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복福(성인聖人)이 됩시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2022.2.1.화요일 설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0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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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1.화요일 설                                                            민수6,22-27 야고4,13-15 루카12,35-40

 

 

주님의 복福(성인聖人)이 됩시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님의 편지”

 

-계속 쏟아지는 흰 눈발들

님 보내시는 

천상 편지

 

하얀 그리움

가득 담겨 있는

님의 편지

잔잔히 물결치는 마음

 

글씨 보이지 않아도

다 알아 보겠네- 2001.1.28.

 

밤1시에 일어나 강론을 쓴 후 3:40분 산책길에 나서니 계속 내리는 눈에 쌓인 눈의 풍경이 장관이었습니다. 문득 생각난 21년 이때쯤의 시가 있어 서두에 첨가합니다.

 

새벽 일어나 숙소문을 열으니 새하얀 눈이 온누리를 덮었습니다. 새하얀 침묵의 축복이 온누리에 내린 듯 잠시 황홀했습니다. 새해 첫날 하느님의 축복을 상징합니다. 어제 1월의 끝은 오늘 2월의 시작입니다. 1월 달력을 넘기고 2월 달력을 보는 순간 새로운 풍경의 사진과 더불어 마음에 와닿은 깨달음입니다. 2월1일 오늘은 음력으로 새해 첫날인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입니다. 

 

여전히 코로나로 우울하고 힘든 날의 연속이지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아니 앞으로 날마다 주님의 복이, 주님의 성인이 되어 사시기 바랍니다. 복중의 복이 주님의 성인이 되는 복입니다. 누구나에게 주어진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주 하느님의 어지심을 저희 위에 내리소서.”

 

미사중 화답송 후렴 역시 그대로 주님의 복이 되게 해달라는 간청의 기도처럼 들립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것이 강복을 주는 일입니다. 하루에도, 그러니 사제수품후 만33년 동안 얼마나 많은 강복을 주었는지 모릅니다. 이제는 존재 자체가 주님의 복이 된 듯합니다. 면담고백성사후는 꼭 보속으로 말씀 처방전의 영약과 더불어 강복을 드립니다. 역시 복중의 복이 말씀의 복일 것입니다. 말씀과 하나되면서 주님의 복이 되기 때문입니다.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천주, 성부와 성령은 온누리에 강복하시고, 슬픔과 불안과 병고중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위로와 평화와 치유를 주소서.”

 

새벽마다 산책시 수도원 십자로 한복판에 서서 동서남북에 십자강복을 하면서 드리는 기도문입니다. 오늘 새해 첫날 설날 미사 중 세 기도문이 은혜롭고 아름다워 그대로 인용합니다. 마음 깊이 새겨 보시기 바랍니다.

 

“시작이시며 마침이신 주 하느님, 오늘 새해 첫날을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봉헌하오니, 온갖 은총과 복을 가득히 베푸시어, 저희가 조상을 기억하며 화목과 친교를 이루게 하시고, 언제나 주님의 뜻을 따르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본기도.

 

“주님, 새해 첫날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감사와 찬미의 예물을 봉헌하오니,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뜻을 따르며, 한 해 내내 주님의 풍성한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예물기도.

 

“주님, 이 거룩한 친교의 제사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올해도 저희가 주님의 보호로 모든 해악에서 벗어나, 언제나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영성체후 기도.

 

한 마디로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주님의 복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로, 오늘 강론 제목과 일치합니다. 아브라함이 고향을 떠나면서 받은 주님의 축복이 그대로 여러분에게 주어집니다. 창세기 내용중 일부 인용합니다.

 

“내가 너에게 큰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너를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창세12,2-3참조)

 

바로 아브라함과 예수님은 물론 우리 하나하나에게 해당되는 복된 말씀입니다. 복중의 복이 하느님 자녀다운 복일 것입니다. 그러니 복받은 사람답게, 하느님의 자녀답게 존엄한 품위를 유지하며 살도록 합시다. 문득 생각나는 말마디입니다.

 

“그대 하느님의 자랑이듯, 하느님 그대의 자랑이어라!”

 

얼마나 멋집니까! 이런 긍지와 자부심으로 하느님의 자녀답게 당당하고 멋지고 예쁘고 아름답게 사시기 바랍니다. 오늘 제1독서 민수기를 구약에서 찾아보니 ‘사제의 축복’이란 소제목의 말마디가 신선한 충격으로 마음에 와닿습니다. 천주교 수도 사제로서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축복을 드립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얼마나 좋은 주님의 복인지요! 공동체 전체는 물론 우리 하나하나에게 주시는 주님의 복입니다. 그러니 축복받은 형제 하나하나가 참으로 귀한 하느님의 선물이자 복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형제를 내몸처럼 사랑해야 맞는 것입니다. 새삼 인간의 정의는 주님의 복덩어리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이런 귀한 존재의 나를 방치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것만큼 큰 불경의 죄도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참으로 슬프게 하는 죄가 바로 자기를 소홀히, 함부로 대하는 일입니다.

 

복중의 복이 평화의 복이요 겸손의 복이요 깨어있음의 복입니다. 주님께 평화를 주십사 기도할 것이 아니라 주님의 평화가 되게 하여 주십사 기도하는 것이요 주님의 겸손이, 깨어있음이 되게 하여 주십사 기도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하고 말해야 합니다.”

 

무지에서 나오는 자만입니다.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각자 본분을 알아 주님의 뜻에 따라 선물 인생 살라는 것입니다. 연기는 안개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나 덧없는 존재인지 살아 있는 한 하느님 공부가 제일임을 깨닫습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궁극의 답도 생명과 사랑의 영원하신 하느님뿐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저절로 회개와 더불어 겸손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리 삶의 궁극 목표이자 방향이요, 중심이자 의미이신 하느님을 망각하여 불행하게도 폐인이나 괴물로 전락하는 사람들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복받은 귀한 존재임을 생각한다면 자살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을 참으로 슬프게 하는 것이 자포자기의 절망이요 자살입니다.

 

다음 깨어 있음의 복입니다. 막연한 깨어있음이 아니라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의 깨어 있음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깨어 있음의 기쁨으로 사시기 바랍니다. 세상에 주님이 아니곤 기다릴 대상이 어디 있습니까? 사실 저는 하루하루 날마다 매일 주님을 기다렸다 만나는 기쁨에 살아갑니다. 새벽마다 주님 뵈올 기쁨에 잠깨어 강론을 씁니다. 잠자리에 들면 기다렸던 주님 품에 안기듯 잠이 듭니다. 주님의 다음 복음 말씀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습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런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깨어 있어야 합니다. 깨어 있음은 영성생활의 목표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도 깨어 있음을 목표로 합니다. 언제 주님이 오실지, 죽음이, 불행이, 사고가, 병이 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야 합니다. 유비무환의 대책에 깨어 있음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참 중요한 것이 깨어 있음의 영성훈련입니다.

 

 하루중 깨어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됩니까? 깨어 있음의 은총이자 축복입니다. 깨어 있음의 사랑이자 생명이요 빛이자 기쁨입니다. 깨어 있음의 침묵이자 아름다움이자 기품이자 존재의 향기입니다. 깨어있을 때 어둠의 유혹도 범접치 못합니다. 깨어 있음은 하느님의 현존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깨어 있음의 축복은 끝이 없습니다. 그러니 깨어 있음은 우리의 모두라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깨어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에게 주님은 온갖 좋은 축복을 내려 주시어 우리 모두 당신의 복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끝으로 얼마전에 나눈 새해 소원 기도문을 다시 나눕니다. 새해 소원을 평생 소원으로 바꿨습니다. 한마디로 복의 근원인 하느님이, 하느님의 복이 되게 해달라는 청정욕의 절정이 되는 기도입니다. 이런 소원은 하느님께서도 흡족해 하실 것입니다.

 

평생 소원

 

하느님이 되고 싶다

모세처럼

하느님과 대면하여 대화 나누고 싶다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믿음이

당신의 희망이 

당신의 사랑이

당신의 신망애信望愛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진리가

당신의 선이

당신의 아름다움이

당신의 진선미眞善美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말씀이

당신의 빛이

당신의 영이

당신의 품이

당신의 꿈이

당신의 뜻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길이

당신의 문이

당신의 복이

당신의 종이

당신의 벗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증인이 

당신의 배경이

당신의 반석이

당신의 생명이

당신의 은총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현존이

당신의 성체가

당신의 신비가 

당신의 거룩함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침묵이

당신의 경청이

당신의 순종이

당신의 환대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온유가

당신의 겸손이

당신의 가난이

당신의 비움이

당신의 충만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미풍이

당신의 미소가

당신의 향기가

당신의 순수가

당신의 섬김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친절이

당신의 연민이

당신의 치유가

당신의 지혜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인내가

당신의 자유가

당신의 기쁨이

당신의 정의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평화가

당신의 위로가

당신의 격려가

당신의 선물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자랑이

당신의 행복이 

당신의 찬미가

당신의 감사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승리가

당신의 영광이

딩신의 천국이

당신의 모두가 되게 하소서

 

그리고

마침내 당신이 되게 하소서

당신만 남고 

나는 온전히 사라지게 하소서

 

그리하여

하느님이, 당신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이

마리아 성모님이

성요셉이 

 

성아브라함이

성모세가

성요한이

바로 그러하였나이다

 

내가

하느님이 될 때

전인적 치유가

온전한 참나眞我의 구원이 이뤄지겠나이다

 

내 소원

단 하나 이것뿐이옵니다

 

오, 주 하느님!

일편단심一片丹心 당신만을 사랑하나이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를 받으시옵소서-아멘

 

 

-2021.12.8.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드린 헌시獻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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