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여정 -우리는 모두 희망의 순례자입니다-2021.12.1.대림 제1주간 수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0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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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대림 제1주간 수요일                                                     이사25,6-10ㄱ 마태15,29-37

 

 

 

희망의 여정

-우리는 모두 희망의 순례자입니다-

 

 

 

어제의 끝은 오늘의 시작입니다. 하루하루가 새로운 시작, 희망의 시작, 하느님의 참 좋은 사랑의 선물입니다. 오늘은 12월 첫날, 대림 제1주간 수요일입니다. 희망의 여정이요, 우리는 모두 희망의 순례자입니다. 희망의 다른 이름은 꿈이요 비전입니다. 희망이, 꿈이, 비전이 있어야 삽니다. 아무리 세월 흘러 나이들어도 우리의 희망은, 꿈은, 비전은 살아 있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성장 성숙되어야 합니다.

 

희망보다 더 좋은 영적 식食은, 약藥은, 힘은 없습니다. 정말 세고 강한 것이 희망의 힘입니다. 제 십자가를 끝까지 지고 갈 수 있는 것도 희망의 힘입니다. 날마다 한밤중 설레는 마음으로 깨어 일어나 강론을 쓸 수 있는 것도 희망의 힘입니다. 희망의 힘 또한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희망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입니다. 

 

영육의 최고의 명약名藥이 희망이자 꿈이자 비전입니다. 사실 우리가 이웃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도 희망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존재 자체가 주님의 희망으로 날로 변모되어야 합니다. 강론 시작부터 희망 예찬이 되었습니다.

 

“아침 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 저어 가요/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 저어 가요”

 

여전히 아침 산책때 마다 부르는 ‘바다’라는 옛 동요입니다. 더불어 대림 첫주 아침기도 첫째, 둘째 후렴입니다. ‘그날’은 하늘 나라의 꿈이 앞당겨진 바로 ‘오늘’입니다. 가사도 아름다운 시요 곡도 참 흥겹습니다.

 

“그날에 모든 산에서 단 것이 방울져 내리고/언덕들에서 젖과 꿀이 흐르리라/알렐루야”

“들이여 주님 앞에서 흥겹게 우쭐거려라/숲을 이룬 나무들도 손뼉을 쳐라

주께서 오시어 다스리시리라/알렐루야”

 

어제는 마침 잠시 제주도에서 머물고 있는 수녀님으로부터 ‘한라산’과 ‘바다 파도 소리’가 있는 동영상을 받고 화답했습니다.

 

“한라산과 하느님의 멋진 생음악! 파도소리 감사합니다.”

 

아무리 봐도 싫증 나지 않는 파도소리 들리는 아득한 수평선水平線의 바다입니다. 바다를 보듯 높이 넓게 펼쳐져 있는 불암산 배경의 하늘을 바라 보는 것도 큰 기쁨이요, 하늘과 땅이 닿아있는 지평선地平線을 바라보는 것도 큰 기쁨인데 이제는 지평선도 난립한 건물들로 사라져가는 추세라 참 아쉽습니다. 몇 년전 그림 작품전을 가진 도반의 시詩와 같은 소개글의 고백도 눈에 띄어 일부 소개합니다.

 

“어릴 때 하늘을 바라보며 떠도는 구름따라 꿈을 키웠습니다.

움직이는 구름따라 살랑이는 바람을 느꼈습니다.

바람결에 어려움도 알고 시원스러움도 따스한 사랑도 느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어려울 때면 하늘을 바라보며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기쁨이 넘쳐도 하늘을 바라보며 소리쳤습니다.”

 

희망의 여정에 희망의 도반입니다. 희망의 도반중에 도반이 오늘 제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요 복음의 예수님입니다. 두분다 삶 자체가 하느님의 희망이 된 분 희망의 도반이요, 참으로 최고의 도반은 이런 희망의 도반입니다. 그날을 꿈꾸는 희망의 예언자 이사야요 예수님처럼 언젠가의 그날의 꿈을 오늘 앞당겨 사는 대림시기의 우리들입니다.

 

“그날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 위에서 잔치를 베풀어 주시리라. 모든 겨레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민족들의 덮개를 없애시리라.”

 

흡사 주님의 산 불암산 기슭 요셉수도원 성전 미사잔치를 통해 실현되는 느낌입니다. 무지와 허무의 너울, 거짓과 위선, 허영과 교만의 덮개를 거둬주시는 주님의 미사은총입니다. 이어지는 꿈의 실현도 얼마나 황홀한 아름다움인지요!

 

“그분께서는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 주시리라.”

 

이 또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그날의 꿈을 앞당겨 실현 시켜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 꿈을 살게 하는 미사은총입니다. 희망의 꿈나무를 키우는데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시편성무일도 미사의 공동전례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가톨릭 교회에 주신 참 좋은 선물이 이 아름다운 전례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날이 아닌 바로 오늘 이사야서 말씀처럼 하느님을 고백합니다.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이분께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이분의 구원으로 우리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주님의 손이 여기 머무르신다.”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 했습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은 우리의 영원한 희망의 도반, 예수님을 통해,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과 함께 우리를 만나 주십니다. 실현되라 있는 꿈이며 희망입니다. 우리가 소망하는 바 꿈은 개꿈이나 헛꿈이 아닌 참 꿈인 하늘 나라 꿈입니다. 

 

이사야의 하느님 꿈이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 실현되듯 오늘의 우리를 통해 실현됩니다. 오늘 복음은 얼마나 신바람 나는 현실인지요! 그대로 하늘 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하늘 나라임을 깨닫습니다.

 

‘그들을 그분 발치에 데려다 놓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 말못하는 이들이 말을 하고, 불구자들이 온전해지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눈먼 이들이 보게 되자, 군중이 이를 보고 놀라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꿈의 실현에 하느님 찬미와 찬양이요, 늘 입에 달고 살아야 할 하느님 찬미와 찬양입니다. 이래야 영원한 현재 진행형의 꿈의 실현입니다. 이어지는 하늘 나라 꿈의 실현인 빵과 물고기의 기적도 놀랍습니다. 광야에서의 기적은 그대로 우리 인생 광야에서의 기적을, 하늘 나라 꿈의 실현을 상징합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의 장면은 한폭의 살아있는 그림을 보는 듯 참 은혜롭습니다.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땅에 앉으라고 분부하신후 빵 일곱 개와 물고기들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었고, 제자들이 군중에게 나누어 주니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고, 남은 조각도 일곱 바구니에 가득 찼다 합니다.

 

흡사 광야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예수님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광야에서 하늘 나라 꿈이 실현되듯 연옥같은 지상의 광야 세상에서 우리를 통해 하늘 나라 꿈이 실현되어야 하겠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바 빵과 고기를 예수님이 직접 나눠 준 것이 아니라 제자들을 통해 나눠준 것입니다. 바로 여기서 나눔의 기적이, 사랑의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나누지 않아 굶주린 불평등의 세상입니다. 이건 하느님 탓이 아니라 우리 탓입니다. 예수님의 지극정성의 사랑에 감동한 군중들이 회개하여 소리없이 가진 것을 다 나누니 바로 대동세상大同世上, 하늘 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탐욕을 위해서는 수개의 지구도 부족하지만 필요한 나눔을 위해서는 지구 하나도 차고 넘칩니다. 

 

그러니 희망의 여정에 영원한 희망의 도반인 주님과의 우정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끊임없는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로 주님과 우정의 관계가 깊어질 때 우리의 꿈도 희망도 함께 성장 성숙합니다. 이래서 은총의 대림시기 더욱 끊임없는 기도가 절실합니다. 지난 주 교황님의 강론 일부를 인용합니다.

 

“늘 깨어 기도하라(루카21,36). 기도는 마음의 램프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열심이 식을 때 느끼는 진리이다. 기도는 재점화再點火이다. 기도는 모든 것의 중심인 하느님께 우리를 데려 가며 영혼을 깨어 있게 한다. 

우리는 아주 바쁜 일상중에도 결코 기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성탄에 이르기 까지 세 말마디로 이뤄진 “오소서, 주 예수님(Come, Lord Jesus)”, 짧은 기도를 반복하여 끊임없이 바치며 아름다운 대림시기를 보내기 바란다.”

 

이미 오래전에 타계한 ‘기도의 대가’ 베네딕도회 존 메인 신부가 강조한 관상기도 역시, 아람어 ‘마라나타(maranata;오소서 주 예수님)’를 호흡에 맞춰 끊임없이 반복하여 기도로 바칠 것을 권했는데 교황님의 권고도 이와 일치합니다.

 

유비무환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하늘 나라 희망의 꿈을 부단히 키워가는 것이 죽음에 대한 최고 최상 최선의 준비도 됩니다. 특히 아름다운 찬미와 감사의 시편성무일도를 날마다 평생 끊임없이 마음을 다해 바칠 것을 권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희망의 여정에 항구한 희망의 순례자가 되어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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