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훈련 -다윗, 세례자 요한-2022.2.4.연중 제4주간 금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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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4.연중 제4주간 금요일                                                               집회47,2-11 마르6,14-29

 

 

믿음의 훈련

-다윗, 세례자 요한-

 

 

믿음 역시 은총이자 과제입니다. 믿음 역시 배우고 훈련해야 합니다. 믿음의 여정을 통해 날로 믿음 또한 성장해야 합니다. 참으로 소망할 바 반석같은 믿음입니다. 주님을 감동시키는 것도 믿음입니다. 가톨릭 성가 480장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믿음으로 믿음으로 저 산도 옮기리 믿음으로

믿음으로 믿음으로 바다도 가르리 믿음으로

 

믿음으로 믿음으로 한생명 다하리 믿음으로

믿음으로 믿음으로 한넋을 다하리 믿음으로

 

믿음으로 믿음으로 사랑을 바치리 믿음으로

믿음으로 믿음으로 즐거이 바치리 믿음으로”

 

우리의 믿음을 북돋우는 단순소박한 성가가 고맙습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사자성어도 생각납니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입니다. 사실 신뢰를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며 이런 신뢰의 회복은 요원합니다. 그러니 믿음은 우리의 모두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 집회서의 일종의 다윗에 관한 추도사로 주인공은 다윗입니다. 얼마나 다재다능한 믿음의 사람인 다윗인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주목할 바 다윗의 전례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는 모든 일을 하면서 거룩하고 지극히 높으신 분께, 영광의 말씀으로 찬미를 드렸다. 그는 온 마음을 다해 찬미의 노래를 불렀으며, 자신을 지으신 분을 사랑하였다. 다윗은 축제를 화려하게 벌였고, 그 시기를 완벽하게 정리하였으며, 주님의 성소에 울려 퍼지게 하였다.’

 

문무文武를 겸한 예인藝人으로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한 찬미의 사람, 다윗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 향한 사랑과 믿음의 표현이 바로 찬미와 감사의 기도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수도자들은 평생 날마다 끊임없이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를 바칩니다. 기도와 사랑이 훈련이듯이 믿음 역시 훈련입니다. 믿음의 여정에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하는 믿음의 훈련인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인지요! 다윗의 믿음과 사랑에 감동하신 주님의 응답이 인상적입니다.

 

‘주님께서는 그의 죄악을 용서해 주시고, 그의 힘을 대대로 들어 높이셨으며 그에게 왕권의 계약과 이스라엘의 영광스러운 왕좌를 주셨다.’

 

주님은 우리의 죄를 보시는 것이 아니라 회개한 이후의 우리 삶을 보십니다. 회개한 이들의 죄는 불문에 붙이시는 과거는 묻지 않는 주님이요,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그의 사랑과 믿음을 보십니다. 그러니 죄책감에 아파할 것이 아니라 더욱 주님을 열렬히 사랑하고 믿는 것이 답임을 다윗을 통해 배웁니다. 나쁜 기억의 치유에도 찬미와 감사의 전례기도보다 더 좋은 치유의 처방도 없을 것입니다. 

 

분명 예수님은 이런 다윗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분발하며 믿음과 사랑을 새로이 했을 것입니다. 메시아 다윗에 이어 오늘 복음의 예언자 세례자 요한이 좋은 믿음의 대조를 이룹니다. 오늘 복음의 세례자 요한의 죽음의 기사 위치가 의미심장합니다. 세례자 요한의 순교적 죽음이 예수님은 물론 그 제자들에게 얼마나 강렬한 영향을 미쳤는지 깨닫습니다. 이 기사 앞에는 열두 제자의 파견 기사가 나오고 이 기사 뒤에는 바로 열두 제자의 귀환 보고에 이어 오천명을 먹이신 기사가 나옵니다.

 

베네딕도 성인은 당신 수도자들에게 ‘날마다 죽음을 눈 앞에 환히 두고 살라’ 당부하셨습니다.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은 세례자 요한의 순교의 죽음을 늘 눈앞에 두고 순교의 죽음을 예감, 예견하면서 일일일생 하루하루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늘 깨어 믿음의 삶에 온 힘을 다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죽어서만 순교가 아니라 이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믿음의 삶 역시 살아 있는 순교적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하느님께 희망과 믿음, 사랑을 두고 순교적 삶을 사는 이들은 곳곳에 많습니다.

 

오늘 복음의 등장인물을 통해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봅니다. 하느님 중심의 믿음의 사람은 세례자 요한뿐이요 모두가 중심 부재의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에 과한 소문을 듣고 전전긍긍하는 헤로데를 통해 그가 얼마나 심약하고 우유부단한 중심 없는 사람인지 알게 됩니다. 도대체 삶의 중심이 없습니다. 이어 헤로데의 부인인 헤로디아와 그의 딸을 통해 하느님 중심 부재의 사람들이 얼마나 악해 질 수 있는지 배웁니다. 정말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악행을 저질러 세례자 요한을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주었다.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수차례 간언하다가 앙심을 품은 헤로디아의 복수로 목숨을 잃은 정의의 예언자 세례자 요한입니다.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믿음이 부재할 때 사람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 지 봅니다. 여하튼 이런 세례자 요한의 순교는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에게 깊이 각인되었음이 분명합니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란 말도 있듯이,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은 세례자 요한의 순교에 의기소침하거나 위축되기는커녕 더욱 믿음을 새로이 하면서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하루하루 날마다 복음 선포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순교적 믿음의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믿음은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 과제입니다. 삶은 믿음의 여정이자 배움의 여정입니다. 주님의 은총과 더불어 믿음도 배워가면서 날로 성장 성숙해 가는 믿음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부족한 믿음을 도와 주시어 자발적 기쁨과 감사로 순교적 삶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주님께서는 살아 계시다!

나의 반석께서는 찬미받으시리니

내 구원의 하느님께서는 드높으시도다.”(시편18,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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