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서, 주 예수님!” -배움, 치유(治癒), 닮음, 참나(眞我)-2021.12.4.대림 제1주간 토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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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4.대림 제1주간 토요일                                           이사30,19-21.23-26 마태9,35-10,1.6-8

 

 

“오소서, 주 예수님!”

-배움, 치유(治癒), 닮음, 참나(眞我)-

 

 

어제 12월 첫 주 금요일 저녁성무일도후 성체강복시의 감미로움 주님 체험에 감사했습니다. 특히 성무일도중 다음 시편 성구들이 마음에 깊은 위로와 평화를 주었습니다. 영혼의 위무慰撫와 치유治癒에 시편보다 더 좋은 기도는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힘, 우리 숨는 곳, 

어려운 고비마다 항상 구해주셨기에,

설령 땅이 뒤흔들린단들, 

산들이 해심으로 빠져든달들,

우리는 무서워하지 않으리라.

 

바닷물이 우짖으며 소용돌이쳐 보아라.

밀려오는 그 힘에 산들이 떨어 보아라.

만군의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다.

야곱의 하느님이 우리 바위이시다.”(시편46,1-4)

 

시편46장 12절까지 계속되는 동안, ‘만군의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다, 야곱의 하느님이 우리 바위이시다’라는 세 번이나 연속되어 나온 성구가 주님의 평화로 마음을 촉촉이 적셨습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늘 당신의 무엇이 되고 싶다’라는 옛 자작시가 주님을 더 깊이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습니다. 

 

“당신이

꽃을 좋아하면

당신의 꽃이

 

당신이

별을 좋아하면

당신의 별이

 

당신이

하늘을 좋아하면

당신의 하늘이

 

되고 싶다

늘 당신의 무엇이

되고 싶다”-1998.12.25.

 

무려 23년전 수녀님에게 빨간 칸나 꽃들을 선물 받고 즉석에서 써드린 윗시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그때 성탄절에도 칸나꽃 같은 빨간 사랑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 들었습니다. 마침 성가 ‘임하소서 임마누엘’(93장)을 부르면서 대림시기 ‘마라나타maranata’ 성구의 순 우리말, “오소서, 주 예수님!”을 호흡에 맞춰 끊임없는 기도로 바치기로 했습니다. 

 

아람어 마라나타를 호흡에 맞춰 기도해도 좋지만, 숨을 들이마시면서 “오소서”, 내쉬면서 “주 예수님!”해도 참 좋을 것입니다. 호흡은 기도입니다. 이렇게 성구를 호흡에 맞춰 반복하여 기도하다보면 마음 중심 깊이에 계신 주님을 만나게 되고 깊은 내적고요에 이르게 됩니다. 무엇보다 큰 은혜는 점차적으로 주님께 배움과 더불어 치유가 일어나고 주님을 닮아 참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주님이야 말로 우리의 영원한 ‘스승teacher’이자 명의名醫의 ‘치유자healer’이십니다. 바로 제1독서의 이사야 말씀은 얼마나 감미롭고 아름다운지요! 우리가 사랑하는 주님이자 스승은 바로 이런 분입니다.

 

“네가 부르짖으면 그분께서 반드시 너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들으시는 대로 너희에게 응답하시리라. 비록 주님께서 너희에게 곤경의 빵과 고난의 물을 주시지만, 너의 스승이신 그분께서는 더 이상 숨어 계시지 않으리니, 너희 눈이 너희의 스승을 뵙게 되리라. 그리고 너희가 오른쪽으로 돌거나 왼쪽으로 돌 때, 뒤에서 ‘이것이 바른 길이니 이리로 가거라.’하시는 말씀을 너희 귀로 듣게 되리라.”

 

이래서 마음의 고요에 이르게 하는 ‘오소서, 주 예수님!’ 성구를 호흡에 맞춰 끊임없는 기도로 바치시길 권합니다. 그래야 ‘마음의 귀’로 가까이에서 속삭이듯 말씀하시는 스승이신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지는 명의의 치유자이신 주님의 솜씨는 얼마나 놀라운지요! 만병의 근원이 ‘무지’에서 기인한다면 만병 통치는 치유자이신 주님의 ‘사랑’을 만날 때 이뤄집니다.

 

“또 당신께서 당신 백성의 상처를 싸매 주시고, 당신의 매를 맞아 터진 곳을 낫게 해 주시는 날, 달빛은 햇빛처럼 되고, 햇빛은 일곱 배나 밝아져, 이레 동안의 빛을 한데 모은 듯하리라.”

 

바로 이것이 이사야의 참 아름다운 하느님 꿈이요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 실현되고 이 은혜로운 대림시기 또 우리를 통해 실현됩니다. 예수님뿐 아니라 우리 역시 주님께 배우고 치유받고 닮아가면서 참나가 되어 예수님처럼 우리 모두 하늘 나라 꿈의 실현이 되어 살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주님의 소원이자 우리 영적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오늘 복음 서두 말씀이 스승이자 명의의 치유자로서의 예수님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였기 때문이다.’

 

우리의 영원한 착한 목자는 이런 주님뿐입니다. 연민의 사랑 가득한 참 목자이신 주님의 면모는 스승이자 치유자로서 잘 드러납니다. 저절로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주님은 나의 목자, 두려울 것 없어라’, ‘주님은 나의 목자 불안할 것 없어라’, ‘주님은 나의 목자, 걱정할 것 없어라’ 고백하게 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똑같은 주님께서 우리를 찾아 오시는 대림시기이자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제자들에 대한 분부는 시공을 초월하여 주님을 만나 배우고 치유된 우리 모두를 향하고 있습니다. 주님을 만나 참으로 영육으로 치유되고 살아난 우리들입니다.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거저 받았으니 거져 주어라.”

 

얼마나 좋고 고무적입니까! 살아있다하나 실상 영적으로 죽어 있는 사람들 많고 병없는 사람들 거의 없습니다. 이런저런 중독으로 영적 나병중인 이들도 많고 무지와 탐욕, 질투, 허영, 위선, 이념들의 마귀들린 이들도 많습니다. 

 

참으로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몫을 다하며 제대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사는 온전한 사람을 찾아 보기 힘듭니다. 대다수가 목자없는 양들처럼 하느님 중심을 잃고 방황하며 뿌리없는 부평초浮萍草처럼, 유령처럼, 헛것처럼 살아갑니다. 스승이자 치유자이신 착한 목자 주님을 떠남으로 자초한 비극이자 불행이요 재앙입니다. 문제는 이런 영적 현실에 무지하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세상에 파견되는 우리들입니다. 우리를 통해 착한 목자 주님은 이들의 무지를 깨우쳐 주시고 치유해주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에게 깨우침과 더불어 치유의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당신을 닮은 참나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예수님처럼 하늘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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