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기쁨, 만남의 여정 -도반道伴과의 만남-2021.12.19. 대림 제4주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1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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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대림 제4주일                                               미카5,1-4ㄱ 히브10,5-10 루카1,39-45

 

 

만남의 기쁨, 만남의 여정

-도반道伴과의 만남-

 

 

 

-“나 이런 이를 알고 있다

밤하늘

초롱초롱한 별빛 영혼으로

사는 이

 

푸른 하늘 흰 구름 되어

임의 품 안에

노니는 이

 

떠오르는 태양

황홀한 사랑 동녘 향해 마냥걷다가

사라진 이

 

첫눈 내린 하얀길

마냥 걷다가 사라져 하얀

그리움이 된 이

나 이런 이를 알고 있다”-1999.2.28.

 

대림 제4주일을 맞이하여 첫 눈다운 눈이 내렸고 마치 대림의 주님의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엊 저녁 눈 덮인 하얀 눈길을 보는 순간 아주 예전에 써놨던 ‘나 이런 이를 알고 있다’란 시가 생각나 선물로 나눴습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우정을 노래한 시입니다.

 

대림 제4주일, 주님 오실 날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우리를 찾아 오시는 겸손한 사랑의 주님이십니다. 영롱하게 빛나는 대림 촛불 4개가 희망의 빛, 기쁨의 빛으로 우리의 마음을 환히 밝힙니다. 주님은 전례로, 전례의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구원합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죄의 멍에를 메고 구원을 기다려 온 저희가, 다시 맞는 성자의 탄생으로 옛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어제 미사중 본기도를 바치며 순간 깨달음처럼 다가온 ‘전례가 우리를 구원한다’는 진리였습니다. 대림2부 셋째날 오늘 12월19일의 저녁성무일도“오”후렴도 우리의 기쁨을 배가합니다. 

 

“오 옛세의 뿌리여, 만민의 표징이 되셨나이다. 주 앞에 임금들이 잠잠하고 백성들은 간구하오리니, 더디마옵시고 어서 오시어 우리를 구원하소서.”

 

대림시기의 모든 기도문은 한결같이 주님께서 오심을 간절히 청원하는 내용들입니다. 어서 오시어 우리를 만나 구원해 달라는 소망을 노래합니다. 참으로 간절히 찾을 때 우리를 만나러 오시는 주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 교회의 아름다움은 전례의 아름다움으로 표현됩니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감동시키고 우리를 정화합니다. 대림 제4주일, 아침 성무일도시 초대송 후렴도 찬미가도 우리 마음을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 채웁니다. 그대로 전례를 통해 오시는 주님을 만나는 우리들입니다. 

 

“주께서 이미 가까이 오셨으니, 어서 와 조배드리세.”

 

“여기에 오늘아침 빛을 발하라/기쁨이 마음에서 끓어올라라

다가올 기쁜영광 미리알리는/진실되 예고소리 울려퍼지네

 

영원한 하늘의빛 떠올라있고/구원의 아침샛별 반짝이나니

찬란한 천상빛이 우리를불러/천국의 시민되라 초대하시네”

 

오늘 미사중 화답송 후렴도 우리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그대로 하느님의 구원을 갈망하는 영혼의 기도입니다.

 

“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기쁨중의 기쁨이 만남의 기쁨이요, 만남중의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바로 이런 기쁨과 만남을 체험하는 복되 미사시간입니다. 특히 대림시기 우리가 기다리는 주님은 아주 오래 전에 제1독서에서 미카예언자가 예고한 주님입니다. 

 

“너 에프라타의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 부족들 가운데에서 보잘것 없지만,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릴이가 너에게서 나오리라. 그는 주님의 능력에 임힘입어 목자로 나서리라. 그리고 그 자신이 평화가 되리라.”

 

우리의 착한 목자요 평화가 되시는 주님의 도래를 예고하는 미카 예언자요, 바로 우리의 가난한 베들레헴 삶의 자리에서 그 주님을 만나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그 만남의 원형을 봅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 안에서 마리아와 엘리사벳 도반들의 만남입니다. 말 그대로 만남의 기쁨, 만남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 안에서 눈에 보이는 형제 도반과의 만남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이 감동적입니다. 말그대로 구원의 만남, 참 도반과의 만남입니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차 큰 소리로 외치니 그대로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 안에서의 만남임을 깨닫습니다.

 

그렇습니다. 결코 우연한 만남은 없습니다. 주님 안에서 도반과 구원의 만남입니다. 수도원 피정차 처음 오신 분들에게 저는 주저없이 말합니다. 주님께서 바로 형제님을 아버지의 집인 수도원에 초대해 주셨다고 말입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그대로 마리아를 구원한 엘리사벳의 고백이자 주님의 말씀입니다. 엘리사벳 도반을 통해 마리아를 만나 주신 주님이십니다. 오늘 구세주 예수님 탄생을 앞둔 복음의 주인공이 두 어머니 도반이란 사실이 참 인상적입니다. 모전자전입니다. 그 자식에 앞서 그 어머니임을 깨닫습니다. 

 

엘리사벳 어머니에 세례자 요한이요, 마리아 성모님에 예수님입니다. 새삼 어머니들의 사랑과 믿음이 자녀들의 성장에 얼마나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습니다. 두 어머니들의 만남은 태중의 요한과 예수님의 만남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참 좋은 도반은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자 또 다른 나이기도 합니다. 정말 좋은 부부는 주님 안에서 이런 영적 도반이 되어야 합니다. 어떻게 영원하신 도반이신 주님 안에서 복된 형제 도반들과의 만남이 가능할 까요. 기도입니다!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입니다. 오늘 히브리서의 예수님의 거듭된 기도가 그 모범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오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 거룩함에 힘입어 우리 역시 주님의 뜻을 이루게 해주십사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래야 주님은 당신은 물론 좋은 도반 형제와의 만남도 선물하십니다. 제가 수도원 십자로의 예수님 부활상 앞에서 수시로 바치는 기도는 둘로 요약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제 뜻이 당신 뜻이 되게 하소서.”

 

이렇게 주님께 겸손히 바치는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를 통해 영원하신 주님이자 도반이신 주님과의 일치가 깊어지면서 더불어 선사되는 좋은 영적 도반들이요 도반들과의 만남에 우정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영원한 주님이자 도반인 당신과는 물론 우리의 영적 도반인 형제자매들과의 우정도 날로 깊이해 주십니다. 

 

“보소서,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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