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닮의 여정 -갈망, 찬미, 사랑-2022.2.20.연중 제7주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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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20.연중 제7주일 

1사무26,2.7-9.12-13.22-23 1코린15,45-49 루카6.27-38

 

 

하닮의 여정

-갈망, 찬미, 사랑-

 

 

“기도하고 일하라”, 베네딕도 수도회 모토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여 만나는 분들에게 참 많이도 휴대폰에 붙여줬던 “하늘과 산” 그림의 요셉 수도원 로고 스티카입니다. “하늘보고 땅보고, 하느님보고 땅보고, 기도하고 일하고, 관상하고 활동하고”, 위로 아래로 바라보면서 살아야 하는 “목운동의 영성”이라 유우머를 던지며 많이도 예로 들었던 내용입니다.

 

하늘과 땅 사이 연결하는 다리 역할의 사람입니다. 이번 제주도 성지 순례 여정에서 새삼 깨달은 진리는 하느님은 어디에나 계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시고 하느님이 계신 곳에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사람이 있다는 자체가 하느님 존재 증명입니다. 하느님 없이는 결코 인간 신비는 해명될 수 없습니다. 사람 하나하나가 하느님 신비를 반영합니다. 사람을 통해 만나는 예수님이자 하느님입니다.

 

그런데 가장 가까이 하느님 안에서 숨쉬고 움직이며 살아가면서 하느님을 모르고 산다는 것만큼 어처구니 없는 일도 없습니다.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누구나 평생 하느님 공부는 필수입니다. 하느님을 모르면 나도 모르기에 무지의 병, 무지의 죄, 무지의 악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사람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하느님 없이는 아무리 물어도 사람이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그리하여 우리 믿는 이들은 물론 사람 모두의 삶의 여정은 하닮의 여정, 하느님 닮아가기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느님을 닮아갈 수 있습니까? 하느님 모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기에 누구나 하닮의 여정에 오를 수 있습니다. 참 자유롭고 부요하고 행복한 삶도 하닮의 여정에서만 가능합니다. 

 

저절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하닮의 여정에 충실할 때 비로소 하느님을 닮아 참나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하닮의 여정을 위해 세 사항의 실천을 간곡히 권합니다.

 

첫째, 하느님을 끊임없이 갈망하십시오.

갈망해서 사람입니다. 갈망할 때 계시되는 하느님 꿈과 희망, 비전입니다. 하느님을 목말라하는 갈망은 영성생활의 원동력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갈망이, 열망이, 그리움이 있어 비로소 영성생활의 시작입니다. 갈망의 사람, 그리움의 사랑이라 수도자를 정의하는데 비단 수도자뿐 아니라 사람 모두가 갈망의 사람, 그리움의 사람입니다. 지난 주간 영성체후 기도를 기억할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천상 진미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참생명을 주는 이 양식을 언제나 갈망하게 하소서.”

 

하느님께서 사람 마음 깊이에 심어주신 갈망의 불입니다. 제 평생 소원이란 “나 하느님이 되고 싶다, 모세처럼 하느님과 대면하여 대화 나누고 싶다. 당신의 신망애가, 당신의 진선미가 되고 싶다.”로 시작되는 긴 기도문도 이런 갈망의 표현입니다. 누구나 공감하는 다음 시편입니다. 

 

“하느님 내 하느님, 당신을 애틋이 찾나이다.

내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 하나이다.

물기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 

이 몸은 당신이 그립니다.”(시편63,2)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내 영혼, 하느님을 그리나이다.

내 영혼,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건만

그 하느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오리까.”(시편43,2-3)

 

참으로 하느님을 찾는 “갈망의 사람”, “그리움의 사람’이 바로 사람의 정의임을 저절로 깨닫게 됩니다.

 

둘째, 하느님을 끊임없이 찬미하십시오.

하느님 갈망의 표현이, 그리움의 표현이 찬미입니다. 영혼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하느님 사랑의 찬미입니다. 참으로 하느님 찬미와 사랑은 함께 갑니다. 갈망의 표현이 찬미요, 하느님 찬미와 더불어 하느님 사랑입니다. 바로 오늘 화답송 시편이 하느님 찬미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말라.”(시편103,1-2)

 

“주님은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시며, 분노에 더디시나 자애는 넘치시네. 우리를 죄대로 다루지 않으시고, 우리의 잘못대로 갚지 않으시네.”(시편103,8.10)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고백 시편 기도가 우리 모두 너그럽고 자비하신 하느님을 닮아가게 합니다. 하느님은 부단히 우리의 영혼의 갈망을 충족시켜 주며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하며, 정화하고 성화합니다. 그리하여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끊임없이 찬미와 감사의 공동시편전례기도를 바치며 하느님과 우정의 사랑을 깊이하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우리가 흙으로 된 그 사람의 모습을 지녔듯이, 하늘에 속한 모습도 지니게 됩니다.”

 

제2독서 코린토 1서의 바오로의 고백처럼, 흙으로 된 그 사람, 아담의 모습을 지닌 우리들이지만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통한 은총으로 그리스도 예수님처럼 하늘에 속한 모습을 지니게 됩니다. 

 

셋째, 이웃을 끊임없이 사랑하십시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여 하느님을 닮아갈 때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은총을 선사받습니다. 그러니 갈망과 찬미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이웃 사랑입니다. 이웃 사랑과 함께 가는 하느님 사랑이며 더욱 날로 예수님을, 하느님을 닮아가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시는 구체적 사랑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 말을 듣고 있는 너희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 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하며,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네 뺨을 때리는 자에게 다른 뺨을 내밀고, 네 겉옷을 가져가는 자는 속옷도 가져가게 내버려 두어라. 달라고 하면 누구에게나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이에게서 되찾으려고 하지 마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에게 잘해 주고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어라.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이다. 그분께서는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인자하시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남을 단죄하지 마라. 용서하여라. 주어라.”

 

오늘 복음 말씀은 그대로 예수님의 육성을 듣는 느낌입니다. 이런 비폭력적 사랑의 저항이 악의 세력을 무력화합니다. 예수님 말씀을 통해 하느님 사랑의 마음이 그대로 실감나게 전달됩니다. 이처럼 하느님다운 사랑으로 예수님처럼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추상적 명사의 사랑이 아니라 구체적 동사의 실천적 사랑입니다. 우리에게 평생 주어진 과제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우리에게 주시는 하느님 은총으로 우리는 이런 하느님다운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문득 “하은”이란 이름이 생각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줄인 참 좋은 “하은”이란 이름입니다. 바로 제2독서 다윗의 사울을 살려 준 자비로운 사랑의 다윗에게 하은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싶습니다. 이런 다윗의 자비로운 원수 사랑은 그대로 하느님의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누구에게나 그 의로움과 진실을 되갚아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주님께서 임금님을 제 손에 넘겨주셨지만, 저는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에게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다윗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참으로 위험했던 유혹에서 벗어나 사울을 살려 줌으로 하느님께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셨을 것이며 다윗에 대한 하느님의 신뢰와 사랑도 더욱 깊어졌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자신의 기대와 신망을 저버리지 않은 다윗이 참 고맙고 사랑스러웠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여러분은 신뢰하시고 사랑하십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듯이 하느님께서도 여러분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십니다. 하느님이 그대의 자랑이듯이 그대 하느님의 자랑입니다. 하느님의 여러분에 대한 기대와 신뢰, 사랑을 저버리지 않도록 하십시오. 

 

세상 누구의 신뢰와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도 하느님의 신뢰와 사랑만으로 행복한 감동적인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을 믿는 우리에게 평생 주어진 필수 과제가 ‘하느님을 닮아가는 것’이자 ‘하느님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답은 단 하나 사랑뿐이요 예수님이 이의 결정적 롤모델입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을 갈망하십시오.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하십시오. 

끊임없이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 모두를 사랑하십시오. 

 

추상적 사랑이 아니라 구체적 동사의 실천적 사랑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부족한 사랑을 북돋아 주시어 날로 예수님을, 하느님을 닮아가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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