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 받은 삶 -‘신의 한 수’이자 ‘축복의 선물’인 우리들-’2022.1.1.토요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an 0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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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토요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민수6,22-27 갈라4,4-7 루카2,16-21

 

 

축복 받은 삶

-‘신의 한 수’이자 ‘축복의 선물’인 우리들’-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우선 새해를 맞이하여 축복 인사부터 드리고 강론을 시작합니다. 지난해가 기축년己丑年 소해였다면 올해는 임인년壬寅年 호랑이해입니다. 호시우행虎視牛行, 호랑이의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의 정황을 살피고 황소의 육중한 걸음걸이처럼 신중하고도 조심스럽게 일을 해나가는 태도가 참으로 절실한 작금의 시절입니다.

 

“하느님 우리를 어여삐 여기소서, 우리에게 복을 내리옵소서.”

 

3년째 계속되는 코로나로 인해 오랜 만에 불러보는 미사중 화답송 후렴이 참 흥겹습니다. 하루내내 끊임없이 화살기도 노래 기도로 바치고 싶습니다. 

 

축복의 하느님, 축복의 종교인 천주교, 축복의 사람들인 우리들입니다. 하느님께서 참으로 좋아하시는 일이 우리를 축복하시는 일입니다. “축복받은 삶-신의 한 수이자 축복이 선물인 우리들”, 바로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오늘은 새해 첫날이자. 성탄 팔일 축제 내 마지막 절정의 성탄 팔일 축제 내 제8일이고, 참으로 복된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축복의 하느님께서는 성모 마리아를 통해 새해 첫날 '세계 평화의 날' 온누리에 평화의 축복을 가득 내려 주십니다. 

 

“땅의 행복은

밤마다 누워

하늘 바라보며

별들

가득 담아 두었다가

꽃들로

피어내는 것이다”-2001.8.20.

 

새해 첫날 잠시 수도원 정원에 누워 겨울 밤하늘의 북두칠성과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을 보는 순간 떠오른 옛 자작시가 반가웠습니다. 말을 일부 바꿔 “우리의 행복은 하늘 축복 가득 담아 두었다가 사랑 실천의 꽃들로 피어 내는 것이다”라 해도 그대로 통한다 싶습니다. 이어 저절로 떠오른 시편 8장입니다.

 

“하느님 내 주시여,

온땅에 당신 이름 어이 이리 묘하신고

하늘 위 높다랗게 엄위를 떨치셨나이다

 

우러러 당신 손가락이 만드신 저 하늘하며

굳건히 이룩하신 달과 별들을 보나이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아니 잊으시나이까

그 종락 무엇이기에 따뜻이 돌보시나이까”

 

축복의 하느님께 감격하여 바치시는 시편 저자의 행복의 고백입니다. 눈만 열리며 하느님 축복의 선물들로 가득한 세상임을 볼 것입니다. 여기서 저절로 샘솟듯 흘러나오는 찬미와 감사의 고백입니다.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믿음이

당신의 희망이

당신의 사랑이

당신의 신망애信望愛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진리가

당신의 선이

당신의 아름다움이 

당신의 진선미眞善美가 되게 하소서.”

 

요즘 하느님의 축복을 간청懇請하며 참 자주 바치는 기도문입니다. 하느님을, 예수님을 닮아, 저는 강복 주기를 참 좋아합니다.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형제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십자 성호경과 더불어 강복을 드리면 저도 동시에 하느님의 강복을 받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천주교 신자들보다 강복을 많이 받는 사람들도 없을 것입니다. 머리를 숙이고 성호를 그으며 강복을 받는 가난하고 겸손한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무려 697쪽에 달하는 가톨릭 “축복예식” 책도 얼마나 다양한 축복이 있는지 놀랍습니다. 말 그대로 축복의 하느님이요, 축복의 종교인 가톨릭교회임을 새롭게 확인하게 됩니다. 총지침 1항과2항 내용도 은혜롭습니다.

 

-1.“온갖 복의 원천과 기원은 만물 위에 계시는 하느님으로 영원히 찬미받으실 분이시다. 지극히 선하신 아버지께서는 만물을 좋게 창조하시고 당신 복을 가득히 내리셨으며, 인류가 타락한 뒤에도 자비의 표징으로 언제나 복을 내려 주신다.

 

2.“때가 차자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셨고, 사람이 되신 그분 안에서 온갖 영적인 복을 또다시 사람들에게 내리셨다. 이렇게 정의의 태양이신 그리스도 우리 하느님께서 태어나시어, 저주를 푸시고 복을 내리셨다. 바로 이때 옛 저주가 우리에게 복으로 바뀌었다.”

 

얼마나 아름답고 고마운 축복의 하느님이요 그 아드님 예수님이신지요! 살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축복의 존재인 우리들임을 깨닫습니다. 그렇습니다. ‘욕망덩어리’ 우리가 아니라 신의 한 수 같은 축복의 선물, ‘축복덩어리’인 우리들입니다. 

 

마침 며칠전 복덩어리 며느리라 칭찬하던 수산나 할머니의 고백도 잊지 못합니다. 이어 거칠고 무서운 남편을 순하게 길들인 복덩어리 며느리 엘리사벳 자매의 고백도 생각납니다. 자기 자랑을 하며 크게 화내며 꾸짖던 남편이 이젠 무섭지 않아, “자기 최고야!”하고 웃으며 양손을 들고 엄지척을 했더니 무섭게 화내던 남편이 씩 웃고 말더란 얘기였고 격하게 칭찬했습니다.

 

“정말 잘하셨습니다. 어린이 집 아이들이나 남자 어른들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게 두려움 없이 사랑하는 마음 담아 칭찬하면 어른 남자들도 아이들처럼 순한 양이 됩니다.”

 

제가 마리아 대신 형제자매의 이름을 써드리며 참 자주 보속 처방전으로 써드리는 말씀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루카1,28.30)

 

마리아 성모님뿐 아니라 우리 하나하나가 은총을 가득히 받은 축복 받은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축복은 아드님을 통한 하느님 자녀됨의 축복입니다. 바오로의 고백이 참 고맙습니다.

 

“진정 여러분이 자녀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주셨습니다.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하고 외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그대는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그리고 자녀라면 하느님께서 세워 주신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자녀답게, 존엄한 품위의 사람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인간답게’ 막연하고, ‘하느님의 자녀답게!’ 가 답입니다. 

 

나라에는 국격國格이 있다면 우리 개인에게는 인격人格이 있고 품위品位가 있습니다. 참으로 축복 받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품위있게 살아가도록 평생 분투의 노력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하느님께 받은 성령 은총의 축복이 이렇게 우리 모두 하느님의 자녀답게 품위있게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정말 하느님을 흠숭한다면 이렇게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 수 뿐이 없습니다. 그러니 일체의 변명과 핑계도 통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에게 필히 더해야 할 관상의 축복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목자들과 마리아 성모님이 그 모범입니다. 참으로 가난하나 탄생하신 주님을 만난 관상 축복의 목자들입니다.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합니다. 

 

찬미와 감사의 삶과 기도보다 결정적인 관상 축복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평생 날마다 바치는 찬양과 감사의 시편과 미사의 공동전례기도는 하느님 축복의 통로임을 깨닫습니다. 목자들의 말을 듣고 이 모든 일을 마음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는 마리아 성모님 역시 관상 축복의 어머니임을 깨닫습니다. 그대로 시편 1장의 행복한 사람을 연상케 하는 마리아 성모님의 모습입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 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늘 일마다 잘되리라.”

 

말씀의 축복, 관상의 축복입니다. 참으로 마리아 성모님은 관상 축복의 대가이자 렉시오 디비나, 성독의 대가였음이 분명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축복된 삶을 살 수 있게 하시며 사제를 통해 여러분 하나하나를 축복하십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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