 기억해야 할 분이 1925년 12월 11일, 오늘 축일을 제정한 교황 비오 11세입니다.
참으로 고군분투했던 교황 비오 11세였습니다. 1914년-1918년까지 제1차 세계대전을 치른 후, 1922년 교황이 되시고 제2차 대전이 발발하던 해인 1939년까지 17년간의 재위기간은 참으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당신 팽배했던 민족주의, 반성직주의, 세속주의, 허무주의, 상대주의에 길일 잃고 헤매던 세상에, 교황 비오 11세는 세상의 영원한 살아 있는 중심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임을 장엄하게 선포한 것입니다.
참고로 세계 제1차 대전 피해자는 민간인 포함 사상자는 5천만, 세계 2차 대전은 1억 2천만, 정말 상상을 초월한 사상자들이며 이런 절망과 광기의 시대를 배경으로 탄생한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온 누리의 평화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을 잊었을 때 초래되는 재앙임을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국가 지도자들이 우선적 책무가 평화임을 절감하게 됩니다. 아무리 나쁜 평화도 좋은 전쟁보다 백배는 낫습니다.
교황 비오 11세는 오랫동안 질병을 앓던 중에도 영웅적 인내와 믿음으로 집무에 충실하셨고, 81세 선종하실 때 주위 사람들에게 마지막 남긴 말씀도 감동적이라 감히 성인 교황이라 칭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내 영혼은 평온하게 여러분 곁을 떠납니다.” 교황님 말씀은 명료하고 확고부동하게 전달되었답니다.
2018년 11월25일부터 대축일 명칭을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부르게 되었으며, 우리는 세세 영원토록 살아 계셔서 천상교회와 지상교회 모두를 다스리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임을 자랑스럽게 고백합니다. 참고로 연중 마지막 주일을 성공회에서는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 루터교에서는 왕이신 그리스도의 날, 감리교에서는 왕국주일로 지킵니다.
참 권위를 갈망하는 사람들입니다. 참으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만이 우리의 근원적 참 권위에 대한 갈망을 채워주심을 절절히 깨닫는 우리들입니다. 아침 성무일도시 우렁차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께 대한 고백은 얼마나 가슴 벅찬 행복을 주었는지요!
“왕중의 왕이신 그리스도께, 어서 와 조배드리세.”
“보라, 떠오르는 태양이라 일컬어지는 분을 그는 옥좌에 앉아 다스리시며 모든 민족에게 평화를 주시리라.”
“그분은 땅 극변까지 찬양을 받으시고 평화를 이룩하시리라.”
“만왕의 왕, 군주의 군주이신 예수께, 영광과 주권이 세세에 영원히 있으소서.”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나는 받았노라.”
참 고무적이고 감동적인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께 대한 고백들이라 고스란히 인용했습니다. 감사송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께서 다스리시는 나라를 ‘진리와 생명의 나라,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로 고백하며,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우리 모두 이런 주님의 나라를 살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미 제1독서 다니엘 예언자의 고백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그대로 실현되고 있음을 봅니다.
“그분께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분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분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으리라.”
얼마나 은혜롭고 고무적이며 용기백백하게 합니까! 무지와 허무의 어둠에 대한 근원적 답도 우리 삶의 영원한 중심이자, 빛과 생명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뿐임을 깨닫습니다. 요한 묵시록의 참 사랑의 왕이신 주님께 대한 자상한 고백 역시 감동적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실한 증인이시고, 죽은 이들의 맏이이시며, 세상 임금들의 지배자이십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 피로 우리를 죄에서 풀어 주셨고,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신 그분께 영광과 권능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사랑할 때 알게 되고 닮아가게 됩니다. 주님을 참으로 닮아갈 때 존엄하고 고귀한 인간 품위의 선물입니다. 우리가 참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평생 사랑하고 알고 닮아가야 할 분은 오직 한 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뿐입니다. 이어지는 요한 묵시록의 고백은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를 향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눈을 열어 오시는 주님을 보시기 바랍니다.
“보십시오, 그분께서 오십니다. 모든 눈이 그분을 볼 것입니다.---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도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우주 만물 역사의 시작이자 끝이요, 알파이자 오메가신 우리 주님을 모시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희망과 기쁨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정의와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진리와 승리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섬김과 겸손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빛과 생명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마음 중심 깊이에 모시는 참 행복한 우리들입니다.
세상에 이런 왕이 어디 있습니까? 세상에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니 우리를 언제나 사랑하시는 온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응답하여 우리 또한 열렬히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 진리를 사랑합니다. 진리와 사랑은 하나입니다. 바로 우리 주 예수님이 진리이자 사랑이요 생명이자 길입니다. 예수님의 고백입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주님을 사랑하는 주님의 사람은 그대로 진리의 사람이 됩니다. 진리가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무지에 대한 답도 진리이신 주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진리이신 주님을 깨달아 알아갈수록 점차 자유로워지는 우리들이요, 주님을 닮아 참 내가 되고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지상 천국의 삶을 살게 됩니다.
이를 깨달았던 현자인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자신을 진리를 열렬히 사랑하는 “진리의 연인”이라 불리기를 원했고, 베네딕도 16세 교황은 “진리의 협력자”로 불리기를 원했습니다. 참으로 우리가 할 유일한 평생공부와 평생 일은 온누리의 임금이자 진리이자 사랑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을 사랑하는 것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의 사람, 진리의 사람이 되어 늘 새로운 시작의 참 행복한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끝으로 주 예수님께 대한 사랑의 고백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주 예수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은 생명과 빛, 진리와 사랑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주 예수님!
당신은 저희의 전부이옵니다.
저희 사랑, 저희 생명, 저희 기쁨, 저희 평화, 저희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새날,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