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의 한 수(手) -모두가 하느님의 섭리(攝理) 안에 있다-2021.12.23.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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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목요일                                                                    말라3,1-4.23-24 루카1,57-66

 

 

 

신(神)의 한 수(手)

-모두가 하느님의 섭리(攝理) 안에 있다-

 

 

 

우연은 없습니다. 요즘 새삼스럽게 깊이 깨닫는 진리입니다. 우연한 만남은 없습니다. 모두가 신의 한 수 같은 만남입니다. 모든 시간이 하느님 안에, 모두가 하느님의 섭리 안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저의 경우만 해도 제가 예전 어느 때도 여기 불암산 기슭 요셉 수도원에 와서 생면 부지의 형제들과 만나 살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여기 지금 하느님 안에서 한 가족이 되어 사는 수도형제들 하나하나가 신의 한 수임을 깨닫습니다. 얼마나 소중한 하느님의 선물인지 깨닫습니다. 이뿐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인연을 맺고, 신연神緣중에 만나며 살아가는 숱한 영적 도반들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이자 신의 한 수 같은 분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삶의 신비요 만남의 신비요 존재의 신비입니다. 이 신비에 대한 답은 하느님뿐이 없음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새삼 인간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임을 깨닫습니다. 무지의 병, 무지의 죄, 무지의 악에 대해 참 많이 말해 왔습니다. 인간 영혼의 고질병 같은 허무와 무의미, 절망 또한 하느님이 궁극의 답임을 깨닫습니다.

 

성서는 모두가 하느님을 만남으로 무지에서 벗어나 참 삶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를 찾는 인간입니다. 바로 이런 삶의 근원적 요소들을 잊고, 잃고 무지와 허무에 노예되어 헛되이 살아가다가 삶을 마친다면 얼마나 허망하고 억울하겠는지요!

 

하느님은 우리 삶의 모두입니다. 하느님을 잊고 무지의 탐욕속에 멋대로 살아온 결과가 오늘날 코로나의 전지구적 재앙입니다. 참으로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하느님 안에서 제자리를 찾아 제정신으로 제대로 살라는 경고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삶의 목표요 방향이요 중심이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우리를 찾아 오시는 예수님이 우리 삶의 모두를 계시합니다. 하느님을 만나 알 수 있는 것도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서입니다. 요즘 예수님 탄생을 앞둔 말씀의 배치 및 나오는 인물들 하나하나가 신의 한 수 임을 깨닫습니다. 결코 우연은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 탄생에 앞선 하느님의 섭리가 얼마나 완벽한지 깨닫습니다.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 너희가 찾던 주님, 그가 홀연히 자기 성전에 오리라. 그가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자녀의 마음을 부모에게 돌리리라, 그래야 내가 와서, 이 땅을 파멸로 내리치지 않으리라.”

 

오늘 제1독서 말라기는 이미 그 아득한 옛날에 우리 예수님 오심에 앞서 엘리야의 재림을 예언하고 있고 바로 그 예언이 오늘 예수님 탄생에 앞서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통해 실현되고 있음을 봅니다. 결코 우연한 탄생이 아니라는 겁니다. 요한의 부모인 즈카리야, 엘리사벳 부부도 정말 신의 한 수같은 존재들입니다.

 

아마 입이 닫힌 벙어리가 되어 침묵중 피정같은 시간을 지내면서 즈카르야는 하느님은 삶의 신비의 열쇠임을 깊이 깨달았을 것입니다. 요한 아기의 할례식에 아기의 이름을 즈카르야로 부르려 하자 아기의 어머니 엘리사벳은 “안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강력히 항의했고, 순간 하느님의 섭리임을 직감한 즈카르야가 판을 달라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쓰는 순간, 그는 혀가 풀려 말을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니 말 그대로 하느님의 기적입니다.

 

모두가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진 사건이요 이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가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이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말하니 그대로 그들은 물론 우리 모두의 화두같은 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입니다.

 

이 화두같은 물음은 “신의 한 수” 같은 우리 믿는 이들 하나하나에 해당되는 물음입니다. “나는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주님 성탄에 앞서 우리에게 주어진 영원한 숙제입니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요한에 머물러 보살피고 계셨듯이 우리 하나하나를 돌보시고 계십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때 마다 물어야 할 질문이며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만이 우리 삶의 목표이자 방향이요, 중심이자 의미임을 깊이 깨우쳐 주십니다. 

 

얼마전 나눴던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란 기도시를 세 번째 인용하며 다시 성탄 선물로 나눕니다. 어제 고백성사시 수녀님들과 나누며 공감했던 제 영적 삶의 모두를 종합하는 새롭게 보완된 내용의 기도시입니다. 이런 간절한 청정욕淸淨慾의 기도는 하느님께서도 기뻐 환호하시며 열렬히 호응呼應하시며 응원應援하실 것입니다.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나, 하느님이 되고 싶다”-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믿음이

당신의 희망이

당신의 사랑이

당신의 신망애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진리가

당신의 선이

당신의 아름다움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진선미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말씀이

당신의 빛이

당신의 영이 

당신의 품이

당신의 배경이 

당신의 생명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침묵이

당신의 경청이

당신의 온유가

당신의 겸손이

당신의 순종이

당신의 섬김이

 

당신의 친절이 

딩신의 연민이 

당신의 치유가

당신의 지혜가

당신의 인내가

 

당신의 자유가

당신의 기쁨이

당신의 평화가

당신의 정의가

당신의 위로가

 

당신의 행복이

당신의 찬미가

당신의 감사가

당신의 천국이

당신의 모두가 되게 하소서

 

그리고

마침내 당신이 되게 하소서

당신만 남고

나는 온전히 사라지게 하소서

그리하여

하느님이, 당신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이

마리아 성모님이

바로 그러하셨나이다

 

내가

하느님이 될 때

전인적 치유가

온전한 참 나의 구원이 이뤄지겠나이다

 

내 소망

이것 하나뿐이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당신으로 태어나게 하소서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를 받으시옵소서

 

 

2021.12.8.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하느님께 드린 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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