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사람만이 꿈꾼다 -하느님의 꿈-2022.3.18.사순 제2주간 금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r 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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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18.사순 제2주간 금요일                           창세37,3-4,12-13ㄷ.17ㄹ-28 마태21,33-43.45-46

 

 

 

살아 있는 사람만이 꿈꾼다

-하느님의 꿈-

 

 

 

꿈이 있습니까? 아주 절실한 물음입니다. 꿈이 있어야 삽니다. 사람만이, 살아있는 사람만이 꿈을 꿉니다. 짐승과 인간의 근본적인 차이입니다. 또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 아닙니다. 꿈이, 고상한 꿈이 있는 사람이 진정 사람입니다. 꿈이 있어야 타락하지 않습니다. 꿈이 사람을 고귀하고 품위있게 사람답게 합니다. 

 

그러니 꿈이, 희망이, 비전이 있어야 합(삽)니다. 아무리 세월 흘러 나이들어도 꿈만은 늘 생생해야 합니다. 나이가 적어 젊은이가 아니라 꿈이 있어야 젊은이입니다. 꿈이 있어야 나이에 상관없이 하느님 닮아 영원한 청춘입니다. 예전부터 참 많이 제 시와 강론에 등장했던 주제가 ‘꿈’입니다. 아주 예전에 써놨던 애송 자작시 2편을 소개합니다.

 

“창문 밖

가난한 언덕

 

보랏빛

은은했던 

제비꽃 그 자리에

 

샛노란

민들레꽃

감동의 그 자리에

 

하얀 눈

덮여 있다

 

흰눈 덮인 하얀 땅

보랏빛 

샛노란 빛

봄꿈을 꾸고 있겠지”-1998.1.22.

 

24년전 겨울 화장실 밖 흰눈 덮인 언덕을 보며, 부활의 봄을 꿈꾸며 쓴 시입니다. 이어 21년전 3년후 5월초에 쓴 ‘꿈 있어야 산다’라는 시입니다.

 

“밖에서는 모른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잎들 다 진 

겨울 나무가 그렇다

 

그러나 보라!

살아 있지 않은가

봄되니

피어나는 꽃들

짙어져 가는 신록들

 

아!

꿈 있어야 산다

꿈 있어 겨울 추위 견뎠다

꿈 없으면 죽는다

꿈은 생명이다

 

가슴에 담았던 꿈

활짝 피어내니

꽃이요 신록이다

아름다운 생명이다.”-2001.5.6.

 

하느님은 꿈꾸는 분입니다. 성서는 하느님의 꿈이 실현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성서나 교회의 사람들 모두가 하느님을 닮아 하늘 나라를 꿈꿨던 꿈의 사람들입니다. 오늘 제1독서 주인공 요셉이나 복음의 주인공은 예수님은 하느님 꿈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평생 하늘 나라의 꿈을 실현시키려 전력투구했던 분입니다. 아니 예수님 자체가 하늘 나라 꿈의 실현이었습니다. 하느님의 간절한 소망은 예수님뿐 아니라 믿는 이들 하나하나를 통해 당신 꿈이 실현되어 모두가 하늘 나라를 사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포도원 소작인들의 우화입니다. 하느님의 꿈이 좌절 실패한 듯 했지만 결국은 예수님의 부활로 하느님의 꿈이 실현됨을 보여줍니다. 

 

세상 그 누구도 그 무엇도 하느님의 꿈을 좌절시킬수 없습니다. 짧은 생각으로는 분명 악의 승리요 하느님의 꿈이 좌절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하느님은 예수님을 부활시키심으로 그의 꿈을 실현시킵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다음 시편을 렉시오 디비나 하면서 예수님의 부활을, 하느님의 승리를, 하느님 꿈의 실현을 깨달았습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예수님의 입을 빌어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하느님의 꿈이 실현됨을 고백합니다.

 

“너희는 성경에서 이 말씀을 들어 본 적이 없느냐?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그대로 2000년 교회 역사를 통해 하느님 나라의 꿈이 펼쳐지고 있음을 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믿는 하느님 꿈의 사람들에게는 절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단히 하늘 나라의 꿈을 실현하며 살아갑니다. 꿈이 있어야 삽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 꿈중의 꿈은 하느님의 꿈, 하늘나라의 꿈, 주님 부활의 꿈입니다. 

 

사순시기 바로 주님 부활의 봄을 꿈꾸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주님 부활을 앞당겨 꿈꾸며 기쁘게 살라는 베네딕도 성인의 당부입니다.

 

“그리하여 각자는 성령의 기쁨을 지니고 자기에게 정해진 분량 이상의 어떤 것을 하느님께 자발적으로 바칠 것이다. 즉, 자기 육체에 음식과 음료와 잠과 말과 농담을 줄이고 영적 갈망의 기쁨으로 거룩한 부활 축일을 기다릴 것이다.”(성규49장, 사순절을 지킴에 대하여 6-7절)

 

오늘 제1독서 창세기의 요셉은 예수님의 예표가 됩니다. 요셉의 시련과 수난에서 예수님의 모습이 보입니다. 요셉의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은 그대로 하느님의 꿈이 실현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참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삶의 연속입니다. 형제들의 질투와 시샘으로 죽음의 위기에 직면한 요셉입니다.

 

“저기 꿈쟁이가 오는구나. 자, 이제 저 녀석을 죽여서 아무 구덩이에나 던져 넣고, 사나운 짐승이 잡아 먹었다고 이야기 하자. 그리고 저 녀석의 꿈이 어떻게 되나 보자.”

 

하느님의 개입이 참 오묘합니다. 요셉의 형제들이 다 악인은 아니었습니다. 르우벤이 개입했고, 마침내 맏형인 유다의 개입으로 천우신조 요셉은 목숨을 건집니다. 

 

“우리가 동생을 죽이고 그 아이의 피를 덮는다고 해서,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자, 그 아이를 이스마엘인들에게 팔아 버리고, 우리는 그 아이에게 손을 대지 말자. 그래도 그 아이는 우리 아우고 살붙이가 아니냐?”

 

유다의 개입으로 요셉은 살아났고, 이스마엘 상인들에게 은전 스무 닢에 팔아 넘기니 복음에서 유다가 예수님을 팔아 넘기는 장면과 흡사합니다. 좌우간 르우벤과 유다를 통해 요셉을 살려내어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 가시는 하느님의 구원 섭리가 참 오묘합니다. 

 

중국의 삼국지에서 사마의와 그 아들들이 궁지에서 살아났을 때 제갈량의 “모사謀事는 재인在人이요, 성사成事는 재천在天이다”라는 탄식이 생각납니다. 즉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에 달렸다는 고백입니다. 우리 식으로 말해 그 무엇에도 그 누구에도 좌절됨이 없이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가는 하느님이라는 고백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힘들고 어려워도 꿈이 있는 사람은 삽니다. 꿈중의 꿈이 하느님의 꿈이요, 주님 부활의 꿈입니다. 인명은 재천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꿈을 실현하라 주어진 선물 인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각자 삶의 자리에서 하늘 나라의 꿈을 실현하며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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