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5.13.부활 제4주간 금요일 사도13,26-33 요한14,1-6
믿음의 여정
-기쁨, 감사, 행복-
“멋지고, 아름답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에디트 수녀님!
예수님 축복인사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예수님 부활상 사진에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보낸 감사의 메시지입니다. 어제는 참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평생 아름답고 거룩하게 살아 온 믿음의 수녀님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생전 처음으로 포천에 거주하고 있는, 또 피정중인 베네딕도회 수녀님들의 미사와 고백성사를 위해 수녀원을 방문했습니다. 이 또한 우연이 아닌 참 좋은 하느님의 선물이었습니다.
신록으로 빛나는 왕방산이 배경을 이루며 품에 안고 있는, 흡사 어머니의 품안에 있는 듯한 참 평화롭고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수녀원이였습니다. 순간 ‘아, 나도 산같은 배경의 품이 되어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종일관 환대의 분위기도 좋았고 연로年老함에도 불구하고 맑고 평화로운 모습의 수녀님들이었습니다.
“오늘 특히 기뻐하며 감사하며 행복하게 지내십시오. 그리고 제가 방금 미사때 한 강론 원고 다시 한 번 읽어 보세요. 바로 고백성사 보속입니다.”
‘기뻐하며 감사하며 행복하게 지내라’는 보속이니 얼마나 멋진지요! 내심 아주 흡족했습니다. 사실 기쁨과 감사보다 더 좋은 영혼의 명약도 없습니다. 참으로 기쁘게 감사하며 살면 영혼의 건강에 육신의 건강도 저절로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흡사 고백성사가 찬미와 감사의 성사처럼 느껴졌습니다. 이구동성으로 모든 수녀님들이 편안하고 행복하다 고백했고 마지막으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정리와 정화를 위한 아주 귀한 시간이 마련되어 기쁘다고 했습니다.
모두가 나름대로 부지런히 기도하고 일하며 관상적 정주의 삶을 사시는 모습이었습니다. 90세 최고령의 건강한 릿타 수녀님의 고백도 잊지 못합니다. 귀도 눈도 밝고 음성도 분명했습니다.
“저는 평생 성경과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고백록만 읽습니다. 다른 책은 전혀 읽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지금도 매일 성서 필사를 합니다.”
몸소 작은병에 담아 온 향기로운 오미자술을 따라 주어서 한잔 마시니 영혼은 기쁨으로 취하는 듯 했습니다. 위로와 평화를 담뿍 선물로 안고 수녀원을 떠났기에 어제 소풍으로 인한 피곤도 다 풀린 듯 참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믿음의 여정입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허무에 대한 답은 믿음이요,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는 믿음의 빛입니다. 과연 날로 주님과 깊어지는 관계의 믿음의 여정인지요. 제가 늘 강조하는 두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1.품위있는 노년의 삶을 위한 우선순위는 하느님 믿음, 건강, 돈이다, 절대 이 우선순위가 바뀌어선 안된다.
2.물보다 진한게 피이고, 피보다 진한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게 하느님 믿음이다. 자녀들에게 물려줄 참 좋은 최고의 유산은 단 하나 하느님 믿음뿐이다.
오늘 주님은 시공을 초월하여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우리를 격려하시며 위로하시며 우리의 믿음을 북돋아 주십니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함께 있게 하겠다.”
얼마나 은혜롭고 고마운 약속인지요! 그러니 미래에 대한 걱정은 전혀 안해도 됩니다. 믿음이 답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이미 지금 여기서부터 주님과 함께 넓은 내적공간에 내적평화와 자유를 누리며 천국을 앞당겨 삽니다. 예수님이야 말로 하느님께, 천국에 이르는 지름길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하느님께 이르는 진리의 길, 생명의 길은 오직 하나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평생공부가 예수님 공부입니다. 참으로 믿음으로 주님과 일치가 깊어질수록 우리 또한 진리의 길, 생명의 길이 되어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멸망에 이르는 화려하게 포장된 거짓된 길들은, 죽음의 길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또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바로 이런 이들에게 하느님께 이르는 진리의 이정표, 생명의 이정표가 되는 예수님을 닮은 바로 우리 믿는 이들의 삶입니다. 사도행전의 바오로가 이의 참 좋은 본보기입니다. 어제에 이어 계속되는 바오로의 감동적인 설교입니다. 이미 파스카의 예수님과 함께 천국을 앞당겨 사는, 주님을 가리키는 진리의 이정표, 생명의 이정표가 된 바오로입니다.
“하느님을 경외하는 여러분, 이 구원의 말씀이 바로 우리에게 파견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기쁜 소식을 여러분에게 전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대로 예수님을 살리시어 우리에게 약속을 실현시켜 주셨습니다.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시편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바로 “오늘”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안에 새롭게 부활하시어 우리 모두 파스카의 신비, 파스카의 기쁨, 파스카의 평화, 파스카의 생명을, 찬미와 감사의 참 행복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