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해를 보내며 -“단 하나의 소원은 하느님과의 일치”-021.12.31.금요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7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3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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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31.금요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7일                                                1요한2,18-21 요한1,1-18

 

 

2021년 한해를 보내며

-“단 하나의 소원은 하느님과의 일치”-

 

 

2021년 12월31일, 한 해의 끝날에 서니 감회가 깊습니다. 감사하는 마음 가득합니다. 내일은 2022년 1월1일 새해 첫날, 끝은 새로운 시작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어제 일몰 사진이 한눈에 들어와 즉시 사진에 담았습니다. 아침의 일출 사진과는 참 좋은 대조를 이뤘습니다. 아침 일출日出이 희망과 기쁨으로 찬란히 빛났다면, 저녁 일몰日沒은 평화와 행복으로 고요한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일출처럼 살다가 일몰처럼 인생 마치고 아버지의 집에 귀가하는 죽음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누구나 소망하는 바일 것입니다. 일출의 희망과 일몰의 행복 인생을 생각하며 ‘바다’라는 동요도 한번 불러보기 바랍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 저어 가요,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 저어 가요.

 

저녁바다 갈매기는 행복을 싣고, 고기잡이 배들은 고기를 싣고

넓고넓은 바다를 노 저어 와요, 넓고넓은 바다를 노 저어 와요.”

 

두 가지 반갑고 고마운 깨달음이 저를 어제부터 은은한 기쁨에 젖게 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이 날로 기쁨을 더해 갈 수 있다는 깨달음입니다. 날로 아버지의 집에 귀가할 죽음의 날이, 아버지를 뵈올 날이 가까워진다는 그런 기쁨이 어제부터는 마음에 깊고 고요한 평화를 주었습니다.

 

또 하나 기쁨의 깨달음은 무수한 영혼들의 기도의 힘입니다. 하루하루 얼마나 많은 분들의 소원을 담아 미사를 봉헌하는지 모릅니다. ‘이 영혼들의 기도의 힘이 1년 365일 날마다 밤 01시 전후로 일찍 잠깨어 일어나 강론을 쓰고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 구나!’, 어제 소스라치게 깨달으니 참 힘이 났습니다. ‘내 존재 자체가 미사가 되어야 하겠다, 예수님을 통하여 직접 하느님과 소통하는 존재가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 역시 간절했습니다.

 

어제 코로나 전담 병원에서 중환자들을 돌보게 됐다는 의사 아들을 위해 생면부지의 자매가 내년 1월1일날 미사봉헌을 신청했고 주고 받은 메시지입니다.

 

“조마리아 자매님! 예수님 위로와 평화의 축복인사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드림” 

십자로의 예수님 부활상 사진과 곁들여 보낸 메시지에 대한 응답입니다.

“반갑습니다. 신부님의 존함이 낯익어 생각이 났습니다. 매일 좋은 묵상글을 올려 주셔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수고많으십니다. 추운날씨에 건강조심하시고 주님 사랑 가득한 행복한 날되세요.”

 

어딘가 세상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함께 하는 무수한 도반들이 매일 강론을 읽고 있다는 사실이 용기백배 큰 힘이 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 누구나 내면 깊이에는 하느님과 일치를 향한 갈망渴望이, 열망熱望이 있음을 봅니다. 하느님과의 일치에서만이 비로소 영혼은 참 기쁨과 행복을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1독서에서 요한 사도의 격려 말씀도 힘이 납니다.

 

“자녀 여러분, 지금이 마지막 때입니다. 여러분은 거룩하신 분에게서 성령의 기름 부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이 글을 쓰는 까닭은 여러분이 진리를 알기 때문입니다. 진리에서는 어떠한 거짓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는 오늘 지금이 마지막 때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이 바로 진리입니다. 예수님과 일치되어 갈수록 우리 또한 진리가 되고 하느님과의 일치도 깊어집니다. 참으로 진리이신 예수님을 알아간다는 것은 날로 깊어지는 주님과 사랑과 신뢰의 깊은 인격적 관계를 뜻합니다. 이런 이들은 절대로 그리스도의 적들에게 현혹되지 않습니다. 바로 오늘 요한복음 서두의 장엄한 로고스(말씀)찬가가 예수님의 정체를 환히 밝혀줍니다.

 

성탄절 낮미사 복음이자 매해 마지막날 12월31일 복음이 바로 로고스(말씀) 찬가(요한1,1-18)입니다. 요한복음의 요약이자 무궁한 깊이의 온갖 신비의 열쇠와 같은 복음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

 

바로 우리 인간의 본질은 말씀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생명이자 빛이신, 진리이자 은총인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음으로 맞아들임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영원한 삶을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처럼 생명과 빛으로, 은총과 진리로 충만한 삶을 살게 되었으니 이보다 큰 기쁨과 행복도 없습니다. 그러니 무지無知와 허무虛無에 대한 유일한 처방은 그리스도 예수님뿐임을 절감切感합니다.

 

“사람이 하느님이 되게 하기 위해 하느님은 사람이 되셨다”고 성 아타나시우스는 말합니다. 성 이레네오는 “하느님의 영광은 바로 살아있는 인간입니다.” 말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하느님을 닮아가는 신화神化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런 성소입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입니다. 

 

끝으로 2021년 한 해를 마치며 다시 한 번 우리 믿는 이들 모두의 단 하나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는 헌시獻詩로 강론을 마칩니다. 헌시의 단어 하나하나 깊이 마음에 새기며 한 해를 마감하시고 이 헌시의 소원이 이뤄지는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나, 하느님의 되고 싶다”-

 

“나

하느님이 되고 싶다

모세처럼

하느님과 대면하여 대화 나누고 싶다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믿음이

당신의 희망이 

당신의 사랑이

당신의 신망애信望愛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진리가

당신의 선이

당신의 아름다움이

당신의 진선미眞善美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말씀이

당신의 빛이

당신의 영이

당신의 품이

당신의 길이

당신의 종이

당신의 벗이

당신의 증인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배경이

당신의 생명이

당신의 은총이

당신의 신비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침묵이

당신의 경청이

당신의 순종이

당신의 환대가

당신의 온유가

당신의 겸손이

당신의 미풍이

당신의 미소가

당신의 섬김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친절이

당신의 연민이

당신의 치유가

당신의 지혜가

당신의 인내가

당신의 자유가

당신의 기쁨이

당신의 정의가

당신의 평화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위로가

당신의 격려가

당신의 선물이

당신의 자랑이

당신의 행복이 

당신의 찬미가

당신의 감사가

당신의 영광이

딩신의 천국이

당신의 모두가 되게 하소서

 

그리고

마침내 당신이 되게 하소서

당신만 남고 

나는 온전히 사라지게 하소서

그리하여

하느님이, 당신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이

마리아 성모님이

성요셉이 

성아브라함이

성모세가

성요한이

바로 그러하였나이다

 

내가

하느님이 될 때

전인적 치유가

온전한 참나眞我의 구원이 이뤄지겠나이다

 

내 소원

단 하나 이것뿐이옵니다

오, 주 하느님!

일편단심一片丹心 당신만을 사랑하나이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를 받으시옵소서”-아멘

 

-2021.12.8.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드린 헌시獻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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