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빛 속에서의 삶 -절망은 없다-2021.12.28.화요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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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8.화요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1요한1,5-2,2 마태2,13-18

 

 

하느님 빛 속에서의 삶

-절망은 없다-

 

 

“깨끗한 아기들의 죄없는 죽음, 주님을 위하여서 빛을 발하니

천사는 두 살아래 모든 아기를, 하늘로 옹위하여 데려갔도다.”

 

오늘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아침성무일도시 찬미가 한 연이,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의 죽음의 의미를 밝혀줍니다. 어제 우여 곡절 끝에 결혼하게 된 예비부부의 카톡 메시지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마침 형제가 어제 축일인 ‘사도 요한’ 세례명으로 이번 성탄에 세례를 받았으니 축하해달라는 내용과 더불어 부부가 정했다는 부부 십계명이었습니다.

 

“둘이 부부 십계명 정했어요.”

1.바람을 피지 않기.

2.휴일때는 사랑하는 사람과 지내기.

3.간섭하지 않고 반복하여 잔소리 않기.

4.싸울 수 있으나 즉시 둘이 해결하기.

5.서로 존중하기.

6.거짓말 않기.

7.서로 건드리지 않기.

8.가족을 지켜주기.

9.함께하지 못할 때 미리 전화하기.

10.10시 통행금지 시간 지키기.”

 

특히 오랜 고뇌 끝에 결단하여 결혼하게 될 자매는 한결같은 믿음으로 빛 속에서 살아 온 분입니다. 결혼하게 될 형제도 참 사연이 많지만 전에 자매와 함께 부산에서 수도원의 저를 방문했을 때 양말 세 켤레를 선물한 가난하나 소박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닌 분입니다. 

 

예비부부 얼굴이 웬지 닮았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마침내 형제는 사도 요한으로 세례를 받았고, 5월에는 결혼식을 갖고 신혼 여행은 수도원 피정으로 대체하여 예약한 예비부부입니다. 새삼 빛 속에서 한결같이 살아 온 자매에게 절망은 없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오늘은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입니다. 죽음이 절망의 마지막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새 삶의 시작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파스카의 주님을 떠나서 죽음의 의미는 해결 난망難望임을 깨닫습니다. 아침 성무일도시 초대송과 독서의 기도 세 후렴이 이를 분명히 합니다.

 

-“무죄한 어린 순교자들의 화관이신 그리스도 나셨으니, 어서 와 조배드리세”(초대송 후렴)

“1.어린이들은 마치 어린 양처럼 뛰놀며 그들을 구원하신 주님을 찬양하였도다.”

2.그들은 사람들 가운데서 구출되어 하느님과 어린양에게 바쳐진 첫 열매이며, 아무런 흠없이 하느님의 옥좌 앞에 서 있는도다.

3.영원한 그리움이 그들 위에 있고, 기쁨과 즐거움이 따르겠으며, 걱정과 한숨은 사라지리라.”-

 

이어지는 본기도 역시 이들 영혼을 위로하며 우리 모두 한곁같이 믿음의 삶을 살도록 격려합니다.

 

“하느님, 죄 없이 살해된 아기 순교자들이 말도 배우기 전에, 죽음으로 주님을 찬미하였으니, 저희도 입으로 고백하는 믿음을 삶으로 드러내게 하소서.”

 

무죄한 이들의 죽음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이미 이집트에서 모세의 탄생시 파라오 임금에 의해 살해된 무수한 죄없는 히브리인 아기들에 이어, 오늘 예수님에 앞서 무죄한 이들이 순교하였고, 무죄하신 예수님 역시 십자가에서 순교하셨습니다. 얼마나 많은 무죄한 순교자들의 피로 점철된 교회 역사인지요! 

 

이런 악순환의 반복되는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빛속에서 하루하루 빛이신 주님의 인도하에 사는 것이 절대적입니다. 우리만이라도 악순환의 반복되는 역사에서 탈출해야 하겠습니다. 바로 앞서 소개한 예비부부가, 또 오늘 복음의 성 요셉이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악의 어둠 속에 하느님 빛의 인도 따라 악의 질곡에서 탈출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이들에게 결코 절망은 없습니다.

 

마치 오늘 복음 장면이 선과 악의 싸움 같습니다. 요셉과 헤로데 임금의 대결이지만 요셉의 배경에는 늘 빛이신 하느님이 계시니 실제는 하느님과 헤로데의 대결입니다. 그러니 악이 선을, 악마가 하느님을 결코 이길 수는 없습니다. 암흑속의 빛처럼 하느님은 주님의 천사를 통해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을 구출해 주십니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

 

이미 하느님의 구원 섭리의 역사 안에 있는 요셉과 그 성가정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하루하루 한결같이 하느님 빛에 따라 충실히 책임을 다하며 살아가는 가장 성 요셉의 믿음의 삶이 감동적입니다. 

 

바로 여기서 아기 예수님으로 인해 죄없이 죽은 아기 순교자들은 존재의미는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궁극의 원인은 인간의 무지에 있습니다. 무지한 탐욕의 인간들에게 악순환의 반복되는 역사는 계속될 것입니다. 아기 예수님으로 인한 무죄한 아기 순교자들에게는 물론 하느님의 구원이 뒤따르겠지만 우리가 무지속에 있는 한 무지의 악순환 중에 무죄한 이들의 죽음은 알게 모르게 계속될 것입니다. 

 

무지의 악, 무지의 죄, 무지의 병입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무지의 질곡에서 벗어나 빛 속에서 사는 일이 화급하고 절실한 과제로 부과됩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느님의 빛 속에 사는 것입니다. 제1독서에서 사도 요한을 통한 주님의 가르침이 고맙습니다. 인간 무지의 어둠에 대한 답은 하느님의 빛뿐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은 빛이시며 그분께는 어둠이 전혀없다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하느님과 친교를 나눈다고 말하면서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진리를 실천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께서 빛 속에 계신 것처럼 우리도 빛 속에서 살아가면, 우리는 서로 친교를 나누게 되고, 그분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이 해 줍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실뿐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십니다. 바로 이런 예수 그리스도만이 무지의 죄와 악에 대한 근원적 처방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빛이자 생명이신 주님과 일치되어 빛 속에서 진리를 실천하며 살게 하십니다. 

 

빛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절망은 없습니다. 빛이신 주님께서 친히 우리 평생 삶의 인도자가 되시어 우리의 앞길을 밝혀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결코 무지로 인한 악순환의 반복의 삶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제 제가 가르쳐 드린 ‘오소서, 주 하느님!’ 기도문을 자주 바치시기 바랍니다. 무지로 인한 악순환의 반복의 질곡에서 하느님 은총으로 벗어난 이들의 오늘 화답송 시편을 통한 고백입니다.

 

“우리는 사냥꾼의 그물에서 새처럼 벗어났네. 그물은 찢어지고 우리는 벗어났네. 우리의 도움은 주님 이름에 있으니,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이네.”(시편124,7-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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